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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거리] 그들의 눈빛이 서글프다!? 비열한 거리
jinalov 2006-06-23 오전 10:19:34 881   [5]

 

 

그저 보는 영화로만 만족하는 나에게.. 언젠가 부터 '유하'라는 이름이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
비록 그의 첫번째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영화 이름만큼은 익히 들어 귀에 익숙하다.
그리고 농담처럼 '바람부는 날엔 압구정이나 가볼까.. '하는 식으로 어느순간 되뇌이고 있었다.

또.. 그의 두번째 영화에서는 포스터 때문이었는지 '뭐 또 그렇고 그런 영화한편 나왔나보다'라는
생각으로 영화관을 찾았다가는 '자유와 구속'에 대한 새로운 접근 때문에 엔딩크레딧이 끝날때까지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내가 생각하는 결혼과 연애는 어떤 것이었나 한참을 혼돈스러워하던 기억과
'엄정화'라는 가수 아닌 배우를 주시하게 되었었다.

그 뒤로 나온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는 그저 티비 화면속의 예쁜.. 정형화된 모습만 보여주던
권상우에게서 새로운 면모를 발굴해 냄과 그 시절의 암담한 교육현실과 그때와 형식적인 면은
많이 바뀌었을지언정 결국 암담함에서는 벗어나지 못한 현재의 교육현실에 대해 다시한번
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줌에 굉장히 감사하며 영화를 봤던 기억인지라..
웬지 '유하'라는 작가아닌 감독에게 나도 모르게 어느정도의 퀄리티가 생겨버렸다.

'비열한 거리'.. 솔직히 배우들보다는 감독때문에 영화가 더 궁금했었다.
주인공을 맡은 '조인성'이란 배우를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웬지 카리스마를 펼치기에 눈빛이 너무 선하지 않은가 하는생각때문이다.

영화속 병두는 출세와 비상을 꿈꾸는 3류건달.. 아니 넘버2라고 해주자.
하지만 그런 건달치고 병두의 영혼은 너무도 맑다.
아무리 그 세계와 섞이려 노력을 해도 그는 항상 걷도는 인생일 뿐이다.
병든 어머니와 아끼는 동생들.. 그리고 사랑하는 그녀..

어쩜 통속적인 줄거리라고만 생각할 수 있지만
병두는 끊임없이 현실이고 싶고 현재이고 싶어한다.
끊임없이 무리들에게 '식구'의 의미를 되새겨주는 모습에서..
그녀에게는 자신의 현실을 차별화하고 싶어하는 모습에서..
동기들에게는 예전의 모습이고 싶어하는 모습에서..
그런 그를 보는 관객들은 그런 삶속에 놓여 있는 그가 너무 위태위태 하기만 하다.

하지만 영화는 전작의 연출을 너무 염두해 둔듯하다.
진흙탕속에서의 격투신 전에 병두는 쓰러지며 '뭐야~~XX' 라며 괴성을 질러보지만..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현수가 외쳤던 '대한민국 교육 X 까라 그래~!'보다는 임팩트가 너무 약하다.
아니 약하다 못해 그냥 화면속에 사라져버린다.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비열한 카니발이 시작된다'

건달도 아닌 것이 일반인도 아닌것이 어정쩡한 위치의 황회장과
이미 클대로 커버린.. 자신의 실속차리기에 바쁜 상철과
한번.. 단 한방을 꿈꾸며 상철 밑에서 자신을 깍고 있는 병두와
언제든 기회만을 엿보며 칼을 품은 병두 밑의 진구와..
모두들 동상이몽의 현실속에서 서로를 갈구하지만 현실은 영화가 아니었다.
영화의 카피처럼 각자 다른 생각의 그들은.. 그들의 비열한 카니발을 열려 한다.
그들의 카니발은 극장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웬지 카리스마 물씬 풍기는 멋진 느와르적인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기대는 그저 기대일 뿐이다. 가장 아쉬운 점은 어느 배우 하나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관객들에게 강하게 인상을 남길 수 있었음에도 영화는 웬지.. 간기 빠진 음식처럼 밋밋하기만 하다.

영화속에 멋지게 어우러졌던 음악들도.. 그들의 대사들도..
오래토록 기억에 간직되지 않는 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 아닐까 싶다.

영화속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남기지는 못했지만..
현주와 나누는 병두의 키스가..
세상을 바라보는 병두의 눈빛이..
그저 서글프기만 하다.

마지막 노래방에서 한껏 멋을 부리며 'OLD & WISE'를 부르던
황회장의 표정도 웬지 의미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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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거리(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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