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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재의 조건을 일깨워준 영화 식스 센스
kukuku77 2006-10-05 오후 4:02:47 2238   [5]

이 영화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인간에게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다음의 6번째 감각을 뜻한다. 이 영화의 감독이 과연 6번째 감각이란 제목을 붙였을 때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는 뚜렷하지 않다. 많은 이들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꼬마가 죽은 사람을 볼 수 있는 감각을 의미한다고 믿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신건강을 연구하는 나로서는 6번째 감각은 다른 것을 뜻한다고 믿고 있다. 인간이 몸을 가지고 실체로서 세상에 살아 있음을 체험하는데 5가지 감각은 현실감을 제공한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며, 냄새가 나고, 맛이 느껴지고, 피부에 와닿는 생생한 느낌은 영락없이 아 나는 살아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러나 사람의 이러한 5가지 감각은 실상일수도 허상일수도 있다.


상처받은 영혼을 지닌 아이 콜이 정신적 혼란을 경험하며 정신과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아동심리학자 크로우박사의 관점에서 콜이 죽은 사람을 본다는 것(콜의 시각적 체험)은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이 경험하는 환각작용으로 인식된다.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실체를 보는 허상의 시각작용이 환시이다. 크로우 박사의 직업적 배경, 콜의 우울하고 슬픈 표정과 진행되는 대화는 콜이 비정상적임을 암시한다. 영화가 끝나기 전 강력한 반전이 있기 전까지 콜의 시각적 체험은 환각으로 치부된다. 크로우 박사의 입장에서 본다면 콜의 환각은 인간의 시각과 청각이 혼란에 빠져 있음을 의미한다. 사실 인간의 오감이 모두 정신적인 작용을 통해 체험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때때로 내가 보는 이것, 내가 듣는 이것이 현실일까 아니면 허상일까 하는 의심에 두려움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종반부에 결국 크로우 박사는 자신의 죽음을 인식하지 못한 죽은 자의 영혼으로서 산 자인 콜을 만나 심리상담을 진행하려 했음이 밝혀진다. 이러한 영화의 결말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인간이 그토록 철저하게 신뢰하는 오감이 정신질환에서 체험되는 환각처럼 인간을 기만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람이 오감이 제대로 기능하는 건강한 정신적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여섯 번째 감각이란 타인과의 관계에서 주관이 극복되는 간주관성임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영화의 결말이다. 내가 보는 것, 내가 듣는 것은 주관적인 현상이다. 다른 이들도 내가 보는 것, 듣는 것을 유사하게 경험하고 있으며 이것이 나에게 소통됨이 있을 때 나의 오감은 나의 실존을 뒷받침하는 건강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콜에게 부여된 여섯 번째 감각은 죽은 영혼을 보는 감각이며, 죽은 영혼인 크로우 박사에게 결여된 여섯 번째 감각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주관성을 극복하는 인간의 간주관성에 토대를 둔 현실감이다. 귀신을 볼 수 있는 여섯 번째 감각보다 더 무서운 것은 타인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발견할 수 없는 참담한 현실이 아닐까? 그것이 관계의 결핍이든, 소통의 부족이든. 내가 실존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누구든 만나 상대방에게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해야 할 것 아니겠는가? 나는 살아 있는가? 나의 오감은 최소한의 객관성을 지녔는가?


(총 0명 참여)
soja18
잘 읽었습니다..   
2009-12-22 17:1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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