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군 시절 휴가를 나와서 친구와 함께 강변 CGV에서 조조로 봤다.
중학교 때 '천장지구2'를 보고 곽부성이 좋아서 곽부성 영화는 죄다 빌려보던 나는 어느샌가 홍콩 영화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군대라는 환경은 티비에서 해주는 어떤 영화의 예고편도 나는 설레게 만드는 재주를 가지고 있더라.
경찰과 마피아가 서로 스파이를 잠입시켰다는 신선한 설정은 나는 설레이게 만들었고, 때마침 휴가를 나와 친구와 함께 극장에 가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친구와 나는 잠시 말을 하지 않았다.
너무 재밌어서, 좀 더 영화에 대한 감흥을 느끼고 싶어서 였을 것이다.
이 영화는 여지껏 본 홍콩 영화 중 감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고, 극장에서 본 여느 헐리웃 영화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이 영화를 잊지 못해 DVD를 샀고, 제대하고 나서는 2, 3편도 구입 했다.
이 무간도 트릴로지는 아마 최고의 트릴로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반지의 제왕이나 매트릭스의 경우, (워낙 방대한 이야기라 그럴테지만) 각 편의 끝에 확실한 결말이 나질 않는다.
그에 비해 무간도 시리즈는 1편 하나만 떼어놓고 봐도 결말이 확실하다.
시간상 1편의 전 이야기인 2편은 유덕화, 양조위 같은 스타가 없어도 1편의 배경을 확실히 보여준다. 어떻게 둘이 스파이가 되었는지, 황국장은 침강을 왜 그리 잡으려 하는지..
1편을 본 사람에겐 2편은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시간상의 마지막 이야기이자 결말을 보여주는 3편.
양조위 대신 여명을 투입한 3편의 스토리는 좀 억지스러운 면이 있지만, 무간도 시리즈의 비장한 분위기를 잘 이어간다.
8.90 년대 총알 무제한의 쌍권총을 갈겨대며 코트를 휘날리던 홍콩느와르는 이제 탄탄한 스토리와 분위기로 죽지 않았음을, 오히려 발전했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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