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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 다섯번째 계절
comlf 2006-06-03 오후 3:24:10 1376   [4]

엘리는 철자 맞추기를 잘하는데 오빠에 그늘에 가려서 그런지 사실 아빠에게 별 주목을 못 받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오빠 애런과 함께 작은 대회에 나가서 1등을 하고 그래서 자연스레 아빠도 그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이후부터 쏟아지는 엘리에 대한 아빠의 관심에 애런이 반항심을 갖게 되고 뒤 바뀐 상황 속에서 엄마는 자신의 어린 시절의 아픔을 다시금 떠올리며 정신병이 심해진다.

 

간단하게 보면 저런 줄거리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좀 신비하다. 그 마돈나가 수행한다는 카발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카발라는 유대교의 신비주의라고 하는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다만 카발라에서 수행하는 의식을 통해 그들이 믿고 받드는 분과 혼연일체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런 개념이 이 영화에서 아빠 리차드 기어, 종교학 교수로 분한 그를 통해 딸 엘리에게 수행된다.

 

물론 영화를 보면 엘리의 신통방통 철자 외우기 능력을 보면 정말 그 카발라에서 말하는 궁극의 존재가 될 수 있는 신기로 받아 들일 수 있겠다. 그래서 아빠는, 그렇게 자신의 수행과는 다르게 성공할 것이란 종교적인 목적으로 집착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주목받던 오빠 애런은 정기적으로 함께 연주하던 악기도 마다하고 여자친구를 만나 새로운 종교에 심취하는데 반은 반항심이고 반은 자신이 정말 편하다고 느꼈기에 그렇게 변하게 된 것이겠지.

 

사실 뜬금없이 엄마가 이상하게 변해버렸는데, 그러니까 변해버렸다는 것 보다 엄마는 계속 아파온 것이라고 보면 될것 같다. 아빠가 자신이 공부하는 또 가르치는 종교와 그런 것 때문에 일상적인 삶이 뭔가 묻혀버렸다고 할까?! 처음엔 엄마가 아빠에게 빠져들었고 그 다음에는 아들이 그 다음에는 철자 맞추기 천재 딸이... 그런 식으로 함께 하는 시간도 관심사도 변해버린 것이다. 그렇게 소외되어 버린 것이라고 하면 맞을까...

 

철자를 맞춰가며 종교적인 수행을 한다는 내용은 독특한 소재이지만 사실 중심의 내용은 별 다르지 않다. 그저 가족 사이의 유대관계나 관심, 애정, 사랑... 이런 것의 불균형이 딸 엘리가 철자 맞추기에 신기를 보임으로 해서 눈에 띄게 붉어졌을 뿐이다. 물론 중심에서 완벽한 것 같은 아빠도 결국은 그 문제있는 가족의 한 구성원인 것이다.

 

처음부터 미스테리한 느낌을 주는 클래식 음악이 귀를 사로 잡았다. 가족들 스스로 느꼈을 내면의 소리가 밖으로 터져 나오지 못해 안에서 고통스러운 을 반영이라도 하는지 상당히 슬픈 느낌도 들었다. 엘리의 신기를 보면서 독특하기도 하고 에이 뭐야 하는 느낌도 있었지만 엘리역의 그 아역은 뭔가 신비스럽고 베일에 싸여 있으면서도 모든 사물을 꿰뚫어 보는 것 같은 눈으로 철자를 맞춰나갔다.

 

철자를 맞출 때는 눈을 감고 자신에게 들리는 소리를 또 그림들에 집중을 하는데 그런 것들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이 되었다. 어떠한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한 것도 그게 정말 뭔가 우주의 섭리를 깨닫게 되었고 하느님과 연결되었는지는 분명 모를 일이지만 어떤 천재성을 보이는 아이에게 그런 일도 그냥 가능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사실 엄마가 참 불쌍하다. 얼마나 외로웠는지... 한 지붕 아래서 살고 있는 가족임에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여하간 9살 꼬마가 내린 결정은 그래 뭔가 정말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 아니면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된다. 여하간 따뜻한 가족애가 그들에게 필요할 뿐이다. 엘리가 좀 얼굴 빛이 죽어 있는 엄마를 꼭 껴 안으며 사랑한다고 말할 때... 엘리만 안 아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더 굳이 쓰자면 케이트 보스워스가 좀 짧지만 아들 애런의 여자 친구로 나오게 된다. 예쁘긴 예쁘다.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보진 못했지만 씁쓸하면서도 여운이 남는 영화였다. 어떤 종교적이고 지식적인 정보도 나름 제공한 것 같고 엘리가 철자 맞출 때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이 나와서 나라와 언어에 상관없이 그냥 나도 모르게 쟤가 나보다 낫네 하는 생각도 했다. 이야기의 긴밀도는 좀 떨어지는 것 같아서 아쉬웠지만 굉장히 잔잔하고 마치 엘리가 가족들을 관찰하는 것 같은 느낌처럼 내 스스로 그 가족을 관찰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의 내면의 자아  그리고 뭔지 모를 어떤 창조주, 혹은 근원의 힘과 혼연일체 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 엘리처럼 그 중요한 순간에 자신에게 정말 중요하고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겠다. 그런 것이 진정한 깨달음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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