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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보다 무서운 나이. 몬스터 하우스
fagdade 2006-08-24 오전 2:37:25 1108   [3]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몬스터 하우스의 포장은 홍보 그대로 어린이용입니다. 이미 접하셨을 이 영화의 줄거리를 간단히 살펴보자면, 아이들이 어느 동네에나 하나쯤은 있을법한 어스스하고 낡아빠진 일명 '귀신의 집'을 탐험한다는 것이죠. 초등학생용 괴기소설이나 미스터리소설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 소재를 가지고 영화는 시치미를 뚝 떼고 새로운 이야기를 한다는 듯이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습니다. 뭐, 애니메이션에서 귀신의 집이 등장하는 것도 처음이고(저의 얕은 지식으로는요.) 거기다가 등급은 전체관람가이니 그런데로 면재부를 받을순 있겠죠. 이야기의 플롯이 간단한 만큼 엔딩도 쉽게 예상이 되고 영화도 별 무리없이 쉽게 이해가 됩니다. 아무래도 이런면을 가지고 있다보니, 확실히 어린이용 영화로 보이는 것은 당연하지요.

하지만 영화를 조금만 더 자세히 보신다면, 과연 이 영화가 오직 아이들에게만 초점을 맞춰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생기실 겁니다. 제가 이 영화의 감독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어서 생긴 오해일지는 모르나, 이상하게도 영화전반에서 영화의 제작에만 참여했다던 스필버그의 영향을 느꼈습니다. 이 할아버지의 뒤틀린 마음을요. E.T에서 보았던 건전한 가족영화를 제작하던 스필버그는 요새 많이 변해있습니다. A.I라던지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통해서, 전과는 달리 세상을 삐뚤게바라보는 스필버그를 느낀 저였습니다. 이 뒤틀린 매력은 영화의 주제와 완벽히 맞아떨어집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아이들은 너무 어리다고 하기에도 미안하고, 이제 다 자랐다고 하기에도 죄송한 질풍노도의 사춘기에 이제 막 한발을 내디딘 소년들과 소녀입니다. 나뭇잎 굴러가는 소리 하나에 꺄르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감정의 기복이 심각한 시기란 말입니다. 영화 초반에 디제이의 아버지가 디제이에게 사춘기냐는 식으로 물어봅니다. 하지만 디제이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않죠. 주인공 아이들 자신들도, 자신의 몸과 마음이 어디에 속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는거죠. 반항을 해 볼 때도 됐고, 세상을 한번쯤 비뚤게 볼 수도 있는 나이가 된거죠. 그래서 그런지 주인공 디제이가 매일 보는 앞집인 몬스터 하우스는 다른 집들과는 다르게 약간 비뚤어져 있습니다.

몬스터 하우스에서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일들도 다른 이들에게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몬스터 하우스가 일어나 거리를 활보하는 중에도 밖을 내다보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이들도 다른 사람들이 몬스터 하우스의 진실을 알기를 이미 포기해 버렸죠. 하지만 주인공 아이들만은 사건의 진실을 공유하고 있어요. 그 또래의 아이들이 자기들만의 비밀을 만들어나가듯이 말입니다.

재미라는 것이 개인적인 편차가 크기에 어느정도 배제해 놓고 본다고 해도 어른의 눈에서는 영화 내에서의 공포효과는 다소 시시한 편입니다. 하지만 으스스함은 충분히 느낄수 있습니다. 팀버튼 영화들에서 맛보던 코믹적이면서도 어두운 고딕적인 화면들은 뜸뿍 들어있습니다. 주인공 아이들부터 다들 창백한 걸요. 화끈한 장면을 늘어놓기엔 이미 '전체관람가'딱지를 받아놓고 있고는 있지만 영화를 관람하던 꼬마들은 그냥 몬스터 하우스의 외관만 나와도 무섭다고 엄마품에 안기더군요.

하지만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영화적 기술의 완성도나 효과의 파장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소년과 소녀들의 불안감과 아이에서 어른으로 나아가는 그 시기에 느낄 수 있는 두려움을 잘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사람에 따라서 단지 어린이를 위한 공표영화로 보여지거나, 훌륭한 성장영화로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성장영화로 봤답니다. 아직 제 입으로 어른이라고 하기에는 숙쓰러워서 일까요? 아니면 아직까지도 사춘기때의 느낌을 기억해 낼 수 있었어 일까요?

그저 어린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사춘기를 기억하는 어른들에게도 문을 두드리고 있는 영화.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들이 보면 더 좋을 영화입니다.

이렇게 칭찬을 늘어 놓았지만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스토리의 세세한 부분들에 대한 설명이나 묘사가 약해요. 몬스터 하우스가 삼킨 물건들에 대해서는 내용 중간에는 일절 설명이 없다가 영화가 끝날 무렵에서야 의문이 풀어지죠. 저는 아직도 차우더의 농구공이 언제 사라졌는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거기다가 없어지고 나서도 불만이 없는 차우더도 이해가 가질 않고요. 집보던 누나도 디제이의 방에서 차우더를 처음 만났지만 누구냐고 물어보지도 않더군요. 저는 더빙판으로 보게되었는 데 성우의 대사에서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연기는 괜찮았지만 대사들은 너무 번역티가 나서 딱딱하더군요. 근데 저는 이 영화의 자막판을 찾지 못하겠더라고요. 아예 자막판은 개봉을 안한건가요, 아니면 제가 부산에 살아서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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