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
남북이 합의를 한 끝에 오랜기간동안 개통준비를 한 경의선이 완전 개통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일본을 비롯한 많은 세계 여러나라들이 남북의 경의선 철도 완전 개통에 불만을 품게 되는데...
문제는 역시 일본...
일본은 자신들의 과거 고문서를 들먹이면서 과거부터 경의선과 관련된 문제는 일본과 협의해야 한다고 대한민국 대통령을 협박하기에 이른다.
한편 주부대상으로 역사 강의를 하고 있는 역사학자 민재는 어딘가 분명히 대한민국 국새가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후배이자 국정원 엘리트인 상현은 민재에게 더이상 유언비어를 유포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 그 고문서의 국새는 가짜이라는 것을 대통령에게 주장한 민재는 도굴꾼이자 김홍순 내관의 증손자인 유식과 합심하여 진짜 국새 찾기에 나서는데...
이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국무총리 용환과 상현은 음모를 꾸미고야 만다.
그리고 점점 대한민국 해협을 위협하는 일본 군함정까지...
과연 진짜 국새는 있기나 한 것일까?
씨네 21은 매년 대한민국을 이끄는 영화인 파워 50을 선정한다.
그럼에 있어서 항상 1위를 차지한 이는 전 시네마 서비스 대표인 강우석 감독이다.
그런데 그는 지금 또다른 영화사를 차렸다.
KnJ엔터테인먼트의 첫작품인 이 영화는 하지만 공교롭게도 시네마 서비스와 CJ 엔터테인먼트라는 두 배급사와 함께 만들었다. 적과의 동침이다.
이 영화... 역시 적과의 동침이다.
남북한이 힘을 모아 경의선을 만든 대목부터 이 영화는 뭔가 달라도 한참 다른 느낌이었다.
대한민국 국새는 처음부터 가짜였다는 설정으로부터 이 영화는 출발한다.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하였으나 대부분 픽션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과거 강우석 감독에게 영애을 안겨준 '실미도'을 떠오르기 쉽다.
'실미도'는 '태극기 휘날리며'와 더불어 천만관객 시대를 알리는 작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점점 실미도 대원들에 대한 실제 이야기들이 전해져 오면서 이 영화에 대한 재평가 역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그렇다면 이 작품 '한반도'는 어떨까?
우선 내가 느끼기에 강우석 감독은 무척이나 애국자라는 것이다.
일재의 압력에 굴복당했던 우리 민족의 힘을 그는 영화를 보여주고 싶었고 그것이 지금 우리가 봤던 '한반도'였다. 그런데 문제는 동반자가 왜 북한이냐는 것이다.
물론 일본도, 미국도 우리의 동반자는 아니다.
그러면 적이냐고? 물론 우리에게는 적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볼 수도 없다.
동반자이자 적... 그러니깐 사방의 적을 우리는 두고 있는 셈인데...
이 영화는 많고 많은 적중에서 '북한과 일촌신청(친구)을 했는가'이다.
뉴스를 보고 신문을 보면 알겠지만 북은 얼마전에 우리를 비웃듯이 대포동 미사일을 날려주었고 6자 회담에서도 불만투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거기에 그들은 비료를 비롯한 식량지원을 항상 요청한다.
화전양면 전술(겉으로는 화해무드이면서 속으로는 음모를 꾸미는 것)이 전문인 북에게 우리가 신경을 써주는 것도 그렇지만 영화에서까지 그들에게 친구하자고 요청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그들은 일촌신청을 받아주는 듯 남한(대한민국)에게 미소를 띄우지만 결국 일촌거절을 하는 알 수 없는 나라이다. 그런 나라에게 왜 하필이면...
그러면 일본은 어떨까?
일본은 분명 우리나라를 침략하고도 책임과 반성이 없는 나라이다.
이들을 강우석 감독이 공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본다.
하지만 공격방식에 있어서 관객에게 설득을 해야하는데 그 설득력은 매우 떨어진다.
관객에게 애국심을 강요하는 듯한 장면들은 헐리웃식의 자국주의 영화나 다름없다고 보여진다.
명성황후의 시해(일명 '여우사냥 사건')를 소재로 했고 을사조약을 비롯한 일본이 강제로 맺은 협정들을 예로 드는 등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려는 노력은 칭찬할만 하지만 현재로 넘어와서는 그것을 설득하려는 모습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관철하기 위해 대통령을 거의 죽음직전에까지 몰고가게 하는 국무총리의 음모라던가 국새찾기 위해 대한민국의 중추신경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한민국 청사를 날려버리고 거기에 소방관을 동원해서 삽질인력으로 고용한다는 것은 아무리 애국심을 강조하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하지만 그 방법치고는 소름끼치는, 위험한 방법이 아니었을까 싶다.
또한 아쉬운 것은 강우석 감독이 엔딩마다 자주 사용하는 정지화면 장면이다.
투캅스 시리즈에서 맨마지막 말미에 고참이 신참을 맞아들이는 장면에서 예전 신참이 이에는 고참이 되어 신참을 골려주려는 장면에서 대부분 끝을 맺는데 이에 사용된 정지화면은 이 작품의 특징을 그대로 실어주는 엔딩이라는 점에서 괜찮은 장면이라고 생각되어진다.
하지만 이 영화의 '한반도'서 국무총리와 대통령의 설전을 보여주면서 마지막 화면은 '도대체 결론이 뭐지?'라는 의문만 남기고 영화를 끝을 맺는다는 점에서 아쉽다.
'국새 찾았으니깐 이제 일본도 찝적거리지 않을꺼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오산이지만 강우석 감독도 그런 의미로 그 정지컷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마지막 장면을 관객의 결정에 맡긴다는 점의 해석도 가능하지만 이런 장면에서 '당신들이 결정하시오!'라는 강우석 감독의 생각은 뭔가 큰 실수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2006년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더불어후반기 화제작인 '한반도'가 뚜껑을 열었다.
필름 2.0의 평론가 평가단은 전원이 엄지손가락을 내려버렸으며 씨네 21의 평가단 역시 10점 만점에 4점이라는 낙제점을 주었다. '평론가들은 원래 그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분명 다시한번 생각을 해봐야 할 작품임은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