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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거리" 혹은 "비겁한 거리" 비열한 거리
anakin21 2006-06-25 오후 4:56:02 1246   [4]

 

기대치를 낮게 잡고 본 영화는 중간만 가도 꽤나 재미있는 영화로 각인이 된다는 사실은 변함없었다.

 

극장에서 영화표를 사고, 극장의자에 앉아서 음료수를 마실때까지만 해도 이 영화에 대해서 별로 호기심이 느껴진다거나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 조폭들의 세계를 너무 많이 접한지라 유하감독이 조폭이야기를 꺼내들었을때 "아~ 아직도 조폭으로 우려먹을 소재가 있다는 말인가..." 라는 생각도 했었다.

 

어쨌든 나의 이런 생각들을 뒤로 한채 영화는 시작됐다...그리고 영화가 끝났다..

 

영화는 예상했던 시나리오 대로 척척 흘려갔다. 제목을 보고 초반 분위기를 본다면 마지막을 훤히 들여다 볼수 있는영화다.

 

 

<조인성....병두...>

 

조인성은 약간 복잡한 캐릭터라고 생각된다.

영화는 말한다. 건달도 사실은 착하다. 라는것.

몸이 좋지 않으신 어머님을 위해, 동생 학비를 위해, 삐뚤어나가는 동생을 바로잡기 위해, 가족의 보금자리를 위해... 그렇게 건달의 길을 걷고 있는 조인성의 모습은 한쪽은 따뜻하지만, 다른 한쪽은 차갑다.

 

따뜻하기위해서 차가워 질수 밖에 없는 남자로 그렇게 영화에서 조인성은 인생을 살아간다. 자신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자신의 주변사람들의 행복을 위해서 차가워지고, 결국 자신의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만들어 주지만 그 행복은 또다시 차갑게 변해버리며 영화는 끝난다.

 

여기 나오는 건달들은 모두 같다. 겉은 따뜻하고 유머스럽고 의리있고, 하지만 그 내면은 오묘하게도 돈과 권력의 복합구조로 인해서 배신이라는 싹이 움찔거리고 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일것이다. 언제 뒤통수 맞을지 모르는게 인생사다. 나는 잘해줬다고 생각해도 타인이 볼때는 한없이 부족한것이다.

 

극중에서 조인성은 말한다. "누군가를 찌를때 눈이 마주치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고..."

 

자신이 칼부림을 해서 자리를 꿰차고 올라갔을때, 자신이 칼을 맞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것이다.

조인성을 찌르던 그의 부하는 죽어가는 조인성과 눈이 마주친다. 엄청나게 많은 것이 교차하는 장면이다.

 

 

병두를 소화하기에 조인성은 0.2%가 부족해보였다. 시트콤스러운 어투가 살짝살짝 느껴졌다. 하지만 병두역을 소화하기에 조인성만한 배우는 없었던거 같다. 0.2% 부족한 조인성이 완벽한 조인성보다는 더 괜찮은거 같은 느낌이었다.

 

 

<유하 감독의 액션>

 

"말죽거리 잔혹사" 때도 그렇고 이번 "비열한 거리" 에도 그렇고, 유하감독의 액션에는 과장과 리얼함이 동시에 들어있다. 과도한 360도 회전 돌려차기 처럼 현실 싸움에서 전혀 쓸모없는 액션들과 막싸움이 잘 얼버무려져 있다.

그리고 비겁한 액션도 많이 한다.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도 유일하게 무기를 들고있던건 권상우다. 쌍절곤을 휘두르며 상대방의 머리를 가격할때 상대방을 얄짤없이 맞을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다른 놈들은 전부 야구방망이 들고, 휘두를때, 조인성과 진구만이(물론 다른 몇몇도 있었지만...) 연신 칼을 휘두르며, 약자들의 살을 베어나갔다.

 

"싸움의 기술" 에서 백윤식 선생님이 말하던거로 치자면 별로 비겁한건 아니지만서도,,어쨌든 유하 감독의 영화에서는 주인공은 어쨌거나 약간 우위를 차지하는 도구같은게 있었다.

 

그리고...야구방망이로 맞아도 인간이 멀쩡하게 버티거나 다음날 툭툭털고 일어날수 있다는 그런 강인한 모습까지 곁들여 보여준다...

 

 

 

 

<우리 친구아이가....>

 

남궁민이 자신의 출세를 위해, 조인성을 이용하는 장면은 정말이지. 세상에 믿을놈 하나없다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독기서린 남궁민의 모습은 환한 웃음뒤에, 내가 저 친구를 이용해야겠다는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친구를 이해하기에는 둘다 넘지 말아야 할 선들을 넘어버린셈이다. 우정은 아무리 끝없다고 해도 그 끝은 별로 유쾌하지만은 않다는걸 보여준다..

 

 

 

 

<깡패새끼가 무슨 사랑이야...>

 

김기덕 감독의 "나쁜남자" 를 보면 조재현이 한마디 한다. 그게 바로 "깡패새끼가 무슨 사랑이야" 라는 말이다. 이 영화에서도 그 대사를 느끼게 해준다. 이보영이 조인성에게 "네가 무섭다" 라고 한 말은 건달이여서 무섭다는 느낌과 너를 사랑했다가 잃을까봐 무서워 라는 말처럼 들린다.

 

 

 

<새로운 발견>

 

우선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수확은 진구와 남궁민이 아니었나 싶다..

 

그 둘중에서 남궁민을 뽑고 싶다. 그리고 남궁민이 나온 장면 중에서도,

 

영화기획사에서 자신의 시나리오를 퇴짜맞고 나오면서 '본때를 보여주겠다!' 라는 의미의 말을 하면서 지은 표정..

선한 이미지의 남궁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소름이 끼칠정도였다.

 

 

 

<비열한 거리 혹은 비겁한 거리>

 

비열한 거리는 배신의 배신을 거듭하는 영화다. 하지만 배신을 한 뒤에는 항상 비겁함이 뒤따른다.

살기위해 비겁해지고 사랑을 위해 비겁해진다.

 

비열한 거리를 걷다보면 비겁한 거리가 보일것이고, 그 끝은 죽음...이라는 걸 알게 되는게 이 영화다.

 

마지막에 천호진이 부르던 노래는 의미심장하게도 이 영화의 모든걸 나타낸다..

 

"당신이 내친구였단걸 기억하세요..","모든걸 나눌만큼 가까운사이였다는 사실을..."

 

조인성에게 바치는 노래 혹은 앞으로 비열한 거리에 발을 들여놓을 사람들을 위한 예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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