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인간의 정신력을 마비시키며 강한 중독성으로 몰아넣는 다양한 것들이 곳곳에서 유혹의 손길을 내민다. 술 담배는 기본이고 육체와 정신 건강을 황폐하게 만드는 향정신성 의약품등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누가 뭐래도 중독성이 지독히 강한것은 아마도 사랑 다음으로 도박이 으뜸 아닐까?요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도박은 사행성 횟집 바다 이야기를 필두로 동네 구석진 곳.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우리 일상의 깊은 곳까지 파고 들어 있다. 그것은 우리뿐만이 아니라 선진국을 비롯해 수많은 국가들이 골치를 썩고 그로인해 파급되는 사회문제는 꼭! 풀어가야할 과제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분명히 도박은 중독성이 강하다는 사실과 결코 해선 안된다는 모범답안을 인지하고 있지만 알면서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빠져들고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온전한 몸으로 다시 일상에 복귀하기는 좀처럼 힘들다.
한때 홍콩 느와르 영화의 전성기 시절 흔하게 접할수있었던 소재가 바로 도박에 관한 작품들이며 주윤발.유덕화.주성치의 쌍권총 보다 멋지게 보였던 그들의 카드 기술은 경이에 가까운 환상 그 자체였다. 과거 허영만 원작의 48 + 1이란 제목의 화투.섯다를 소재로한 작품이 있었지만 밋밋한 스토리와 영상은 전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타짜는 원작을 조금 탈피해 세련된 영상과 승부사들의 개성을 부각시키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선사한다. 스피드하고 완벽에 가까운 스토리는 전혀 지루함을 느낄 여유의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으며 관객을 몰입하게 만드는 힘까지 지녔다. 승부사들의 기술이 화려하거나 완벽한 반전은 없지만 개성강한 배우들의 알짜배기 연기와 최동훈 감독의 연출력은 필히 눈여겨볼 가치가 있으며 범재의 재구성이 1루타를 쳤다면 타짜는 장외 홈런에 가까운 능력을 보여줬다.
도박으로 인해 변해가는 순수했던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그로인해 파급되는 먹이 사슬 고리에서 최고가 되려는 승부사들의 거침없는 두뇌싸움 ~~ 감히 말하건데 원작을 초월하는 재미와 요즘 입소문이 좋은 라디오 스타에 대적할만한 작품은 오직 "따짜" 뿐이다. 감독과 원작자의 까메오 출연도 놓치기 아쉬운 장면이며 이젠 세월의 흔적을 훌쩍 느낄수 있었던 작가 허영만님께 박수를 보내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