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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버린 아이. 기봉이 맨발의 기봉이
madboy3 2006-07-18 오전 11:21:49 920   [5]
항상 뛰어다니는 어른이 되버린 아이 기봉이의 휴먼스토리.

 

어릴적 열병을 앓아 8살의 지능으로 살아가는 기봉이(신현준).

그는 노모(김수미)와 같이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런 기봉이는

이가 부실해 음식을 제대로 씹지못해 계속 체하는 어머니를 위해

틀니를 마련해 주고 싶어한다. 어느날 우연히 옆마을 10Km마라톤에

서 얼떨결에 우승을 하게되고, 이에 재능을 발견한 마을 이장님

(임하룡)은 전국 하프 마라톤 대회에 기봉이를 출전시키려고

한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기봉이는 어머니의 틀니를 마련해줄 수

있다.

 

신현준의 연기변신으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다. 내용 또한 장애우의

마라톤이라는 '말아톤'과 흡사한 내용으로 비교가 되었었다.

게다가 실제 인물의 이야기라는 점 또한 비슷하다. 그래도 흥행은

그리 순탄치 않을것 같았으나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예상밖의

흥행을 했다.

 

영화의 매력은 순수한 기봉이와 그의 어머니에 있다. 8살 지능의

기봉이는 오직 어머니만 생각한다. 그러면서 뭐가 그리 신나는지

매일 웃고 즐거운 표정이다. 그러면서 간간히 뱉는 순수하게

웃긴 대사와 어머니와의 대화는 그의 순진무구함을 나타내준다.

기봉이를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도 아들걱정에 잘 걷지도 못하는

불편한 몸으로 홀로 서울로 올라가려했던 모습에서 잘 보인다.

 

신현준의 연기변신은 정말 저 기봉이가 신현준 맞아? 할정도로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그동안 도시적인 이미지와 강렬한 눈빛으로

신사적이고 카리스마있는 역만 맡아온 그에게 30줄 후반의 나이로

그런 연기변신을 한다는 것은 결정내리기 쉽지 않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영화의 소재를 추천한건 신현준이었다. 그는 '엄기봉'이

되어 정말 순수한 표정과 몸짓을 보여주었다. 기봉이가 된 그에서

예전의 그 눈빛이나 도시적인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기봉이역에 공들 많이 들였다는 노력이 보인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기봉이 엄마역의 김수미다. 아마 그녀 만큼 할머니역을

잘해낼 배우는 찾기 힘들것이다. 20대 처녀시절부터 일용엄니역을

해온 그녀는 그녀의 수십년 연기경력을 걸고 촬영을 했다고 할만큼

이 영화에 쏟아부었다고 했는데 역시 김수미였다. 그녀의 표정

하나하나가 우리 어머니들의 표정을 보는 것 같았고 어머니들의

마음을 보는것 같았다. 사실 조연들은 조금 어색한면이 있었다.

이장님역의 임하룡, 이장님 아들 여창역의 탁재훈, 기봉이가

좋아하는 사진관 여인 정원역의 김효진. 김효진과 임하룡은 그간

연기를 많이 했기때문에 무난한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탁재훈은

캐릭터의 성격을 잘 나타내지 못한듯하다. 별로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애드립은 영화의 감정에 플러스가 되지 못했다. 그간 출연했던

영화에서 코믹한 역만 해왔기 때문인지 짐짓 심각한 캐릭터인

여창을 잘 표현해내지 못했다.

 

점점 각박해져가는 세상에 웃음을 잃어버린 현대인과는 정반대로

항상 신이나있어 웃고다니는 기봉이를 보면서 계속 미소가 지어진

다. 마라톤을 하면서 힘들어도 어머니의 틀니를 생각하면서 참고

뛰고, 항상 어머니만을 생각하는 기봉이를 보면 나 자신보다 낫다는

생각이다. 뭐 바보라서 그런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우리는 바보를

멍청하고 드럽다고 놀리면서 피하지만 정작 우리는 그런 바보보다

못한 것이다. 요즘처럼 순수하면 이용당하고 놀림받는 세상에서

바보로 살면서 항상 즐겁고 행복한 모습의 기봉이를 보면 가끔은

나도 기봉이 같은 바보가 되고 싶기도 하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서 나는 눈시울이 적셔졌고 약 세번의 울컥거림을 참아야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다지만 정작 "행복하다"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는다. 하지만 기봉이는 말을 안해도 그의 표정만으로

"행복하다"라는 말을 계속 짓고 있다. 지금 세상에 가장 필요한건

바로 그런 순수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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