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여울]<킬러들의 수다> 인간적 킬러 VS 고독한 킬러 킬러들의 수다
white174 2001-10-07 오전 11:32:12 684   [1]
<킬러들의 수다> 인간적 킬러 VS 고독한 킬러

잘 생긴 킬러들의 웃기는 킬러 되기

우리는 종종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얽히고 설힌 인간 관계 속에서 서로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리고 그 당시엔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어
"그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 보았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는 킬러를 고용하여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경우가 많다.
그 경우가 개인적인 감정 때문이든 사업상 제거되어야 할 대상이었든...
킬러는 대가를 받고 의뢰된 상대를 소리소문 없이 제거한다.
뤽 베송 감독의 <레옹>에서 우리는 일급 살인 청부업자로 나오는
고독한 킬러 "장 르노"의 열연을 보았다.

짧은 머리에 둥글고 검은 안경을 쓴 "장 르노"는 우유를 즐겨 마시며
작은 화초를 아끼고 12살 소녀 마틸다와 사랑을 나누는 인간적 면모를
보이기도 하지만 살인 청부업을 "Cleaning" 이라 칭하며 심각하고 고독한
자신의 세계 속에서 레옹은 "Cleaner" 로서만 존재함을 내비친다.

그러나 영화 속 킬러의 세계는 <레옹>처럼 진지하고 냉혹하지만은 않다.
장진 감독의 <킬러들의 수다>에 네 명의 한국인 킬러는 너무나 인간적이고
코믹하다.

네 명으로 조직된 상연, 재영, 정우, 하연은 각자 맡은 분야에 충실하며
의뢰인이 부탁한 장소, 날짜, 시간에 맞춰 피의자의 머리에 총을 겨눈다.
상연(신현준)은 팀 내 맏형으로 의뢰인과의 상담을 통해 모든 사건의
총지휘를 맡은 리더이다. 팀원들에게 냉철한 일 처리를 요구하지만
그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기에 때론 많이 흔들린다.

백발백중 명사수 재영(정재영)은 팀 내에 없어서는 안 되는 저격수이다.
심각한 상황에서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 웃음이 묻어난다.
4명의 배우 중 가장 얼굴이 안 알려진 배우이지만 목표물을 조준하는
날카로운 눈매에서 관객들은 그의 이름 석자에 주목할 수 있었다.

정우(신하균)은 폭탄 전문 킬러이다.
"거기 폭약 설치한 사람인데요. 아직 안 터졌어요"라고 능청스레 던지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유머러스하고 바람기가 다분한 인간적인 킬러이다.

하연(원빈)은 상연의 친동생으로 컴퓨터를 능수 능란하게 다룬다.
형들과 같이 총을 다루는 진정한 킬러가 되길 간절히 바라는 순수하고
여린 막내킬러이다.

잔인하고 냉철할 것만 같은 전문킬러들이 장진감독의 펜대에 따라
그의 코미디 철학에 의해 웃음을 만들어 낸다.
초호화 캐스팅과 장진 감독의 만남으로 일찌기 화제가 되었던
<킬러들의 수다>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멋지게 폼잡던 잘 생긴
배우들을 작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웃기기 위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들 네 명의 킬러를 쫓던 개성 강한 검사(정진영)에게서 레옹을 쫓던
스탠반장(게리 올드만)의 광적인 카리스마가 , 상연을 잡기 위해
열심히 뛰던 그에게서 터미네이터를 쫓던 T-1000(로버트 패트릭)이
떠오르는 것은 정진영의 범상치 않은 연기력 덕분인 것 같다.

레옹다운 고독하고 신비스런 킬러를 기대하셨던 분이시라면
실망스런 부분이 있을 듯하다.
다소 과장된 웃음 연출이 보이기도 하였지만 장진 스타일의 개그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기막힌 사내들>, <간철리철진> 이후 그의
연출력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판단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상황을 재연하며 각기 다르게 움직이는 분할된 화면 안에서 인물들을
섬세하게 묘사한 기법과 하연이 나레이션으로 영화를 이끄는 부분이
인상적인 장진의 장편 3번째 작품..<킬러들의 수다>

 네 명의 개성 강하고 코믹한 킬러를 등장시켜 어쩌면 킬러가 필요한
삭막한 세상을 우화적으로 그린 이 작품은 웃음 속에 칼이 있음을 ...
뼈가 있음을 코미디를 통해 보여주었다.

영화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관객의 뒷모습에서 그들이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자신이 죽이고 싶어했던 이름 석자를 훌훌 털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

(총 0명 참여)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3927 [아메리칸 ..] 그 영화를 보면서 (1) ju4000 01.10.08 1215 10
3926 [봄날은 간다] 사랑... 변질되다? (1) stonenut 01.10.08 1369 3
3925 [킬러들의 ..] 개인차가 느껴지는군요 (1) sjy210 01.10.08 920 8
3924 [조폭 마누라] 조폭 영화의 완결편 <조폭 마누라★★> (1) haeoragi 01.10.08 909 2
3923 [아메리칸 ..] 빗나간 상혼에 물든 할리우드 비틀기 <아메리칸 스윗 하트 ★★☆> haeoragi 01.10.08 909 3
3922 [못다한 2..] 설익은 사랑 <못다한 27번의 키스★★★> haeoragi 01.10.08 899 2
3921 [마리포사] 아이 눈에 비친 격동의 사회 <마리포사 ★★★> (1) haeoragi 01.10.08 1379 2
3920 [다운 투 ..] 부활한 코미디언의 선행 <다운 투 어스★★> (1) haeoragi 01.10.08 1514 5
3919 [봄날은 간다] 빛처럼 와 바람처럼 간 사랑 <봄날은 간다★★★★> (1) haeoragi 01.10.08 1354 2
3918 [못다한 2..] 못다한 27번의 키스 cutebear 01.10.07 761 0
3917 [나비] 나비...기억이란 dkfmzm 01.10.07 817 2
3915 [봄날은 간다] 이사오 사사키의 음악이 너무 좋아여!(퍼온글) (1) janetkim27 01.10.07 1309 1
3912 [킬러들의 ..] [킬러들의 수다]를 보고 (1) han3984 01.10.07 815 0
3911 [나비] [나비]를 보고 (1) han3984 01.10.07 790 0
3910 [조폭 마누라] [조폭마누라]를 보고 han3984 01.10.07 689 1
3909 [봄날은 간다] 사랑이 변하니? han3984 01.10.07 1306 2
3908 [킬러들의 ..] [감자♡] <킬러들의수다> 우리 킬러다 (2) zlemans 01.10.07 726 3
[킬러들의 ..]    Re: [감자♡] <킬러들의수다> 우리 킬러다 (2) ksh4851 01.10.07 646 0
3905 [봄날은 간다] [sia..] 봄날은 간다 jebbas 01.10.07 1476 7
현재 [킬러들의 ..] [여울]<킬러들의 수다> 인간적 킬러 VS 고독한 킬러 white174 01.10.07 684 1
3903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한번더 보고 나는 눈물을 흘렸다.. inocent1 01.10.07 1487 3
3902 [킬러들의 ..] 시사회후기.. " I never miss you " icmoon 01.10.07 941 9
3901 [조폭 마누라] 코믹 액션(?) 물~~~배 잡고 웃자~~ jin0go 01.10.07 773 2
3900 [조폭 마누라] 내가궁금한건... (2) sosymin 01.10.07 855 6
3899 [나비] (영화사랑)나비★★★★ (1) lpryh 01.10.06 866 0
3898 [청혼] 허무하고 지루한 스토리 kaesangmr 01.10.06 871 2
3897 [아멜리에] 아멜리에.....그녀의 따뜻하고 엽기적인 행각으로 (1) kaesangmr 01.10.06 1077 1
3896 [댓 씽 유..] 와우~~~~wow예감이 괴아나.. mdred157 01.10.06 1256 0
3895 [프린세스 ..] 뻔하디 뻔한 영화라구여??? (1) golpanji 01.10.06 1148 3
3894 [물랑 루즈] <호>[물랑루즈] 비극 과 코믹의 조화.. ysee 01.10.06 1998 14
[물랑 루즈]    Re: <호>[물랑루즈] 비극 과 코믹의 조화.. rodos777 01.10.07 1394 0
[물랑 루즈]       쯔쯔... aeeeer 01.11.27 837 0

이전으로이전으로2581 | 2582 | 2583 | 2584 | 2585 | 2586 | 2587 | 2588 | 2589 | 2590 | 2591 | 2592 | 2593 | 2594 | 2595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