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랫동안 이렇다 할 재밌는 영화를 만나지 못해 나름의 갈증에 시달리던 나였기에 이 영화를 보고나서의 감동을 긴 시간동안 떨쳐내지 못했었다. (물론, 일부러 떨쳐내려고 애쓸 필요는 없지만...)
사실, 난 이 영화의 예고편을 얼핏 본적이 있었지만 낯선 이름들로 구성된 크래딧 때문인지 큰 흥미를 갖지는 않았었다. 그러던 중 국내에서 이 영화가 개봉하기로 되어있던 바로 그날... 추운 새벽에 정말로 우연하게도 난 친구와 함께 밤을 세워야 할 처지에 빠져버리게 되었고, 그 긴 시간을 가장 효율적이거나 가장 빠르게 지나 보낼 방법으로 나온 최선책에 의해 이 영화는 겨우 17인치밖에 안되는 LCD 모니터를 통해 돌아가기 시작한 아주 사소한 헐리웃 영화일 뿐이었다.
처음에는 원래 이 영화를 틀어놓은채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고 잠들 생각이었었다. 한가지 걱정이라면 난방기의 연료가 떨어진 상황속에서 추위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을지 정도??
그러나 나 자신이 주변 온도에 대해서... 혹은 졸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음을 깨달은 것은 영화가 모두 끝나고 나서도 한참 지난 후였다.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난 아주 오랜만에, 나 스스로가 완전히 몰입되어버리게 되는 영화를... 그것도 국내에서 개봉하기로 예정된 바로 그 날 새벽에 만나버린 것이었다.
'유즈얼 서스펙트'와 '디 아더스','식스센스', '아이덴티티' 등의 라인을 들먹거리며 이 영화를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다만, 저 영화들을 보고서 만족스런 기분(그것이 어떤 쇼크이건, 스릴이건간에...)을 가졌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서 절대 만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확신을 갖는다.
작품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너무나 매력적인 요소들을 많이 갖고 있는 영화다! (그리고 난 이 영화를 통해 '리 워넬' 이라는 또 한명의 관심대상을 소개받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