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강우석의 영화란...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90년대 초까지의 한국 영화의 한 장면. 쓸데없이 나열되는 군장비들의 향연과 어색한 군중들의 함성. 실미도와 비슷한 양상이었다. 임권택의 하류인생처럼 old style의 전형으로 보는 이의 몰입을 방해했지만, 남자들이 이끌어가는 거친 영화인 만큼 어느 정도 커버가 되는 듯 했다. 일본에 대한 한국인의 잠재적인 악감정. 경쟁의식을 반영한 영화인 만큼 보는 이로 하여금 '너도 애국자지?'라며 공감을 요구한다. '다빈치코드'와 같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을 수 있겠다 싶어 빠져들 때도 있었으나 가짜 국새 발견, 종합청사 파괴, 경복궁 훼손 등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이 섞일 때마다 한숨을 자아내게 할 분이었다. 일본을 적절히 사용하고 현실성을 조금더 조율했다면 괜찮으 작품이 될 뻔 했다. 강신일.이한위.박길수는 강우석 주특기 유머를 보여주었고, 김상중.강수연의 호연은 모처럼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