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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覇王™]인간을 건전지로 만든 이유는? 매트릭스
js7keien 2006-08-31 오후 7:34:21 11169   [29]

<스타 워즈><T2>이후 SF걸작은 공백현상을 보이다가 98년 당시 혜성처럼 나타나서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온 이 영화는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것처럼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취사 선택할 수 있는 관점의 다양성에 매료되게끔 만드는 영화이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 종교적 관점에서 이 영화를 바라본다면 어떤 시점이 제공될 수 있겠는가?

불교적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Neo미륵으로 바라보고 투영하게 만든다. 미래의 부처로서 미륵이 강림하리라는 기대적 관점은 기독교의 메시야적 관점과 유사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과거 인류와 기계와의 투쟁 과정 결과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 인공지능을 인류가 만들고 인공지능이 발달함에 따라 인공지능과 인류가 투쟁하면서 인간은 기계의 에너지원이 되는 태양광을 차단하고 기계와 투쟁했으나, 인간은 결국 기계의 포로가 되고 만다는 이야기는 결국 인간이 기계의 노예가 되고 태양을 상실한 것은 자업자득이라는 이야기가 되는데, 디스토피아라는 결과과거의 행위로 인한 업보임을 알 수 있게 만드는 내용이다.

기독교적 관점으로 이 영화를 바라본다면 어떻게 될까? 용어적 의미만 파헤쳐 보더라도 숨은보물찾기 하는 기분이 들 정도이다. 여주인공 트리니티가 의미하는 바는 기독교적 용어로는 삼위일체이다. 네부카드네자르라는 호버크래프트의 명칭은 기원전의 바벨론 느부갓네살 을, Zion시온을 의미함은 말할 나위조차 없다. 영화 러닝타임 38분 즈음해서 네부카드네자르 호를 소개할 때 나타나는 화면을 유심히 본다면 Mark Ⅲ No.11이라는 뜬금 없는 모델명이 나오는데 - 이 표기를 성서 약칭으로 간주한다면 막3:11이 된다. 마치 DVD타이틀에서 Easter Egg라도 발견한 기분이다. 역할 설정으로 본다면 사이퍼는 영락 없이 그리스도를 배신한 가룟 유다이다.

두 종교적 관점으로, 그것도 표면적으로만 바라보더라도 위와 같은 관점들이 제시되는데, 이를 여타 과학적, 정치적 혹은 시뮬라르크/거시적/미시적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이 다른 관점이 속속들이 발견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언급하기에는 너무나도 벅차다. 그렇다면 본론으로 들어가서 협의적 관점에서 - 리뷰 타이틀에서 제기된 문제를 지적하기로 하겠다. SF문학이나 영화에서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거나 멸망시킨다는 이야기는 이 영화 이전부터 줄곧 디스토피아적 결말로 많이 언급되던 이야기이다. 하지만 인간을 발전기로 삼는, 동력원의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다. 무슨 생각을 갖고 사람 몸에서 나오는 전력을 자원화 할 생각을 하였을까?

여기에서 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ⅰ)인간을 발전소로 삼을 때 품게 되는 의문점 하나

인간 몸에서 발생되는 전력이 영화 상에서는 120KW라고 한다. 그렇다면 인간보다 체적이 훨씬 나가는 코끼리나 고래를 인공지능이 전력제공자로 삼게 된다면 인간보다 풍부한 양의 전기를 얻게 되지 않겠는가? 차라리 인공지능이 소에게 목초지라는 가상현실을 제공하여 소를 사육하는 게 낫다. 기계들을 제압하고 말살하려 한 인간을 발전소로 삼기 위해 살려둔다고 하는 설정은 첫 질문에서 의문을 제기케 만든다

(ⅱ)인간을 발전소로 삼을 때 품게 되는 의문점 둘

인공지능이 만들어지기 전의 시기인 20C부터 원자력에너지는 오염 문제를 제외하면 효율적 동력원으로 사용되어 왔다. 기계들이 우라늄을 배제하고 굳이 생체에너지만 이용해야 하는 까닭은?

(ⅲ)인간을 발전소로 삼을 때 품게 되는 의문점 셋

99.9%의 인간이 에너지원으로 이용된다 하더라도 모피어스 일행, 시온의 거주민들 같은 지각 있는 인간들이 아직 남아 있고 이들이 옛 인류처럼 기계에게 반기를 들고 대치상황을 벌일 수도 있는데, 기계의 입장에서 본다면 시온 거주민에게 동조할 잠재적 불안요소를 굳이 살려두어야 하는가? (애니 매트릭스에선 네오가 매트릭스에서 한 소년을 시온으로 오게끔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ⅳ)인간을 발전소로 삼을 때 품게 되는 의문점 넷

영화를 벗어나 지금의 현실에서 환경단체들이 사람들에게 육식을 줄여야한다는 슬로건을 내거는 이유가 무엇인가? 소의 목초지를 마련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삼림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기에 그렇다. 영화로 돌아와서, 죽은 인간은 액화시켜 다시 산 사람의 자양분으로 공급 된다고 하는데 이로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인간에게 공급되는 자양분이 인간이 발생시키는 전력을 상회하면 이처럼 비효율적인 발전소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소의 고기 1KG을 얻기 위해서는 2~3KG의 콩이나 사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인간을 발전소로 삼은 진정한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영화 각본상의 허점을 노출한 것일까? 본인은 각본상의 허점이 아님을 논리적으로 밝히고자 한다.

(Ⅰ)추론 하나

인간을 살아있는 체스의 말로 비유하면 어떨까? 인공지능은 인간을 제압하고 인간을 가상세계로 의식 자체를 전이하였다. 그리고 시뮬레이션 안의 인간들을 체스의 말처럼 관찰하는 것이다. 기계가 의식 자체가 없었다면 인간과의 전쟁 승리 이후 인간을 말살 하였겠지만 인공지능은 그렇지 않았다. 인간성과 나름대로의 개성이 창출하는 변개성, 이런 것들이 매트릭스라는 시뮬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관찰자/전능자의 입장에 서기 위해 말이다. 시온의 인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간은 자신이 통제되고 있는 것도 모르겠지만, 인공지능은 인간 위의 신으로 군림하기 위해, 인공지능의 힘을 행사할 대상이 인간이기에 말이다. 

(Ⅱ)추론 둘

스미스 요원과 사이퍼가 식당에서 대화하는 중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내 몸을 다시 발전소에 데려가서 매트릭스에 꽂아주면..." 인간 외에도 발전소가 있음을 표명하는 대사이다. 그렇다면 발전소가 있음에도 인공지능이 인간을 살려두는 까닭은? 발전소 제어는 최종적으로 인공지능이 하겠지만 세세하게 관리해 주어야 하는 일을 일일이 다 하기엔 벅찰 수도 있다. 인간의 두뇌를 병렬형 컴퓨터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발전소의 융합 반응을 체크하고 모니터하는 거대 분산 처리 과정에 인간의 뇌를 이용한다는 가능성 말이다. 실제로 싸이월드에서는 음악 리소스를 싸이월드 서버에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가입자의 PC네트워킹 서버를 이용하지 않는가? 

(Ⅲ)추론 셋

뉴튼의 결정론적 물리법칙에 이의를 제기한 물리이론이 과연 무엇이겠는가? 상호배치되는 이론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이론으로 양자역학을 들 수 있겠다. 양자역학 또는 카오스 이론은 2편에서 메로빙지언의 대사에서도 언급 되지만 인공지능의 결정론적 프로그램으로는 주체할 수 없는 오류 내지는 변이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양자역학이다. 인간의 다양성과 비결정론적인 과정은 인공지능이 해결할 수 없는 결정론적 논리의 버그를 인간 의식의 비결정론적 요소라는 양자역학적 요소가 보완해 주어야만 매트릭스를, 그리고 인공지능의 논리적 변이를 상쇄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비결정론적인 과정은 의식 증폭의 촉진제가 되기도 한다.

끝맺으면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굳이 건전지로 삼아야 할 이유는 없다. 발전 에너지원으로 생체에너지를 원한다면 다른 거대 포유류로 대체해도 된다. 영화의 허점이었을까? 나름대로의 세 가지 논리로 설명하였지만 이 글을 읽는 독자가 다른 이론을 제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전능자의 권위를 행사하기 위한 체스 말이라는 역할, 병렬형 PC의 역할 또는 양자역학의 비결정적 요소를 제공하는 역할 이외의 다른 요인도 환영하는 바이다.

PS. 네오의 배꼽에서 추척자 로봇을 제거하는 모습을 볼 때 <Alien,1979>의 오마쥬로 바라보게 되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총 3명 참여)
karamajov
(i) 인간의 개체수가 다른 동물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2010-01-20 02:41
sexyori84
다시한번보게된영화인데 이해하려고 계속계속보았죠 ;논리있는 설명 감사합니당~   
2007-05-05 12:30
sibangse18
잘 봤습니다..논리있는 설명들이네요..제 생각에는 인간이 지구상에 개체수가 많아서 그렇지 않나 싶군요..코끼리가 아무리 에너지가 많다해도 개체수가 부족하고..바퀴벌레나 쥐도 개체수가 많긴 하지만 터무니없이 에너지가 부족하죠..거기다가 자신들을 노예로 부려온 인간들에 대한 기계의 복수라고 생각합니다..그리고 매트릭스3 마지막에 네오와 스미스가 결투하면서 마지막에 기계왕이 네오의 몸을 통해 스미스를 제거할 백신을 주입하는데 그 과정에서 네오의 몸에서 빛이 나며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형상이 나타납니다..기독교적 색채를 가장 많이 느낀 부분이기도 하구요..   
2006-12-08 15:16
gracehpk
와. 정말 생각 많이 하셨습니다. 저는 사실 메트릭스 봤을 때 재미가 없었어요. 근데 나중에 학교에서 교양과목으로 세계종교 (이것저것) 수업을 들을 때 교수가 이 얘기를 끝내니까 막 활발한 토론(?)이 시작되더군요. 그래서 봤는데. 진짜, 종교적인 측면의 해석이 많아요. 그런데, 그 불교면에서 자업자득이라고 하셨는데, 그게 사실 기독교적이기도 한 거 같아요. (원래 온갖 종교적 심볼리즘을 짬뽕으로 갖다 썼다고는 하더라고요) 과학의 발달에 박차를 가하면서 더욱 편안한 생활을 추구했던 인간은 자기들이 만든 것들에게 지배 당하게 된다.. 구약에선 "너희들이 섬기는 손으로 만든 우상들은 큰 일이 닥쳤을 때 결코 너희들을 구해낼 수 없다"는 요지의 구절이 몇군데 나오죠. (어딘지는..^^;;) 그리고 기계의 노예가 되었다는 것은, 죄의 노예가 되었다는 컨셉과 상당히 비슷한 거 같아요. 솔직히 뿌린데로 거둔다는 컨셉은 기독교에도 깔려 있죠. 그래서 뿌린데로라면 그렇게 죄의 노예로 끝나야 되는데, 그래야 되니까, 메시아가 나타나서 대신 우리의 치뤄야 할 형을 살아줌으로서 구원을 얻는다, 뭐 그런 컨셉이 되겠죵.. (뭐, 이미 다 아시는 얘기겠지만.. 막3:11은 알지 못하던 부분이었는데. 참 예리하십니다. 추천해용~!! ^^ (어쩜 일케 잘 정리된 글을 쓰실까요.. 난 백날 요점없이 횡설수설하다 지혼자 알아서 결론에 도달하는데;; 그걸 수백번 고쳐서 정리하면 비슷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귀찮아서 내비두고 마는 안일함..^^;;)   
2006-11-04 12:35
bjmaximus
아,참 그러고보니 네오 배꼽에서 로봇 제거하는 장면이 <에이리언>과 비슷하네요.역시 예리하시다는..^^   
2006-10-06 11:16
bjmaximus
와~ 정환님,<매트릭스>란 영화 철학적이고 세계관이 독특하고 뛰어나다는건 대충 아는데(전 설명하라면 절대 못합니다.ㅎㅎ) 이렇게 엄청나게 분석을 하시다니.. 사실 제가 <스피드> 보고 키아누 리브스 좋아하게 되서 키아누가 <매트릭스>를 찍고 있다고 할때부터 기대했고 1999년 5월 15일 개봉날 극장에서 봤었는데요.전,이런저런 요소 섞어놓은 철학적이고 복잡한 내용도 돋보였지만 무엇보다 환상적인 CG 액션에 열광했었거든요.근데 <매트릭스>에 대해 항상 생각하는데 과연 철학적인내용때문에 성공한걸까 획기적인 CG 액션때문에 성공한걸까 생각을 하는데 두가지가 조화가 잘됐기때문이겠지요.^^ 근데 <매트릭스> 1편이랑 그전에 나온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다크 시티>랑 살짝 비슷하다는 느낌이..^^ 물론 볼거리는 <매트릭스>가 압도하지만요.^^   
2006-10-06 11:03
ycoin2
매트릭스를 어제 저녁에 짬내서 다시 봣네요

휴 3편 한번에 다시 볼려니 넘 힘드네요 ㅎㅎ

덕분에 좋은영화 다시 한번 보게 됏답니다 ^^   
2006-09-06 12:07
ycoin2
ㅎㅎ 쪼로록 와서 냅다 속독을 햇는데 두번 읽게 만드시네요 ..

매트릭스라 애니 매트릭스도 보면서 .. 참 대단한 감독과 배우들이라고 생각햇는데

저는 반지의 제왕,에얼리언,블레이드 등등 여러 영화 시리즈 중에서

매트릭스를 최고 수작으로 뽑고 싶으네요 ^^

그리고 미륵이라 참 어떻게 그런 생각을 ^^ 관심법도 나중에 ㅎㅎ

잘 읽었습니다 추천은 써비스 ㅎㅎ   
2006-09-0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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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1999, The Matrix)
제작사 : Silver Pictures, Warner Bros., Village Roadshow Pictures / 배급사 : 엠엔엠인터내셔널(주)
수입사 : 엠엔엠인터내셔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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