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신아리 그 마지막 이야기.
부산으로 수학여행을 온 일본 여고생 에미리는 한국인 친구 진우를 만날 기쁨에 설레지만, 한편으로는 단짝 친구였던 아스카가 함께 오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흥분과 기대감으로 부산에 도착한 이들은 시끌벅적한데, 그 순간 누군가의 핸드폰 전화가 불길하게 울린다. 어딘지 귀에 익은 멜로디…. 발신자와 수신자가 같은, 미래의 시각에 전송된 메시지. 게다가 자신이 죽은 사진까지 첨부되어 있다. 누군가의 짓궂은 장난으로 치부한 이들은 그러나, 메시지가 전달된 그 시각에 정확히 죽음을 맞은 친구를 보고, 순식간에 불안감에 휩싸인다. 게다가 죽음의 멜로디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무작위로 울리게 되는데.... 죽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가지. 자신에게 온 죽음의 메시지를 다른 친구에게 전송하면 된다는 것.
줄거리 출처는 movist.
착신아리의 3번째 시리즈이자 마지막편이다. 일본의 스타감독
미이케 다케시의 1편을 시작으로 이번이 마지막 편인 셈이다.
제목부터 '파이널'이지 않은가. 역시 파이널이다 보니 사건의
종지부가 찍히긴 한다.
나는 원래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무서워서 그런게 아니라
영화를 보면서 어디에 포인트를 두고 봐야할지 모르겠다. 막연히
무서운 영화가 잘만든 공포영화라 하기도 그렇고, 또 공포영화면서
내용은 좋은데 하나도 안무섭다고 하면 공포영화라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 그래서 아직 내가본 수십편의 공포영화중에서 감명이
깊었던 공포영화는 한편도 없었다. 아주 어렸을적 겁이 많아
정말 무서웠던 <오멘>정도. 하지만 작년 여름부터 갑자기
공포영화가 땡겼다. <분홍신>, <여고괴담 : 목소리>, <가발>등이
상당히 끌렸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무서운 구석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나마 <분홍신>정도가 조금 볼만한듯 했다.
올해도 역시 <아파트>, <스승의 은혜>등이 상당히 끌리는
공포영화다.
<착신아리 파이널>은 볼생각이 별로 없었으나 예고편을 보고나서
조금 끌렸고, 일본 공포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
보게되었다. <주온>, <링>, <쓰리몬스터 : 쌍생아>등에서
느껴지는 음산한 분위기는 일본 공포영화의 전매특허 아니던가.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착신아리 파이널>은 전혀 일본스럽지
않고, 별로 무섭지도 않으며,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으며 코믹하기
까지 하다.
영화의 초반부는 그래도 그럭저럭 잘 진행되어가는듯 했으나
뒤로가면서, 특히, 악령의 퇴치방법을 알게되면서 부터는 영화가
급유치해진다. 심장약한 여성들을 위한 깜짝깜짝씬들은 종종
나오지만 영화가 중반이상 지나가면 거의 없다. 원래 깜짝씬의
공식인 갑작스런 화면전환과 음향효과인데 별로 그런 구석이없다.
(그래도 영화보면서 놀라는 여성들 많긴했다.)
내용상 많은 어린배우들이 연기를 했는데 과연 그들의 연기력은
검증을 받았는지도 의심이 간다. 주연배우를 제외하고는 너무나
어색한 연기력을 보인다. 사실 주연배우도 썩 그리 좋진 않다.
유일한 한국인으로 출연한 장근석. 그는 농아로 출연한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그가 일본어를 못해서 그런 설정으로 잡힌듯
하다. 뭐 영화 맨마지막에 이유가 설명되지만 그건 어처구니 없는
이유다. 그 이유로 말까지 못하는건 아니니까. 뭐 여튼. 이런
어처구니 없는 설정들이 영화를 유치하게 만들어 버리니 영화를
보고 나온 뒷맛은 역시 개운치 못하다. 영화보기전 기대했던
부분들은 전혀 나오지도 않고 기미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오히려
일본 저예산 독립영화 같은 느낌마저 든다. 예전에 암암리에
인터넷에 나돌았던 <자살클럽>이라는 일본 독립영화 같은
분위기다.
내가 이 영화에 대해 이리 혹평을 하는건 일본 공포영화에 대해
상당한 기대심을 가지고 봤지만 전혀 그부분이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너무 어처구니 없는 설정에 나중엔 웃음까지 나올
지경이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영화의 교훈은 참으로 모범적이다. '친구끼리 싸우지 말고
잘 지내자'. 왕따당한 학생의 복수극으로 진행되는 무차별 살인은
학원폭력이 원인이었다. 사람의 원한서린 의식이 귀신과 결탁해
살인을 한다는 이 잔혹한 내용은 친구들 사이에 절대 잘지내야
한다는 경고 메세지를 담고 있다.
일본 공포영화에 대해 나와 같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면 절대로
보지말자. 나와 같은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보든말든
상관없지만 그래도 말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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