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진짜 제대로 된 멜로 영화를 봤다.

항상 다른 멜로 영화들이 달콤함을 중시했다면 연애참은 매우 현실적이고 솔직하다.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이건 아니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다.

연애와 결혼. 현실에서는 분명히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단순한 연애로 시작해서 복잡하게 만드는 연애 이야기.

현실도 영화와 같이 사랑을 하려면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나, 일부분의 희생이 따라야 한다.

제목에선 연애가 가볍다고 했지만 반어법이 아닐까 싶다.

상대가 백수든, 술집 여자든 미친듯이 사랑하는 이들을 보며 나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진다.

[줄거리]
백수나 다름없는 한 남자와 술집 여자의 지독한 사랑.
영화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갈비집에서 일하면서 용돈이나 타 쓰는 영운(김승우)에게 연아(장진영)가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비가 내리던 어느 날, "나 아저씨 꼬시러 왔어"라고 영운에게 속삭이던 연아. 영운은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으면서도 연아가 전하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혀 질기고 질긴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두 사람은 영운과 처지가 비슷한 백수 친구들, 그리고 연아의 직장 동료들과 어울리면서 모진 사랑을 즐긴다.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는 친구를 찾아가 밤새 술을 먹기도 하고, 연아의 또 다른 동료와 영운의 백수 친구를 연결해 주기도 하면서 둘은 그들만의 달콤한 시간을 누린다.
둘은 그들 앞에 놓인 운명을 아는 듯 모르는 듯 평범한 다른 사람들처럼 그냥 연애를 할 뿐이다.
연아는 영운이 곧 결혼할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영운은 연아의 직업에 개의치 않는다. 그러나 영화는 영운이 어머니의 협박으로 원하지 않는 결혼에 쫓기면서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그들을 조명한다. 쿨한 사랑으로 시작했던 연애는 더 이상 지탱되지 못한다. 영운을 향한 질투와 집착이 연아를 사로잡고, 연아에 대한 이질감과 연민이 영운을 괴롭힌다.
사랑의 본질이란 무거운 주제를 다룬 감독은 '파이란'의 시나리오 작가로 알려진 김해곤 감독이다.
그는 투박하고 거친 사랑을 다소 불편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그렸다. 매끈한 멜로를 집어던진 채 감정에 솔직히 매달리는 연아 역과 영운 역은 장진영과 김승우가 각각 열연했다. 간담회에서 둘은 "공감이 100% 가는 캐릭터는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그 어려운 사랑에 공감하는 연기를 선보인다. [이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