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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북경자전거> 답답함..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북경 자전거
white174 2001-10-17 오전 2:09:32 1056   [1]
<북경자전거> 답답함...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1.중국영화..그 특유성..

중국영화에는 왠지 모를 슬픔이 있다.
회색빛 기운이 감도는 하늘 아래 무표정한 얼굴로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걷는 사람들..
그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중국인들의 모습..
때론 자연에 순응하고 때론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억세게 살아온 오랜
역사 속의 중국인들은 그래서 인내심도 강하고 단결심도 강한 민족성을
나타내는지 모른다.
 
어제본 <북경자전거>라는 영화의 주인공들도 중국인 특유의 인내심과
고집스러움을 갖춘..그리고 슬픔이 담긴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소년들이었다.
 
2. 구웨이와 자전거

  시골에서 북경으로 상경한 구웨이는 자전거를 이용해 퀵 서비스를 하는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된다. 또래 친구들은 한참 공부할 시간에 구웨이는
책 대신 핸들을 잡고 , 책가방 대신 배달물을 짊어져야 했다. 친구들이 공을
찰 때 구웨이는 열심히 페달을 밟아야 했지만 힘들거나 슬프지 않았다.
왜냐하면 꿈에 그리던 북경에서 돈을 벌며 자신에 의한 자신을 위한 자신만의
자전거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에게 있어 자전거는 "중국서민의 발"이다.
끝없이 펼쳐진 평평하고 넓은 땅덩이를 횡단하기 위하여 그리고 중국인들의
낮은 경제수준, 자동차 산업의 열악함과 대중교통의 후진성으로 자전거는
중국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었다.
구웨이에게 있어서 자전거는 생계를 위한 수단 뿐 아니라 외롭고 낯선
북경생활에서의 유일한 친구이자 가족인 것이다.

3. 지엔과 자전거
 
 어느날 구웨이의 자전거가 없어진다. 친구 같은 자전거를 잃은 구웨이는
자전거를 찾아 헤매이게 된다. 카메라는 가끔씩 구웨이의 모습을 비춰주며
구웨이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사는 지엔을 따라다닌다. 지엔의
가족은 아버지와 새어머니 그리고 그녀의 딸인 여동생으로 풍족하지 못한
생활을 한다. 자전거를 사주겠다던 아버지가 약속을 어기자 여동생의 학비를
훔쳐 자전거를 사게 된다.

지엔 또래의 아이들게게 자전거는 그냥 집과 학교를 오가기 위한 통학 수단만이
아니다. 자전거는 그들의 유일한 놀이기구이며 획일화 되고 평범한 이이들
사이에게 자신을 부각 시켜 주고 뽐낼 수 있는 신체의 한 부분 같은 존재이다.

지엔은 멋진 자전거로 여자 친구의 환심도 살 수 있었고 친구들의 인기도
독차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새 가족으로 인한 심적 어려움과 외로움을
자전거를 통해 해소하려 하였고 자전거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전거에 대한 애착도 켜져 갔다.
그러던 어느날 지엔의 자전거를 구웨이가 가져가게 된다.

4. 답답함..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구웨이의 저전거와 지엔의 자전거는 같은 자전거이다.
구웨이의 자전거를 누군가 훔쳐갔고 그는 돈을 받고 지엔에게 자전거를
판 것이다. 여기서부터 자전거 쟁탈전이 시작된다.
착한 소년 구웨이는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고 지엔 친구들의 갖은 구박을
견디며 자전거를 지켜내려 한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큰 스크린 속에 비춰진 주연배우들의 상황에
동화되어 그들과 함께 교감하게 된다. 나 역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영화에 동화 되어가며 너무나도 착해서 바보스러울 정도로 어눌한 구웨이의
상황에 답답함을 금치 못했다. 나의 가슴속에 불끈 불끈 솟아 오르는 붉은
기운은 <어둠속의 댄서>에서 셀마의 돈을 훔치고 셀마를 가해자로 만드는
빌과의 상황에서 그랬던 그것과 같은 심정이었다. 그 답답함...

 "자전거는 내꺼야"라고 당당하게 말 못했던 구웨이와 .훔친 자전거를 산
지엔의 괴로운 심정은 너무나 답답하기에 더욱 애착이 간다.

 5. 하나의 자전거는 두 소년의 것.

하나의 자전거에 주인은 두명이다. 두 소년 모두 자전거를 포기 할 수 없을
만큼 사랑한다. 하나의 자전거를 두 소년이 모두 가질 수 있는 유일 한 방법은
"하루씩 번갈아 타기"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전거에 대한 감정은 소모되고 지엔과 구웨이는 서로의
이름을 묻는 친구 아닌 친구가 된다.

6. 어린왕자의 장미꽃 그리고 두 소년의 자전거

너희들은 아름답지만 그저 피어있을 뿐이야.
너희들을 위해서 죽을 생각 따위는 생기지도 않아.
물론 내 장미꽃을 바라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겠지.
그렇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그 한 송이의 장미꽃이 너희들 전부보다 더 소중해.
왜냐하면 내가 물을 주어서 키운 꽃이니까...
유리덮개도 씌워주었고, 바람막이도 세워 주었거든.
애벌레도 잡아 주었지만 애벌레 두세 마리는 나비가 되도록 그냥 내버려두었지.
불평하는 말도 들어주었고 제 자랑하는 말도 들어주었어.
잠자코 있으면 잠자코 있게 놓아두었고
때로는 걱정이 되어서 무슨 일이냐고 꽃에게 물어 보기도 했지.
그건 나의 꽃이었으니까 말이야.

위의 글은 어린왕자의 한 부분을 발췌한 글이다.
어린 왕자의 장미꽃과 두 소년의 자전거는 어쩌면 서로 닮아있다.
어린왕자는 장미꽃을 사랑한다.. 그것은 어린 왕자만의 장미꽃이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소유욕이 아닌 자신의 정성과 시간을 쏟아 부은 결과의 산물이다.
어린 왕자와 장미꽃 사이에 싹튼 친분과 정은 그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사랑이다.
두 소년에게 있어서 자전거는 어린 왕자의 장미꽃처럼 소중하게 소유하고 싶은
사물이며 애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 대상이다.

 단순히 친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을 수 있고 생계를 이을 수 있는 수단이기
이전에 자전거와 함께 한 시간 속에 쌓아온 신뢰와 나만의 자전거이기에 가졌던
애뜻한 심정을 두 소년이 자전거를 사랑 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결국에 두 소년 모두 사랑하는 자전거를 잃었지만 성장기에 앓았던 특별한 감정의
소유욕은 성인이 되기 위한 한차례의 홍역이었음을 두 소년 모두 알 게 될 것이다.
나에게도 어린왕자의 장미꽃과 같은, 구웨이와 지엔의 자전거와 같은...
그 무언가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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