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않던 언론시사회에 갔다.
무대인사때 기자들의 그 수십대의 고가 카메라들이 얼마나 부럽던지...
폰카 찍으려다 차마 꺼내지도 못했다.
먼저 영화의 전단 문구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로부터 100년... 우리는 한 번도 이 땅의 주인인 적이 없었다."
지금도 여전히 100년 전 역사처럼 우리는 외세에 시달리고 있지는
않은가? 툭하면 독도를 달라는 등 망발을 일삼는 것을 떠올리며,
나는 영화 속 가상이 현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랬다.
영화<한반도>는 100년 전 일본에게 나라를 빼았겼던 불운의 대한
제국과 경의선 개통, 통일을 막는 제2의 국권 침탈 앞에 또 다시 위
기를 맞이하게 된 대한민국을 교차시키는 본격 팩션 블록버스터이
다. 이 영화를 보고, 나는 얼마나 통쾌했는지. 응어리졌던 가슴이
얼마나 시원했는지 모르겠다.
영화가 끝난 뒤 설문지를 작성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이라는 질문에, 안성기씨가 나오는 모든 장면!이라고 썼다. 이
이상으로 대통령 역할이 잘 어울리는 배우가 있을까 싶은 정도로
안성기씨는 정말 대단했다! 문성근씨의 냉철한 연기 또한 대단했
고, 그 외에도 조재현, 강신일, 차인표, 김상중, 강수연씨의 연기 역
시 내가 볼 때는 손색없이 완벽했다. 모두 각자의 역할을 너무도
잘 소화해냈다. 역시 모두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배우들이다.
<엑스멘 : 최후의 전쟁>같은 비싼 대작도 CG가 엉성하다느니 하
며 욕을 먹는, 영화인들의 수준이 너무도 높아진 요즘이다. CG부
분에있어 외화보다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나 우리의 수준
에 못 미칠지언정 한국영화 최고의 블록버스터라고 자신한다! 난
진심으로 박수 쳐주고 싶다.
사실 같이 본 무비의 형님들은 영화에 대한 반응이 썩 좋지 않았다.
기대보다 별로셨다는 분도 계셨고, 강우석이 왜 저렇게 만들었지?
라는 분도 계셨다. 나 역시 이왕 영화이고, 픽션이니까 좀 더 과감
하게 일본을 까줬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고. 클라이막스가 약했다고
생각한다.
난 알바생이 아니다-_-
투사부일체 같은 영화가 성공할 때마다 난 속이 쓰려 죽겠다. 그런
영화보단, 한반도에 사는 우리가 애국심과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
는 이 영화야말로 한번쯤은 꼭 봐야할 영화라고 생각한다.
06.06.26 서울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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