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우....
사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책을 미리 읽어보지는 않았다. 사형수와 자살시도자의 얘기라는 것이 슬프기보다는 너무 우울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내가 영화 "우행시"를 집중하게 된건 두 배우였다. 모 사이트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커플"에 뽑혔을정도로 왠지 잘 어울리는 배우였기에 내용이전에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그 두 배우중에 더욱 기대가 되었던 배우는 이나영이었다. "네멋대로 해라" "아일랜드" "아는 여자"에서 보통의 여배우들과는 다른 독특한 스타일의 연기때문에 항상 관심이 생겼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본 후 두배우에 대한 평가는 달라졌다.
기대를 했던 이나영씨의 연기는 이전에 관심이 생겼던 그 시기에서 머물러있었다. 독특한지만 변하지 않은 연기에, 이전에 보았던 드라마속의 주인공인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작 기대를 하지 않았던, 지금까지 뻔하디 뻔한 배역만 맡아 그럭저럭의 연기를 해왔던 강동원씨를 재발견하게 되었다. 시사회에 무대인사를 와서 그가 "윤수"에만 집중하려 했다던 그말이 진심이었던 모양인가보다. 죽고싶어했던 윤수와 살고싶어했던 윤수를 너무나 잘표현한것 같다.
비열한 거리가 조인성의 재발견 이었다면 감히 이 영화를 강동원이 재발견된 영화라 칭하고 싶다.
+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들은
유리에 비친 두 주인공의 얼굴이다.
이 샷은 자주자주 비친다.
함께 하고 싶지만 함께 할 수 없었던 주인공이 유리속에서
함께하고 있는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2. 영화....
영화는 압도적인 시작으로 시작된다. 윤수의 살인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윤수의 숨소리, 세구의 시체 그리고 붉은 피.
그렇게 초반이 강했던 탓인지 초반이후의 중반은 약간 지루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지루함이 짜증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윤수와 유정의 이야기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두 주인공의 상처는 이미 다른 영화에서 많이 나왔던 강간, 가난 그리고 그로 인한 분노와 같은 그런 뻔한 상처다. (현실에서는 뻔해질 수 없는 상처지만 말이다) 하지만 내가 집중했던 상처는 윤수의 희생과 이룰 수 없었던 소망이다.
동생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온 그... 동생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았지만 정작 동생은 지키지 못한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한 수술을 위해 살인을 하게 된 그... 하지만 지키고 싶었던 그 사랑은 정작 사랑이 아니었다.
평생 죽지 못해 살았던 그가 처음으로 살고 싶었던 마음... 그 소망까지도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나는 펑펑 울고 말았다. 영화의 명대사들과 명장면들은 후반에 집중되어있는것 같다. 그 중 가장 인상깊은 대사는
"살려주세요.무서워요
애국가를 불렀는데도 무서워요"
이 대사는 이 영화를 다 본사람만이 진정이해할것이다. 이 대사가 왜 그렇게 슬펐는지를 말하기보다는 영화를 보기를 권한다.
3. 아쉬운 점...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이라 칭하고 싶은 부분은 예고편에서 나왔던 유정이 아이들과 노는 장면이다. 영화에서 아이들의 얘기가 나왔을때 마지막 장면에 그 장면이 나오길 기대했었다. 그런데 막상 영화에서는 시간상의 문제 였는지 나오지 않았다.
유정이 아픔을 딛고 아이들과 함께 노는 해맑은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영화의 마지막이 더욱 슬프고 감동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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