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극장에 가서 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워낙에 공포 어드벤쳐 게임으로 유명하니까 또 그 게임을 바탕으로 각색과 수정을 거쳐 만들었다는 이 사일런트 힐. 개봉소식도 알았었고 또 재미없다는 둥, 혹은 어렵다는 둥의 소리를 익히 듣고 있었다.
지금 남은 것은 후회 뿐이다. 왜 나는 극장에 가서 이 영화를 볼 생각조차도 못하고 시간을 보냈느냐 하는 점.
솔직히 영화의 시간이 내용의 짜임에 비해서 길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이 약간은 지루하다 싶은 느낌을 줄 수도 있고 그렇지만 다 보고 나서 내 심장 박동이 이렇게 열심히 뛰는 걸 느끼기는 요 근래 들어서 몇 없던 발견일 뿐이다.
그래픽 뛰어나고 정말 디테일한 표현이 느껴지지만 물론 눈으로 보기에도 확연히 좀 구린데 싶은 구석이 있기는 있다. 그렇지만 그런 작은 점으로 인해서 이 영화를 감상하는데 문제가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보면서 세련되고 멋지고 엄청난 표현이 정말 잘 되었다는 생각을 했으면 했지 저 장면은 좀 아닌데 하는 마음으로 꼬집을 만한 구석이 내 눈과 마음에는 띄질 않는다.
누가 이 영화를 재미없다고 했는가?! 그리고 왜 이 영화가 어렵고 이해가 안간다고 하는 걸까? 보는 즉즉 또 집중하는 만큼 결국은 주인공이 우리가 늘 궁금해 하고 있던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까지 자세하게 해 주는데 말이다. 내가 볼 때는 솔직히 저승이니 지옥이니 이런 구체적으로 확정지어져 있는 의미를 꼭 알아야만이 이 영화를 이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의 장면 장면 속에 그 이 영화가 어떤 상황이라는 것이 분명 두 눈에 정확하게 명시되고 있으니 말이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지만 각자 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것도 알 수 있었고 불쌍한 병상위의 그녀에게서 나온 어두운 면이 상세한 설명을 덧붙여 준다.
도대체 뭐가 이해가 안된단 말인가?
꼭 무슨 세계고 지금 무슨 세계고 정해서 말하지 않아도 사실 우리가 영화를 보는 내내 느끼는것은 그들이 분명 같은 공간 속인데도 각자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 결국 산자, 죽은자의 세계가 나눠져 있다는 점. 충분히 알 수 있다. 마지막 장면까지도 그렇게 딱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바로 주인공의 희생이 있었기에...
쉽게 생각하면 왜 원한을 가진 복수귀의 얘기라고 하면 될까? 저승에 존재하면서 원한의 복수에 집념을 가졌기에 지옥도 오가는 것이고 그 복수를 위해 현실의 사람을 불러오게 된 것이고. 사실 내용은 전래 이야기 같은 것. 소복입은 귀신의 제 대신 제 원한을 풀어주세요 내용이랑 그다지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위에서도 말했지만 다 보고 나서 왜 이렇게 영화가 굉장하게 느껴지는지는!! 시종일관 온 몸의 집중력을 영화로만 쏠릴 수 있도록 힘을 준 음악과 영상의 힘이 있겠다. 솔직히 이 영화는 무섭다는 생각은 없이 봤다. 그런데 분명 소름은 돋았다. 굉장히 뭔가 훌륭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굉장히 음악이 좋았다.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또한 슬픈 영화이다. 주인공들이 대체 뭔 죄여... 미치광이들이 정말 미치광이로 여겨질 뿐이었다.
경보음이 울리고 어둠과 잿빛 세상이 교차되는 그 순간 순간들이 정말 굉장히 좋았고 엄마인 로즈와 아빠인 크리스가 그 사물함들 앞에서 교차되는 순간도 정말 너무 좋았다. 물론 바탕에 깔리는 음악과 함께...
아빠역할의 크리스로 분한 숀빈은 꽤 여러 영화에서 만났던 배우라 익숙했지만 솔직히 다른 배우들은 잘 몰랐고 샤론/알리사의 1인 2역을 했던 그 아역배우가 인상깊었다. 캐스팅이 굉장히 잘 되었다고 생각할 만큼 그 역에 딱 어울리는 인상이었다. 목소리도 눈빛도...
다시 한번 극장에 가서 보지 못한게 너무나 아쉽다. 이런 영상을 이런 음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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