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란>을 만들었던 송해성 감독의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개봉했다. 이 영화는 감독뿐만 아니라 주연 강동원, 이나영 역시 상당히 주목 받고 있는 작품이다.
송해성 감독의 이전 작품 <역도산>이 흥행면에서는 실망스러움을 주었기에, 새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과연 어느 정도의 퀄리티를 갖춘 작품으로 찾아왔을가 심히 궁금하였다. 우선 한가지 확실한 것은 새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철저하게 스타중심에 맞춘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는 충실한 원작 소설이 존재하는 영화이다. 이미 많은 독자들에게 충분히 공감을 얻은 공지영 작가의 베스트 셀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그 원작이다. 따라서 영화 시나리오는 탄탄한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단지 탄탄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어떻게 영화를 만들어 갈 것인지 그 방향이 이 영화의 성공과 실패를 좌지우지 한다는 이야기도 될 것이다. 그런면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상당히 산파적인 내용을 철저하게 두 스타의 이미지에 맞추어 관객들 입맛에 맞게 만들어놓은 상업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이 영화는 송해성 감독의 이전 멜로 영화 <파이란>과는 그 방향부터 틀린 작품이란 말과도 일맥상통할 것이다.
송해성 감독이 기자 시사회 간담회에서 이야기 했듯이, 이 영화는 멜로보다 가족적인 휴머니즘에 그 촛점을 맞추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가 휴머니즘적 요소를 가지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관습적인 인물들을 살아있는 입체 캐릭터로 만들어낸 감독의 공로가 가장 지대했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주인공들의 처지는 통속적인 소설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인물들이다. 부유하면서 어느 하나 부족한게 없는 여자 유정(이나영)은 겉보기와는 달리 아픈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이런 유정이 사형수인 윤수(강동원)을 만나면서 서로 마음을 열고 상처를 치료해가는 것이 영화의 가장 큰 주제이자 감동적인 코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통속적인 소재이자 인물들이지만 두 스타의 캐릭터에 꼭 들어맞는듯한 인물 설정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대단한 흡인력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 엔딩장면은 상당히 통속적이지만 관객들의 눈물샘을 쏘옥 붙들만큼 인상적인 장면중에 하나이다. 이렇게 산파적인 최루성 이야기 코드를 가지고 있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두 주연배우들의 꼭꼭 들어맞는 연기로 인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은 확실하게 전달해 주는 작품이라고 평가 할 수 있다.
다만 <파이란>의 이미지가 강한 송해성 감독이 만든 작품치고는 너무 상업적이고 통속적인 내용, 그리고 극적 전개라는 것이 불만이라면 불만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작품에서 뭔가 특별한 멜로를 기대했던 관객들이라면 적지않게 실망할 수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전해주는 감성코드는 상당히 잘 살아나 있다. <역도산>의 생각지 못한 흥행 실패 이후, 송행성 감독은 느꼈던 것 들이 많았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은 톱스타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장점을 최대한 영화를 통해 확실히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기때문이다. 바로 이러한점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서 통속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몰입하게 하는 효과를 함께 주고 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정의하자면 두 톱스타의 이미지 극대화를 통한 노련한 감정 전달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러한 노력은 결국 영화 흥행적인면에서는 상당한 이점이 될 것 같다. 다만 이전 작품과 비교했을때 상업적인 내용은 상당히 강화되었지만, 영화 작품적 가치는 통속적인 멜로 영화나 휴머니즘 영화의 범주를 넘어서지 못했다고 평가해야 할 것 같다.
두 톱스타를 좋아하고, 휴머니즘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상당히 만족할만한 작품이 될 것이다. 다만 <파이란> 같은 감동을 기대하는 관객들이라면 분명 실망하는 작품이 될 것이다.
*볼만한 영화임에는 틀림 없다. 송해성 감독이 <파이란>을 먼저 만들지 않았다면 이 영화도 무조건 좋은 평가를받았을거라 생각한다. 결국 이 영화의 가장 큰 적은 이전 작품 <파이란>과의 비교라고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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