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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 잊혀진 기억속으로... 나비
flyphk 2001-10-14 오전 3:50:10 989   [2]
기억속에서 존재하는 또 다른 자아 - 나비

인간들이 제각기 사는 세상에서는 생각하기에 천차만별인 일들이 비일비재 할 때가 많다 서로 제각각 느끼는 것이 다르듯이 내게 즐거운 일들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슬픔이 될 때도 있을 것이다

분명 우리의 기억속에서는 오래전부터 해외나 국내에서 상을 많이 탄 영화는 왠지 거부감부터 이는게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영화들은 이해하는 부분에도 한계가 있고 약간의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는 일종의 영화에 대한 흥미유발 따위는 가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영화 역시 그간 우리눈에 비췄졌던 영화들과는 상이하게 다른 소재와 딱딱하고 지루한 느낌이기에 역시나 상복이 많은 영화의 한 면모를 보여줬다 하지만 우리나라 영화의 앞으로 나아갈 한 흐름이고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기쁜일이 아닐 수 없다

나비 - 올해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14년만에 여우주연상을 비롯 각종 영화제에서 영화에 대한 격찬을 받았고 ‘올해 가장 아름다운 영화’라는 칭호를 받아왔다 그런 영화 [나비]의 실체는 어떨까? 영화 [나비]는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은 영화다 왜냐하면 그 속에는 아픔이 절로 베어있고 지금 자신의 모습조차도 힘에 겨운 모습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속의 자신에게 일어났던 모든 기억조차도 미래에 일어날 미래속의 모습까지도 잊고 살아가는 안나나, 자신에게 있어서 결코 치유될 수 없는 상처(임신)을 안고도 마치 희망의 메시지를 품고 있는 듯 살아가는 유키와 자신의 유년시절 기억을 온통 송두리째 빼앗긴채 마지막 자신에게 남은 기억의 한부분인 사진 한장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운전사 K씨의 모습들은 이 단면들을 증명해준다 영화는 초반에는 안나와 유키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후반부에서는 안나와 K를 중심으로 서로 상대의 비극을 알고 치유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린다 초반부에 자신의 기억속에서 임신 했다는 그 사실 조차도 고통이라하며 잊고 싶어하는 아니 자신의 모든 기억들을 잊고 새 삶을 원하는 안나와 대조적으로 유키는 비록 누가 남편인지 누구의 아이인도 모른채 자신의 뱃속에 들어온 아기를 기적이란 단어를 쓰며 살아간다 중반 이후 나오는 안나와 K씨 역시 안나는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버리고픈 욕망에 사로잡혀 있지만 이를 완전 새 삶으로 돌리려고 하듯이 K씨는 자신의 존재 자체를 아니 사진 한장속에 담겨 있는 기억 하나하나를 새심하게 들여다보며 희망에 부풀어 있다 결국 이 셋은 비극과 희망이라는 절묘한 조화속에서도 희망의 메시지를 간간히 뿌려주고 있다 자신의 기억속에서 모든 기억들을 지운다고 하지만 언젠가 다시 그리움처럼 아니 사무침으로 다시 되돌아 올 것을 느끼고 또한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매김 하는 걸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영화속에서 길거리 한복판을 지나가다 갑자기 차에서 내려 저 멀리로 날아갈 것처럼 숨을 헐레 벌떡 쉬며 막 뛰는 장면에서 다시 한번 새로운 삶으로의 희망의 메시지가 표현되 있고 또 그렇게 되기를 갈망하고 있다 마치 한마리의 자유로운 나비처럼 말이다 다만 지금 처해있는 현실 자체가 자신의 기억속에서 그 새로운 기억들을 받아 주지 않고 옛 기억이 밀려와 자꾸 밀어내기 때문이란 걸 느끼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별다른 세트장 하나없이 영화 촬영을 마쳤다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마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인간 심리 자체에 초점을 맞춰서 그런지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내면적인 성격이나 심리묘사가 잘 정리 정돈 됐고 신인들 답지 않은 내면의 엇갈린 듯한 연기는 과히 칭찬하고도 남을만 하다 하지만 약 2시간 동안 어떤 사건이라던지 반전이랄 것도 없이 유유히 흘려 보내기만 하는 시간들과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 낯선 장면들과 이해하기 힘든 장면들에선 신기하다라기 보다는 다소 지루함이 느껴 졌다

나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처음 애벌레를 지나 번데기인 유충의 모습이 지나야 비로소 완벽히 아름다운 한마리의 나비가 태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고통들을 지나치지 않으면 결코 아름다운 나비의 모습은 형상화되기 어려울 것이다 완벽한 나비의 모습으로 저 하늘 세상을 자유로이 부끄럼없이 자기 뜻대로 의지대로 날아 오를 수 있게 말이다

‘안나, 지금 안나의 기억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생각들을 나한테 맡겨두세요. 지금 나한테 맡기면 언젠가 안나가 반드시 사무치도록 그리워해 다시금 찾을 날이 올거니까요. 그때 꼭 드릴께요. 그 기억 모두를요…’ 영화 중 유키가 기억을 완전히 지우려는 안나에게 건넨 말이다 그렇다 우린 가끔 자신의 모든 과거속의 기억들을 잊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곤 한다 하지만 한때의 잊고 싶은 기억들을 모두 잊어 버린다면 아니 잊고 살아간다면 비록 지난날의 세월들이 무의미하고 모두다 쓸모 없다 생각할지라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추억이고 그리움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우리의 기억속에서는 잊어야 하는 아니 꼭 잊어야 하는 일들이 적었으면 좋겠다 먼 훗날 그 모습에 그 기억들을 떠올리며 웃음 띌 날이 올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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