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와 로버트 제미키스라는 이름이 흥미를 끌어서 보게 된 영화 몬스터 하우스.
다분히 나 개인의 생각이지만 3D 애니메이션에서 인간의 모습은 어딘지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받는다. 마치 토이스토리에서 주인공인 장난감들보다 조금씩 등장하는 인간의 모습이 더 부자
연스럽고 인공적인 느낌을 주었기 때문에 픽사의 애니메이션들이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보다는 장난감이나 동물, 슈퍼히어로, 자동차 등 공상의 세계의 인물들을 창조하고 이야기
를 만들어 내 온 것이 그런 이유에서 였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이 영화는 주인공을 인간으로 내세워 기존 픽사 애니메이션에서 느껴 왔었던 3D 애니메
이션에 대한 이미지를 완전히 불식시키려는 의도를 느끼게 한다.
인간이지만 상상력이 풍부한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괴기스러운 분위기와 사연을 간직한 몬스터
하우스를 배경으로 다양한 소년, 소녀들의 눈을 통하 코믹 괴기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낸다.
사람이나 사물을 집어삼키는 비밀스러운 집, 그 집에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점점 그집에 빠져들
며 모험을 자초하는 소년들의 모습에서 과거 스티븐 스필버그가 구니스에서 보여줬던 모험심이
가득한 소년들의 이미지를 몬스터 하우스의 주인공들에게 투영하여 21세기의 어른,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독특한 느낌의 3D 애니메이션을 한편 완성한 듯한 느낌이다.
폴라 익스프레스로 자신만의 애니메이션 세계를 구축한 로버트 제미키스가 배우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인물들의 개성있는 모습으로 어른과 아이 모두가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과연 이 영화가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느냐 하는 건 의문스럽다.
3D로 표현된 조금은 부자연 스러운 느낌의 인물들, 아주 괴기스럽지도 아주 코믹스럽지도 않은
절반의 공포와 재미, 독특하지만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괴물집의 모습은 이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서 완전히 몰입하는 흡입력을 발휘하는 데에는 실패를 하고있지 않나 생각된다.
전체적인 느낌은 볼만하다는 느낌이지만 월트디즈니와 픽사 영화에 단련되었던 관객이 그 영화
들이 주었던 원색적이고 감각적이며 실사와 구분이 가지 않는 기가막힌 화면들에 비해 전체적
인 색감이나 그림들이 덜 매력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그닥 재미없다는 느낌은 없지만 그렇다고 확실하게 재미를 주고 있지 않은 영화 몬스터 하우스
를 우리나라 관객이 얼마나 좋아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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