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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방 - 남은자들의 슬픔 아들의 방
flyphk 2001-10-18 오후 2:32:09 703   [1]
죽음’을 애기한 잔잔한 수채화 한편… - 아들의 방

영화의 계절인 성수기가 끝나긴 끝난 모양이다 각종 영화제에서 거의 최고로 치는 작품들을 극장가에서 하나둘씩 보게 되니 말이다 하긴 지금처럼 이런 시기간 아니면 이런 영화가 언제 빛을 발할지 모르니 한편으론 다행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못내 아쉽기만 하다

‘죽음’ … 이 단 두 글자인 이 단어를 들으면 우린 어떤 느낌이 들까? 단순히 그냥 흘려 듣기엔 괜히 멋적은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고 장난스런 말처럼 들리지만 그 현실이 막상 내 눈앞에 직면 했을땐 전혀 예측하지 못한 어둠속의 그림자처럼 무한한 절망의 늪으로 빠져 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들의 방 –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자식의 죽음앞에 가족들의 내적 심리 갈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데 주력한 작품이다 특히나 떠나간 아들의 모습에 비춰진 아버지의 내외적 갈등들을 조심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정신과 의사인 아버지, 출판업계의 어머니, 그리고 그 둘의 보금자리 아들과 딸… 이렇게 넷은 분명 가족이란 이름을 달고 있다 하지만 겉만 그럴 듯 하게 보일 뿐 속으론 서로 다른 생각과 행동들을 일삼는다 서로 잘 무쳐질 듯한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도 분명 벽이 있고 또 부모와 자식간에도 벽이 놓여져 있다 이런 틈 사이에 결국 아들은 그 길을 헤맸는지도 모른다 같은 식탁에서도, 자신의 테니스 경기 중에도 서로 딴 생각을 하고 다른 애기에 열중인 이들에게서 이미 아들은 자신의 존재 자체에 수많은 질문을 던져 넣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유능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똑똑하고 능력 있는 딸의 모습에 학교에서 물건을 훔쳤다는 아들의 목소리는 그리 달갑지 만은 않을 것이다 영화속에서 애기를 풀어가는 사람은 아버지이다 아버지의 말을 그 속내를 빌리자면 이것이 아니 었을까 생각이 든다 ‘그런데 갑자기 그런 자식이 언제부턴가 내 눈 앞에서 사라졌다 영원히 되돌아 오지 못할 길을 걸어가버린 것이다 좀 더 좋은 시간을 만들려 노력해 보려 했고 함께 즐거운 시간들을 꾸미려 했는데 물거품이 되버리고 만 것이다 이렇게 갑자기 사라져 버린 자식 앞에서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정신과 의사인 아버지가 결국 자신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아들의 치료는 해주지 못한 꼴이 되버렸다 그래서 어쩌면 한없이 더 슬프고 가슴이 메어져 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를 잊기 위해 그간 내가 겪어보지 못했던 일들도 해보고 애써 잊어보려 하지만 그 잔재들은 자꾸만 메아리쳐 되돌아 올 뿐이다 그걸 알기라도 하는듯 가족들은 서로 다른 고통과 느낌으로 혼자만의 속앓이를 시작한다’

2001년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세계적 감독답게 다시 한번 천재적 감독이란 칭호를 받으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 이 아들의 방이다 그전에도 이 감독은 세계적 영화제에서 많은 수상기록을 남겼기에 더이상 새로울 것도 없지만 다시 한번 세계적 감성에 귀 기울여 본다 이 영화는 앞서 애기한 것처럼 뭐하나 특별할 것 없는 그저 평범한 애기에 단순한 스토리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면들이 이 영화를 빛나게 만들었을까? 영화는 비록 핵폭탄 같은 요소들도 커다란 웃음을 지어내게 하는 장면들도 많이 갖고 있지 않는다 아니 아마도 거의 없다고 해야 옳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우리의 일반적인 사람 냄새나는 영화적 색깔과 깊이 있는 감각과 가슴속 응어리들까지도 적셔줄 만큼 신비스런 영화가 되버리고 말았다 잔잔한 일상속에서 겪어내야 하는 남은 사람들의 슬픈 잔재, 과연 나라면 어떻게 대처 할 것인가? 물론 영화속에서 보면 남은 사람들이 희망의 메시지라도 안기듯 저 넓고 넓은 바다와 대지에 자신들을 온통 맡겨버린다 훌훌 털고 올 작정으로… 하지만 나라면 과연 이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그러나 아직은 내가 아버지의 입장이 되어 보지 못해서 일까? 그 전해지는 느낌이 사뭇 먼 거리만큼 밖에는 녹아나진 않는다 내 맘속에 확 와 닿지도 않고… 물론 떠나간 사람에 대한 느낌은 있지만 감동으로 까지는 이어지지 않는 묘한 느낌이 나는 영화다 아마도 자신이 직접 처한 상황하고는 약간의 거리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난 이 영화를 우리나라 수묵화에 빗대어 표현하고 싶다 수묵화를 보면 선이나 면을 중시하는게 있고 또 반대로 여백의 미를 중시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영화는 아마도 후자에 속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굵직 굵직한 맛을 표현하는 것은 없지만 아들이 떠나간 빈자리에 가족의 슬픔, 애환, 안타까움, 동경등이 잘 드러나 결국엔 잔잔히 물결을 이는 듯한 고요함이 있기 때문이다

이 쌀쌀하고 서늘한 가을에 이런 영화를 본다면 아마도 한층 더 마음이 무거워지고 우울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세상에 부모, 자식간의 사랑만큼 크나큰 사랑은 없을 것이다 아울러 가족간의 사랑도… 그 속에는 끈끈히 이어갈 수 있는 정과 믿음과 모든 걸 용서할 수 있는 이해와 수용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런 기분이 착찹해지는 영화가 아닌 가슴이 따뜻한 영화를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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