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이 차례차례 사람들을 찌를때
사람들은 발버둥 치지 않는다.
지금 당장의 칼의 찔림에, 고통에, 죽음에
감정을 부여하지 않고,
자신이 죽음으로 인해,
죽지 않았을 경우에 자신이 해야할, 했어야할,
그 많은 것들을 생각한다.
'안타깝다.'
그것이 지금당장 칼에 찔려 철철 흘러내리는 피고인 상처보다도
더 먼저인 것 이다.
' 지금 죽으면 안되는데'
이영화의 최대의 악인인 두목이 죽을때 하는말이다.
두목은 목숨을 구걸하지도, 반대로 역공을 하지도, 욕을하지도 않는다.
다만 아쉬움의 감정의 복받침이,
저 한마디로 간결하게 터져오른 채 그는 죽음을 맞이하는 것 이다.
두목을 죽이는데, 마치 관문처럼 여러 부하들을 맞닥들이고,
싸워 이기고 올라거서 최후의 대결을 벌여야하는게 아니다.
단지 두목을 찾아가서,
총을 한방 쏘면 된다.
절대 간단하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하는것을, 영화는 간단하게 보여준다.
반면 간단할것만 같은 일상적임을 영화는 길게 끈다.
우리가 놓치는것,
우리가 꼭 해야하는것은
액션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장렬한 그무엇인가가 아닌
단순하고 평범한 일상이다.
신하균이 죽는다.
하지만 웃는다.
그가 원했던것은 투우지만,
좀더 정직히 말하자면
그는 수많은사람이 가득찬 스타디움 앞에서의 투우가 아닌,
'그녀' 앞에서의 투우를 원했었다.
' 그녀 앞에서 칼싸움을 이기고 싶었는데,'
하지만 그는 아쉬워 하지 않는다. 슬퍼하지도 않는다.
그는 이미 그녀를 만났고, 그녀에게 투우를 보여주었다.
그는 웃는다.
그것이 죽음을 앞둔 마지막 시간이라고 해도,
모든이들이 그를향해 울음짓고, 통곡을 해도
그는 그저 웃는다.
그저 웃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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