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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 이별에 대한 작은 지침서 봄날은 간다
flyphk 2001-10-06 오전 5:10:42 1600   [2]
이별에 대한 작은 기다림 - 봄날은 간다

지금 그녀의 어깨위에 그의 두팔이 살며시 않아있고 지금 나의 마음속에서는 그녀에 대한 아픈 가슴만이 멍들어 온다. 지금 내가 이 길 위에서서 돌아가야 하는 곳은 어디인가?

자연의 음성은 어떤 목소리를 지니고 있을까? 매년 우리들은 가까운 듯 가까운 듯 내 피부곁에 와 닿아 있는데도 사뭇 그 느낌만은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또다시 계절은 돌고돌아 내 눈앞에 새로운 모양새를 지니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늘 그렇게 느끼지도 못했던 자연의 대상이 어느 순간 딱 멎어 나를 멀리하고 들리지조차 않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봄날은 간다 – [꽃이 피면 같이 울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 봄날은 간다] 오직 당신만을 생각하는 한 사람이 있다 비록 지금은 내게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해도 언제까지나 나에게 생명의 입김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그런데 오직 나의 귓가에만 들리던 이 소리들이 다른 사람의 귓가에도 들리기 시작한다면 어떨까? 만일 자연이었더라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아마도 그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와 일맥상통하게 [봄날은 간다]는 수세기가 흘러가도 영원 불멸의 법칙을 지니고 있는 자연에 사람의 감정이입을 시켜 마치 사람의 가변과 자연의 불변의 조화를 의미있게 다룬 작품이다. 즉 자연의 그 느낌을 사람의 감정이입에 대비시켜 절묘한 조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면 자연의 이치에 마치 반역이라도 하는 것처럼 반대 의사를 표하는 것이 바로 사람의 인생 자체를 매김하는 것처럼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이 모두 상징적인 것이 되어 보여주는 것만은 아니다.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아주 가벼운 터치로 그려내는가 하면 우리가 무심코 한번 듣고 넘겼던 일들을 다시금 한번 생각할 수 있게끔 만들어 놨다. 마치 한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각 장면 장면들과 어우러져 자연의 깊은 내음들 게다가 각 주연배우들의 한층 성숙된 돋보이는 연기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또한 대사들을 살펴보면 문장 자체가 길지 않고 뚝뚝 끊어지는 걸 느낄 수 있는데 이 짧디 짧은 단어를 들었을 때는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옅은 미소를 짙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짧은 외마디의 말들이 끝난뒤의 다음 장면과의 인접되는 대사들은 사뭇 웃음 대신 슬픔이 또 미소대신 눈물이 아른 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결국 이 짧막짧막한 단어들은 가볍지만은 않은 길고 깊은 여운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그 예로 극중 은수의 입에서 나온 ‘헤어져’라고 짧게 내뱉은 말이나 이에 질새라 상우의 받아치는 말 ‘내가 잘할게’,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라는 말들을 뒤집어 생각해 보면 느낄 수 있다.

결국 변하지 않는 건 지금 이 두 팔을 감싸쥐고 나를 애워싸 포근히 감싸주는 자연의 소리들… 자연이 내게 들려주는 그윽한 숨소리들 뿐인 것이다.

누구나 태어나서 한번쯤 사랑을 한다. 그리고 사랑에 대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퍼부어 놓는다. 그리고 사랑에 마치 미친 사람인양 열병을 앓는다. 그리고는 소리소문없이 침묵만이 둘 사이에 서서히 그늘지어 간다. 그러면서 다시금 시간에 대한 싸움을 하고 결국엔 돌아서는게 사랑과 이별에 대한 짧막한 공식이다. 마치 사랑과 이별은 서로 떼어낼 수 없는 공생관계인 것처럼 말이다. 사랑과 이별 이 흔하디 흔한 주제를 가지고 아주 깔끔하고 부드럽게 때로는 간간히 웃음을 전달해주는 영화가 바로 이 [봄날은 간다]이다.

지금 그녀의 어깨위에 그의 두팔이 살며시 않아있고 지금 나의 마음속에서는 그녀에 대한 아픈 가슴만이 멍들어 온다. 지금 내가 이 길 위에서서 돌아가야 하는 곳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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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3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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