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보기에는 부족함 하나 없는 완전한 조건을 갖춘 삶을 사는 한 여자가 있다..
그녀..세번째 자살실패 후, 고모인 모니카 수녀의 부탁으로 한 남자를 만난다.
최고수(사형수)를 나타내는 가슴의 빨간 수감번호 명찰을 단 이 남자.
서로 정반대의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죽을만큼 불행하다고 느끼는 닮은 상처를 가진 두 사람..
소통하면서 많은 것을 나누고, 서로를 치료하는데..
공지영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이 영화..
..개인적으로 '몽실언니'라는 작가의 작품을 읽은 후, 완전히 그 작가의 작품을 읽지 않았기에-사실은 거의 책을 읽지 않았지만- 원작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 영화를 보고 원작소설을 읽고 싶어진다.
-이미 베스트셀러 라지만, 이 영화가 흥행한다면 추가적으로 작품이 더 팔리지 않을까..
간단히 말해서 영화의 스토리와 내적 구성으로 유추한 작품의 완성도는 상당히 만족스러울듯..
이 영화는 어느 정도의 흥행은 보장받을 수 있으리라..
우선 이나영과 강동원..
그 둘을 세워놓는 것만으로 그림이 된다.
결정적으로 이 영화의 내적 구성은 프로작가의 탄탄한 작품을 가져다 쓰기에..재미없게 본 사람일지라도 악평을 달기는 힘들다.
원작을 차용한 영화의 대사는 왠만한 카피문구보다 강렬하다.
-예를들면, '남들보기엔 먼지만한 가시 같아도 그게 내 상처일때는 우주보다 더 아픈거니까..'라거나, 영화의 상황 속에서 비수와도 같이 파고드는 대사의 향연이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높은 점수 주고싶지 않은 작품..
가장 간단한 이유는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아니 더 간단히 말해서 이 영화의 색깔은 너무 어둡다 !
두시간 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이 아주 천천히 흘러간다.
영화 중간에 유머를 자아낼 장면들도 몇가지 삽입되었지만, 어두운 스토리의 영화를 어둡게 연출했기에, 그렇게 잘 살지는 못한 것 같다.
비참한 윤수의 어린시절.
사형을 앞둔 윤수가 유정을 보고싶어한 이유인 애국가..
어린시절 당한 엄청난 일과, 그보다 더 잔혹한 엄마의 위선에 가슴이 헐어버린 유정의 상처..
..사실 설정 여러군데에서 신파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지만, 공지영의 처녀작 시절의 날카로움이 뼈있는 대사에서 묻어나기에 반가웠다.
하지만, 극의 흐름에서 약간의 부자연스러움..
정윤수로 분한 강동원의 약간은 아쉬운 내면연기..
죽음을 기대하는 여자..죽음을 기다리는 남자..
자신의 삶에 대한 애정을 잃었기에, 살아있어도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이들의 삶..
자신의 삶을 사랑하므로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힘은 결국은 '용서'와 '화해'라는 보편적이고 따뜻한 메세지를 전달하려고 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너무 어둡다. 철저한 비극이다.
영화에서 깊은 내면연기로 소화해야 되는 장면 속에서 주연배우와 감독의 연출..모두가 아쉬워..
다만, 이 영화의 엔딩은 강하다..
..영화 시작부터 그렇게 뿌려진 먼지만한 가시들이
..마지막 엔딩에서는 무서운 파괴력으로 다가온다.
특히 마지막 5분은 독하다 !
대단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 여자들은 거의 다 전멸..모두가 토끼눈이 되어서 시사회를 나가더라..
만약 여친을 울리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관람을 권장한다.
-이 영화를 보고 '뭐가 슬퍼 !'라고 말씀하시는 독한'年'을 여친으로 두고 계시다면, 향후 정서적으로 윤택한 삶을 위해서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시길..
여성분들은..자신의 이미지 관리차원에서라도 한두방울 울어 주시는 것이 나쁘지 않을터..
또한 잔잔함 보다는 강한 최루탄을 원하시는 분들 기호에 맞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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