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소친친이라는 영화를 봤어요. 마치 초등학교 때 여자아이들이 그냥 무조건 남자에 대해 쌀쌀맞게 대하고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을 골려 줄 생각만 하던 때가 생각나게 하는 영화였지요. 중고 레코드 가게에서 우연히 옛 애인에게 선물한 판이 팔려 나온 걸 여주인공 루나 오가 발견하면서 이 얘기는 시작되는데 루나 오는 그 레코드를 다시 되사려 하지만 이미 그 판은 쫑영이라는 고집불통의 남자가 예약을 해 버려서 살 수가 없습니다. 신문에 월경(月經)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쓰는 여류 작가 루나 오와 LP특급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DJ 쫑영은 이 우연한 만남으로 각각 자신의 칼럼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마치 남자대 여자를 대변하듯이 서로를 비난하게 되고 티격태격하는 사이에 서로에게 미운 정이 들었는지 쫑영은 루나의 칼럼 독자가 되고 루나는 쫑영 라디오 프로그램의 팬이 됩니다. 중간에 쫑영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떠나게 되고 루나도 칼럼 쓰는 일을 그만두고 옛 애인과 결혼하기 위해서 캐나다 밴쿠버로 떠나기로 결정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결국 이 두 남녀는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결국 둘이 맺어지게 되는 해피 엔딩으로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저도 결혼을 해 봐서 알지만 사실 남녀 관계라는 건 아무도 장담을 못 하는 것이라 금방 서로 잡아먹을 듯이 으르렁거려도 그 관계가 어떻게 발전할 지는 노스트라다무스도 예상하기가 힘이 들죠. 일단 남녀는요 서로 맞딱드리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의심을 해 봐야 되요. 설사 매일 싸우기만 한다고 하더라도요. 사람은 참 묘한 존재라 미운 정이라는 걸 느낄 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렇게 허구헌 날 싸우는 부부도 몇 십년을 살 맞대고 살죠, 안 그렇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