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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으로 증오 구현해내기<=>무에서 유 창조하기 쓰리 몬스터
karamajov 2006-10-07 오후 11:46:17 1734   [6]

 

To. lalf85

전 박스가 가장 짜증났는데 ㅎ 그런건 그냥 난해함을 위한 난해함 아닌가요? 그런걸 분석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분석해서 얻게될 지식을 포기하는 비용이 더 적게 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 컷은 아주 재미잇엇습니다. 님생각과는 달리 제 생각에는 증오가 세 인물을 연결시키는 매개로서 적절하게 작용한거 같습니다. 물론 임원희의 이병헌에 대한 증오는 좀 납득하기 어렵지만 이건 철학적 장치인거 같구요. 제 생각에 진짜 증오는 이병헌과 강혜정의 증오인거 같습니다. 설마 짜를까 짜를까 했는데 진짜 임원희가 부인인 강혜정의 손가락을 짤랐을때 이병헌의 임원희에 대한 증오는 극에 달했을 것입니다. 물론 강혜정의 임원희에 대한 증오도 마찬가지일거구요. 

 

그리고 또 하나의 납득하기 어려운 증오가 이병헌의 강혜정에 대한 것입니다. 손가락 3개쯤 잘렸을 시점으로 기억합니다. "아프지? 아프지? 여보 괜찮아 나 믿지? 내가...내...내가 다 해결할게." 뭐 이런식으로 부인을 위로하며 고개를 떨구던 이병헌이 갑자기 변하죠. 제 생각에는 이 부분이 하이라이트인데..."근데.....여보...... 넌 좀 아퍼도 돼 이 썅년아." 예 이게 두번째 철학적 장치인거 같습니다. (제까 자꾸 철학적 장치 어쩌구 하는건 박찬욱 감독이 철학과 출신이라서이구요. 저도 철학과 다니거든여. 철학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위해 약간 비현실적인 혹은 개연성이 부족한 장치(도구)를 사용하고는 합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도 가능합니다. 즉 이병헌이 임원희에게 자신이 그리 착한놈이 아니며 부인과의 사이도 그리 원만하지 않으며 따라서 이병헌의 마음속속은 어두칙칙하다는걸 보여줌으로써 임원희가 저지르는 잔혹극의 동기를 무너뜨리려는 전략일 수 있는거죠.  적을 속이려면 먼저 아군을 속이라는 말이 있죠. 그래서 강혜정도 깜짝 놀랄만한 가시돋힌 말들을 해댔던 것이라고 볼 수 있죠.

 

둘 중 어느 해석이든간에 이때부터 강혜정의 증오도 본격적으로 점화됩니다. 여기서 강혜정에게 감정이입해본 제 소감을 말씀드리자면 이병헌 이섀끼 진짜 나쁜놈입니다. 솔직히 이 시점에서 강혜정으로서는 임원희보다 이병헌이 더 미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갑자기 성격을 싸악 바꾸는 이병헌의 연기도 일품이구요.

 

정리하자면 임원희의 첫번째 증오는 관객이 이해해야할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언급했듯이 그냥 장치인거죠. 잘보시면 임원희의 감정선은 직선으로 주욱 나아갑니다. 전혀 망설임이 없죠. 기계같습니다. 오히려 주목해야할 것은 이병헌과 강혜정입니다. 이 둘의 감정은 관객이 이해해야할 대상인거죠. 즉 이해해볼려고 머리를 굴려야할 대목이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저 둘의 상황이라면 충분히 저 둘처럼 될 수 있기 때문인거죠. 임원희에게는 결코 감정이입이 안됩니다. 우리는 절대 임원희처럼은 행동하지 않죠. 그냥 기계라니깐요. 따라서 임원희의 행동이나 생각의 개연성에 대해서 문제 삼는것은 별로 생산적이지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병헌과 강혜정이 즉 우리같은 일반적인 사람이 어떻게 몬스터가 되어가는지 그 과정을 잘 살펴보고 섬뜩한 기분을 느낀다면 이 영화를 통해 상당한 수확을 올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 임원희가 등장하고부터 박찬욱감독이 영화를 어떻게 끌어나갈까 궁금궁금했는데 욱이형이 참 연출은 잘하는거 같아요. 임원희 빼고 다른인물들한테는 감정이입이 팍팍 되더군요. 영화보는내내 나도 알 수 없는 증오나 트라우마같은걸 많이 느꼈습니다.  아무것도 없던 허허벌판에서 단순한 장치 몇개를 이용하여 영화에 일그러진 증오들을 구현해내는 박찬욱의 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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