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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로 살고 싶은 소년의 뒤집기 한판!!! [피사월의 감상평] 천하장사 마돈나
bloodapril 2006-09-04 오후 7:44:48 977   [4]

"나는 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냥 살고 싶은 거야"

주인공인 오동구의 이 한 마디 외침은 성 전환을 통해 남성에서 여성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본래의 성별인 여성으로 살고 싶은 오동구의 절규이자 세상의 많은 사람들 중 성 정체성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성 소수자의 인권을 대변하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세상 사람들을 두 종류의 인간으로 나누라고 한다면 성별에 의해 남성과 여성으로 나눌 것이다.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성별, 과연 그들이 신의 선택을 무시하고 주위의 편견을 무릅쓰며 힘든 과정을 각오하고라도 성 전환을 할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들은 신이 선택한 남성을 바뀌기 위해 여성이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신의 선택을 바로잡기 위해 본연의 성인 여성으로 살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천하장사 마돈나>는 이러한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성 소수자의 이야기를 다소 대중적인 코드로 풀어낸 영화이다. 천하장사, 마돈나 무엇인가 제목부터 아이러니한 이 영화는 태어날때 가지고 있던 성별인 남성을 거부하고 자기 본연의 성별인 여성으로 살고 싶은 소년이 성 전환 수술을 마련하기 위해 씨름대회 1등을 목표로 삼고 씨름부에 들어가면서 겪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자칫하면 관객들로부터 거부감을 가지게 만드는 퀴어영화를 코믹과 드라마를 적절히 배합하여 대중적인 코드로 만듬으로써 그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와 그들이 겪는 일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친근감있게 접근하고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우리나라 사회에서 그들이 겪는 힘든 고난을 보여줌으로써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라도 부드럽게 하는 것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영화는 어떠한 관점에서 보면 참으로 무거운 영화이다. 아직까지는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한국사회에서 성 소수자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 자체가 무거운 소재의 영화지만 이러한 무거운 소재의 영화를 여성으로 살고 싶은 오동구를 관점으로 폭소를 불러일으키는 캐틱터들, 그리고 그 상황에 의한 코미디로 가벼우면서도 진지하게 성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대중적이고 친근감있는 접근으로 가볍게 풀어나간 것이 이 영화의 강점이라 할 수 있겠다. 

어찌 보면 오동구는 가족내에서 어머니를 대신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아버지는 강제 퇴직 노동자이고 어머니는 아버지와 이혼하여 놀이 공원에서 일을 하며 홀로 살아간다. 그러한 가족내에서 오동구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을 동시에 행하며 그러한 계급속에서 성 정체성에 혼란을 일으킨다.
 
남성과 여성...그 성 정체성의 혼란속에서 영화는 절묘한 균형을 유지한다. 씨름부 감독이 백윤식이 샅바의 뜻을 설명할때나 씨름에 소질 있는 오동구가 씨름을 하는 모습, 훈련을 하는 과정은 남성을...마돈나를 선망하며 립스틱을 바르고 일본어 선생님을 짝사랑하고 렉시의 애송이를 즐겨부르고 안무를 따라하는 모습에서는 여성을...영화는 내내 이러한 균형을 유지하며 객관적이고 따뜻한 시선에서 오동구를 바라본다.

성 소수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따뜻한 시선에서 바라봄으로서 그들의 생각을 조금 더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게 하는 것이다. 자지러지게 웃게 만드는 오동구와 그 주위의 캐릭터는 자칫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퀴어영화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며 객관적이고 균형적인 감각으로 발랄한 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대중적인 영화로 만든다.

하지만 오동구와 씨름부의 캐릭터가 갖는 영화 힘에 비해 오동구의 가족들이 갖고 있는 이야기는 다소 힘이 떨어진다. 아버지와 오동구의 상하계급적인 설정이 다소 억지스러우며 가족들의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힘 자체가 영화의 몰입도를 떨어지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오동구의 씨름부이야기와 오동구의 가족이야기가 서로 융화되어 플러스 효과를 내지 못하고 서로 겉도는 느낌을 준다는 얘기다. 오동구의 씨름부이야기 따로 오동구의 가족이야기 따로, 이렇게 서로 다른 영화로 느껴지는 이질감이 영화의 몰입도를 떨어뜨린다는 말이다. 이렇게 되면 자칫 영화 전체에서 부족한 면이 느껴져 난잡한 영화가 될 수 있지만 두 감독은 이러한 두 이야기를 영화 후반에 서로 융화되게 만듬으로써 약간의 균형감각을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영화는 퀴어영화답지 않게 상당히 발랄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영화 속 캐릭터가 분명하고 코믹하며 그 캐릭터들이 오동구를 만나 영화에 힘을 갖게 하는 것이다.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소년을 연기한 신인 연기자 류덕환과 코믹한 캐릭터들을 연기가 배우들과 씨름부 감독을 연기한 백윤식의 연기는 빛을 발하며 영화 전체에 힘을 불어넣는다.

상당히 독특한 영화이고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대중영화이지만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가 담겨있음에는 틀림이 없는 이 작품, 발랄한 에너지와 대중적인 코드로 감동적이고 코믹한 영화로 풀어낸 완전히 반대되는 느낌의 단어가 만나 아이러니하게도 시너지 효과를 낸 <천하장사 마돈나>...

그냥 살고 싶은 오동구의 성 정체성의 혼란과 편견의 뒤집기 한 판, 성 소수자에 대해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관객들의 생각을 뒤집기 한 판으로 엎어버리는 무궁무진한 매력이 담겨있는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여러분들은 천하장사가 되고 싶은가? 마돈나가 되고 싶은가?
이 영화의 해답은 천하장사도 마돈나도 아닌...

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냥 살고 싶은 오동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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