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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YAGGO](봄날은 간다) 돌아오지 않을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봄날은 간다
ooyaggo 2001-09-22 오후 8:15:49 934   [1]
[OOYAGGO](봄날은 간다)젊음은 영원하지 않다.
감독: 허진호
주연: 이영애/ 유지태

어제밤에 강남역 주공공이에서 <봄날은 간다>를 보았다.
'사랑은 변한다, 아니다' 를 묻는 광고 카피에서 알수 있듯이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잔잔하게 전개된다.
작가와 감독 그리고 촬영 카메라는 너무도 정적이며 조용하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강릉방송의 라디오 PD인 은수(이영애)는 자연의 소리, 사라지는 소리를 녹음해서 들려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의진행자 이다. 소리 녹취를 위해 녹음실 기사인 상우(유지태)를 만나게 되고, 이들은 자연의 소리를 찾아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조금씩 서로를 알게되며 사랑이 싹트게 된다.

대나무 숲속의 바람 지나가는 소리, 눈내리는 절간의 풍경소리 그리고 개울물 소리... 마지막엔 잘 익은 보리밭에서의 바람 스치는 소리.
너무도 조용한 영화이다.
화면을 잘 보면 카메라가 전혀 움직이지 않음을 알수 있다. 한번 맞추어진 카메라 앵글속에서 배우들과 피사체 만 움직일 따름이지, 카메라는 시종일관 제자리에 그대로 놓여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수색역 대합실에 나와 앉아서 돌아올 기약없는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그 할머니. 꽃다운 옛 모습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이제는 인생을 마감해야 할 그런 나이다. 정말로 <봄날은 간다>이다.

김치도 못 담그고, 라면 밖엔 끓이지 못하는 여자 은수는 어느날 갑자기 상우에게 '헤어져...'라는 말을 불쑥 내 뱉는다. 착하디 착한 상우는 첫사랑의 이별에 무척이나 힘들어하고, 몇날밤을 뜬 눈으로 지샌다.
이들의 사랑도 봄날이 가듯이 조용히 떠나 가는 것이다.

사랑이란 결코 화려함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부족하고 서툴더라도 첫사랑은 항상 아름다운 것이며 오래 오래 기억되는 것이다.
요란 시끌벅적한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다소 실망스런 내용일지 모른다. 하지만 조용히 지나간 옛추억을 되뇌어 보길 좋아하는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라면 한번쯤 보아도 좋을 영화이다.

이번 추석을 맞아 국내 극장가에 간판을 올리는 국내영화 두편이 있다.
바로 며칠전 씨네하우스 시사회에서 내가 본 <조폭 마누라>와 어제 주공공이에서 내가 본 <봄날은 간다>가 바로 그것이다. 이 두 영화는 너무도 대조적인 작품이다.
<조폭...>은 너무도 동적이며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는 스트레스 해소용 영화인 반면에, <봄날은...> 너무도 정적이며 옛사랑을 곱씹어 보게하는 생각하는 영화이다.
가볍게 영화보기를 즐기며 부담없이 웃고 싶은 관객이라면 <조폭...>을 보시고, 잔잔한 한폭의 수채화 같은 사랑을 감상하시겠다면 <봄날은...>을 보시기 바란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고 시간이 많은 분이라면 둘 다 보아도 좋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쭈쭈빵빵 잘 나가는 어여쁜 아가씨들도 이 영화는 반드시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 남자, 저 남자를 바꾸어 가며 만나고 쉽게 사랑을 주고 또 쉽게 이별 하는 아가씨라면 더 더욱 보아야 할 영화이다.
비 내리고 눈 내리며 소리없이 세월이 가듯, 젊음이란 어느 순간 안개처럼 사라지고 나이를 먹어 중년이 된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아름다운 모습은 영원하지 못하며, 따스한 봄날 역시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그리고 사랑은 그렇게 쉽게 하다가 쉽게 버릴수 있는게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

돌아오지 않을 할아버지임을 알면서도, 역 대합실에 앉아서 무작정 기다리시는 그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젊음이 영원하리라는 착각속에서 이 남자 저 남자로 옮겨 다니는 라디오 PD 은수를 보면서...
첫사랑의 아픔에 무척이나 쓰라려 하며 마음 고생하는 순진한 청년 상우를 보면서...

낙엽지는 이 가을에 수채화같은 영화<봄날은 간다>를 보고 무거운 마음으로 극장문을 나섰다.

사족---떠나버린 버스와 여자는 따라잡지 말라는 말이 있다. 잠시만 기다리면 그 다음 버스와 여자가 내게 다가오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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