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극장에서 8시 30분에 상영시작한 영화 '한반도'의 프리미어 시사를 참석하였습니다.
강우석 감독의 도박성향을 엿봤을때 또한번의 새 기록을 겨냥한 영화라고 생각을 하였고 그런 생각으로 기대반 우려반의 적절한 정도의 시사관람 태도를 가지고 극장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여기서 우려했던 바는 몇가지 있었는데 일단 강우석 감독의 이전작들을 살펴봤을때 공공의 적 2에서 극명하게 실패했던 부분인 국민들에게 호소하면서 안되면 가르치려는 일종의 계몽주의적인 영화적 태도와 (이는 영화인 파워게임과 그간 실세로 자리잡고 있었던 어깨힘에 비롯된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부분은 전적으로 주관적인 생각임) '실미도'에서 드러난 영화적 만듦새의 참으로 조악하고 저열한 완성도에 기인하는 것이었다. 물론 장점은 (단점과도 이어져있다고도 생각되어지지만) 누구도 시도하지않는 바를 과감하게 딴지를 걸어서 적극적이고 분명하게 이슈화시키는 수완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설이 길어졌는데 영화 '한반도'의 처음 관람기는 일단 실망이 너무나 크다고 말하겠다. 수많은 관람객들이 영화가 끝나며 뜬금없는 정지화면에 갑자기 흘러나오는 분위기와 전혀 맞지않는 윤도현 밴드의 노래가 나올때 "정말?" "설마...?" "끝난거야?" 심지어 옆에 있는 사람은 "푸하하.. 뭐야 이거..." 라는 반응까지 이어졌다. 단순히 마지막 장면의 황담함은 차치하더라도 영화적으로 여전히 강우석 감독의 손재주는 역시 아무리 돈을 쏟아붓고 쳐발랐어도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거칠고 투박함은 어쩔수가 없는 부분이라고 보여진다는 점이 많이 아쉽다고 할수있겠다. 물론 이 부분은 거칠다고해도 영화적으로 매끈하게 관객들을 이끌기만 하다면야 그다지 문제가 되지않는 부분일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영화적인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그 부분에서도 그다지 좋은 점수를 줄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개 영화 연출이 좋지않으면 "그래도 촬영은 멋있더라"라고 극장을 나오며 위안하지않는가... 영화전반부에 이어지는 명배우들의 아쉬운 연기들 또한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조재현이 맡은 사학자, 의기투합하는 도굴꾼, (기대하진않았던) 차인표의 연기 (역시나... -_-;;) 등은 약간 연기의 톤이 오바하지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드라마에서 겉도는 느낌이 자주 들었다. (역시 이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관점을 달리할수 있는 부분이라 극히 주관적인 느낌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를 콘트롤하는 부분은 분명히 감독의 고유권한이자 중요한 책무임을 생각할때 아쉬운 생각이 그치질 않는다. 실제로 한반도 긴장상태가 조성되어가고있는 시점에 걸맞게 나온 이 영화에 오히려 관객들이 시선을 돌려준다면 영화는 성공할 것이다. 강우석 감독의 이슈화 전략대로... 또 한편으로 FTA 협상과 스크린 쿼터 문제로 헐리웃 영화에 한국영화 시장이 점차 잠식되버릴수도 있는 이 시점에 함께 등장할 또한편의 기대작 '괴물'에 이어 거대작 '한반도'가 승승장구 할수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극장 문을 나서면서 과연 흥행할수 있을것인가? 이 정도를 가지고... 라는 의구심이 계속 들게되었다. 강우석 감독은 정말 좋은 영화를 만들수 있는 바탕이 되는 감독이지만 가장 먼저 버려야 할것들이 가장 많은 감독이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 '한반도'를 짧은 글로 평가한다면
"극히 민족주의적인 색채를 가지고 관객을 자극하여 흥행에 성공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하지만 (여전히) 국민 계몽적이고 지극히 프로파간다적인 영화" 라고 말하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강우석 감독에 대한 악의로 작성한 글은 아니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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