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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웃으로 건너간 시월애 레이크 하우스
kharismania 2006-08-11 오후 3:42:52 1099   [2]
사실 이 영화가 국내에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국산 영화가 할리웃에서 재가공되어 역수입되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영화적인 관심도를 떠나서 단지 국산영화에 대한 은근한 자부심. 그것이 이 영화를 접하기 전에 지니게 되는 묘한 관심사가 될지 모른다.

 

 어쩄든 국산영화의 시나리오 판권이 수출된 이후 최근 속속들이 그 결과물들이 공개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조만간 개봉될 '편지'의 태국산 리메이크판 '더 레터'나 '8월의 크리스마스'의 일본산 리메이크작 '8월의 크리스마스'까지, 그리고 그뒤로도 제작중인 기타 영화까지- 특히 본 영화가 세계 영화 시장의 판도를 쥐고 있는 할리웃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한국영화 리메이크물이라는 점은 더더욱 이목을 끄는 면이다.

 

 이현승 감독의 '시월애'는 일단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감성 그 자체는 현실적인 어필력을 지닌다. 시공간의 환타지 위에 곁들여진 멜로적 감성이 적절하게 배어들어간 이 영화는 다소 신파적이고 고루할 수도 있는 감성을 아름다운 영상미로 커버하며 일본멜로적인 신비스러운 감성을 주입하고 기존 국산멜로의 최루성과는 차별화되는 전략을 세운 듯해 보였다. 일단 이 영화가 어필되었던 것은 감성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영상적인 퀄리티가 우세했음이다.

 

 사실 할리웃의 감성이 충무로의 감성과 유사할 수는 없다. 크게 획을 긋는다면 그것은 어쩌면 서양과 동양의 감성 차이 그 자체에 있을 수도 있다.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의 차이. 시월애는 사실 동양적 감성의 멜로물이다. 시공간을 넘나든다는 설정도 그런 현실안에서 연민을 느끼는 것도 모두 다 서양보다는 동양적 감성에 어울려보인다. 그래서 필자는 할리웃에서 이 영화의 시나리오에 주목했다는 것 자체에 작은 의아심을 품었던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일단 일목요연하게 영화를 말하자면 이 영화의 이야기적인 뼈대는 '시월애'와 그리 다를 것이 없다. 문제는 화법이다. 같은 이야기를 해도 화자에 따라 재미는 달라지는 것이니까.

 

 일단 원작과 리메이크작의 제목이 풍기는 뉘앙스 자체만으로도 두 영화는 적당한거리감을 유지한다. '시월애'와 '레이크 하우스' -혹은 '일마레'-. '시월애'는 말 그대로 두 인물간의 애틋한 교감 그 자체를 표현한다. 포석이 되는 것은 사랑이라는 감정 그 자체다. 하지만 '레이크 하우스'는 말 그대로 집 그 자체를 제목으로 옮긴다. 동양과 서양의 정서차이를 제목부터 대변하는 셈이다. 물론 이는 영화 그 자체를 나누는 기준선으로 내세우기에는 부족함이 없진 않지만 대체적인 성향차이에 대한 논거가 될만한 여지가 있다.

 

 어쩄든 두 주인공이 교감하는 곳은 '레이크 하우스'다.-'일마레'가 아닌!- 그곳에서 그들이 시월애를 키워나가는 것이다. 할리웃이 주목한 건 그 장소, 즉 보여지는 부분 다시 말해 물질적 형태의 목격행위이다. 그리고 '시월애'가 주목한 건 벌어지는 일, 즉 정서이다. 여기서 두 영화의 차이는 벌어지기 시작한다.

 

 솔직히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차이는 별반 없다. 다만 귀결되는 방식이 조금 끈적해졌을 뿐이다. 그래서 이영화는 원작을 접한이라면 지루할수도 있고 재미를 느낀다면 그것은 예전에 접했던 작품에 대한 회상적 즐거움이 될 수도 있다. -솔직히 필자는 조금 비극적인 색채의 결말을 기대했다.-

 

 두 주연 배우의 나이탓인지 원작에 비해서 연륜이 짙어진 점도 미세한 차이를 부른다. 원작의 사랑이 젊은 시절의 몽환적인 환타지라면 이 작품의 사랑은 현실적인 발현의 갈구와 같다. 전작이 소극적적인 그리움에 가깝다면 후작은 적극적인 구애에 가깝다. 물론 이는 구체적인 활동력에 염두를 둔 것이라기 보다는 두 인물의 교감적인 면 그 자체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시월애와 엇비슷하지만 시월애의 잔상이 이 영화를 가리지는 않는다. 리메이크작으로 보자면 결과물에 만족해도 될 것 같다. 또한 '스피드'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이 다시 결합했다는 것도 하나의 볼거리이다.

 

 어쩄든 이 영화의 결말은 다소 아쉽다. 이 영화의 감정선은 전작에 비해 더욱 구체화되고 날카로워졌지만 결말부에서 다소 무뎌진다. 클라이막스를 지나 극치를 이루던 감정선이 결말의 급작스런 감정선회에 송두리채 무너지는 것은 이 영화에 대한 진한 아쉬움이 될법하다. 물론 이는 단지 해피엔딩으로 귀결되어서가 아니다. 결말부에 적당한 여운을 살려 감정의 여백을 남겨놓았다면 시종일관 지속해오던 영화의 애틋한 감성이 흐릿해지지 않았을 것만 같다.

 

 사랑은 어쩌면 그 감정 자체로 환타지일 수 있다. 누군가를 생각하고 떠올려지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감정선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신비하고 아름다운 일이다. 이 영화는 그런 환타지를 좀 더 구체화시킨 산물의 리모델링이다. 나름대로 구색은 갖추었지만 그리 빼어나진 않다. 결국 이 영화는 물건너간 한국산 시나리오의 할리웃 진출작이라는 이정표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할 것 같다. 미국 개봉시 개봉 첫주말 박스오피스 4위에 잠시 머물렀다는 사실과 더불어 말이다.

 

                                 -written by kharis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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