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영화는 여러가지 면에서 보고 싶었다.
첫째, 시사성 강한 영화를 만들기로 작정한 강우석 감독의 영화라는 점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그러한 영화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몇몇의 감독을
제외하고는 거의 상업적인 영화로는 전무하다.
그러한 가운데, 투캅스, 공공의 적, 실미도 라는 선굵은 영화를
만들어온 강우석 감독의 영화가 개봉했다. 당연히 기대된다.
이번 영화는 과연 어떤 영화일까 하고.....
둘째, 우리 나라에서 캐릭터 강한 배우들이 많이 출연한다.
아마도 이 영화 라인업을 본다고 치면, 왠만한 영화 서너편은
거뜬히 만들수 있다. 안성기, 문성근, 차인표, 조재현, 김상중,
최종원, 백일섭, 독고영재, 강수연 등 캐릭터로만 따진다면,
이 역시나 역대 최강의 라인업이 아닐까?!
셋째, 항상 그랬듯 가장 한국적인 소재가 가장 세계적인 소재임에는 자명하다.
왕의 남자가 그랬고, 태극기 휘날리며가 그랬다.
그래서인지 유일한 반도 국가인 한반도의 정세에 대한 영화
소재로써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되는 당연한 일이다.
크게 말한 위의 세가지 이유때문에 개봉하자마자 보러 갔다.
보고 나서 느낀 점은 몇가지 있다.
정말 강우석 감독은 우리 나라 감독 중,
가장 잘 교차편집을 이용하는 감독이다.
실미도에서의 첫번째 도입부가 그러했고,
고종과 대통령간의 대화에서 적절한 긴장감을 지닌채,
극을 점점 더 클라이막스로 끌어올리게끔 한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그리고 관객들의 뇌리에 남은 캐릭터는
영화 출연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2시간 30분을 통틀어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바로 강수연의 명성왕후가 시해될때의 모습이다.
당당하면서도, 꿋꿋했던 그녀의 모습에 한국의 후예로서
가슴이 아프지 않았다면 그또한 거짓말이었을 것이다.
축약적이면서도 가장 기억나는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또한편 놀라운 점은 영화가 만들어진 시기이다.
지금 세계는 강대국의 손아귀아래 놀아나고 있다.
일본의 독도 망언, 미국의 FTA 비준 등 점점 목을 조이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했다.
전쟁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닌, 주도권을 쥐기위한 선택.
그 가운에 우리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아마도 그에 대한 얘기인듯 싶다.
최민식 등 기타 배우들이 나서서 스크린쿼터를 지지한다고
연일 신문과 인터넷에 도배를 했었다. 그러나 시민들은 냉담했다.
자기 밥그릇싸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면서
자신들이 가장 잘 할수 있는 부분으로 말하고 있다.
스크린 쿼터, 지켜야 된다면 지킬수 있다는 얘기...
신념을 가지고 우리의 것을 지켜나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자국의 문화를 지켜야 한다는 그 마지막 보루에서 나온 영화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더욱더 목소리 높여 힘을 가하며 말한다.
우리의 나라를 지키는데, 외세가 필요한것이 아니라,
우리 나라 자국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랬기에 관객들이 느끼기에는 부담스러울수 있다.
영화는 무릇 교육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편안히 보고 웃을수 있고,
즐길수 있는 것이라고 인식되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사회성 짙은 모습으로
우리가 해야될 길을 역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영향으로 나 역시나 그동안 등안시했던 국사에 대해,
특히 대한제국에 대해 더욱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영화를 본후 속시원하다고 말했지만,
내 동생은 유치하다고 말했다.
들어내놓고 반감을 표시하는 것이 유치하다는 얘기다.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영화에 대해 갑론을박 많은 얘기들이 오가고 있다.
강우석 감독이 어떤 결말을 원했던 간에,
그동안 씌여진 리뷰를 보면,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음을 확인할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결론이 이렇다'라는 것을 전달하기 보다는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하는데 의의가 있는듯싶다.
마지막 장면에서 어떠한 결론을 내지 않고,
서로 다른 의견의 충돌로써 서로를 인정한것을 보면 말이다.
유치하건, 잘 만들었건, 재미있었건, 쓰레기 같던,
한반도 라는 영화. 강우석 감독이기에 만들수 있고,
그였기에, 우리 나라 영화계에 다시한번 파장을 몰고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점에서 나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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