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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킬러들의수다>고정된 이미지의 파괴.. 킬러들의 수다
aboss 2001-10-22 오후 5:25:56 1244   [5]
킬러들의수다...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일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이미 '기막힌사내들'과 '간첩리철진'을 통해 누구도 흉내낼 수 없고 따라올 수도 없는 재기발랄함과 특유의 수다를 풀어내었던 장진감독의 세번째 작품임을 확인했는데..
무슨 주저와 머뭇거림이 필요했겠는가.. 대뜸 봐야지.. ^^;;
가뜩이나 그만의 독특한 재담과 이야기 풀어내기에 푹 빠져 있는 나인데..
영화의 제목마저 '수다'... 그것도 왠지 사회의 뒷면에 감춰져있는 '킬러'들의 수다이니 얼마나 할 말이 많을까 너무너무 기대됐다..

영화가 시작됐다..
영화는 역시 예상대로 장진감독 특유의 말장난과 그간의 일반적인 관념을 깨는 묘미가 있었다..
은근한 풍자로 사회의 비리와 이면을 들춰내어 가려운데를 긁어주는가 하면.. 소외된 계층을 부각시켜 다른 이면에도 눈돌리게끔 해주고..
무엇보다도 그간의 영화들의 고리타분함마저 맘껏 조롱하고 있었다..
아마 원빈이 사랑에 대해서 눈물로 호소하는 장면이야말로 통속적인 멜로를 순식간에 뒤엎는 멋진 한판승일 것이다..
게다가 장진 그만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가장 큰 부분은 그간의 고정된 배우들의 이미지를 탈바꿈 시켰다는 것이다..

킬러들의 맏형인 상연 역을 맡은 신현준은...
하야시, 황장군, 현암, 진하 등의 배역으로 이어져온 그만의 고유했던 강인하고 위엄있는 무게감을 비로서 떨쳐버렸다..
눈에 힘을 빼고 그에 맞춰 말을 어눌하게 하고 행동을 느릿하게 하면서.. 완벽하게 거품을 빼버린 것이다..
신현준 자신도 무던히 이미지를 변신하고 싶어했지만.. 낯선것에 대한 두려움과 새로운 시도에서 오는 실패에 대한 불안감으로..
거의 고정된 기계같은 모습으로 악을 써대고 눈을 부릅 떴던 것이.. 이제는 좀더 인간다운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원래의 신현준의 모습이 바로 이게 아닐까 싶은 정감어린 모습이었다..

둘째인 정우역을 맡은 신하균..
그는 원채 외모가 얼굴 전체가 웃는 인상이기에 아무리 심각한 모습을 지어도 여전히 천진해보이는 마스크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는 어쩌면은 약간 유약해보이고 섬세해보이는 면모가 강했다..
물론 영화마다 번번히 자살중독증환자에서 교내짱을 노리는 폭력학생, 그림을 좋아하는 북한군병사 등..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었지만..
이 영화만큼 그의 착하고 침착해보이고 정감어린 이미지를 벗겨버린 배역은 처음인 것 같다..
그나마 이 4인조남성킬러 중에서 가장 행동적이고 주먹이 먼저 나가는 다혈질의 캐릭터가 그이다보니..
그는 아주 성질 급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한다..
그가 입고 나오는 옷만 보아도 가죽재질의 옷이 아니던가...
게다가 그가 하던 운동은 마라톤이고.. 그렇게 남성적이기에 사랑에도 가장 먼저 빠졌겠지만..
아무튼 그는 그간의 모습에서 탈피해 가장 남성미가 풍기는 모습이 되었다..

셋째 재영역의 정재영..
그나마 이 4인조 킬러 중에서 가장 킬러다운 면모를 지닌 사람..
아무리 먼 원거리에서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단번에 총알을 관통시킬 수 있는 정확성과 냉철함을 간직한 사격술을 지녔고..
이 약간은 정상인의 범주에서 벗어난 것만 같은 네사람 중에 가장 이성적인 사고력을 지닌 사람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정재영은 그간 아주 비정상적인 캐릭터들만을 맡아왔었다..
약간 강렬한 인상이다보니 간첩리리철진에서도 자기색이 강한 택시강도였고.. 공포택시에서도 흡사 저승사자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귀신이었다..
게다가 하는 짓도 아주 사이코틱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가장 정상인다운 킬러를 연기한 것이다..
인상을 부드럽게 완화시키고 헤어스타일도 웨이브진 컷트로 바꾸고.. 명확한 사고와 행동을 하는 킬러..
아무튼 덜 긴장돼있는 모습이라 보기에 참 부담없이 편했다..

막내 하연역의 원빈..
그는 이미 꼭지와 가을동화 두 편의 드라마로 정상에 오른 TV 스타다..
곱상한 생김새와는 달리 터프하고 반항기 가득한 역들을 소화했었다..
그런 그가 장진 감독에 의해 그의 마스크의 특성을 고대로 살린 여리고 연약한 안아주고픈 막내 킬러로 탄생한 것이다..
킬러이면서 총한번 쏴본적 없고 컴퓨터를 만지고 오히려 요리나 살림에 더 관심이 많은 인물로 말이다..
원빈 본인도.. 어깨와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 터프가이보다는 이 모습이 본인에 더 가깝다고 하니..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첫영화치고는 아주 익숙하게 성공적으로 신고식을 치룰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이렇게 장진감독은 모든 일반적이고 관념적인 고정된 사고들을 다시 재구성해내고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 재주를 타고난 사람이다..
그렇기에 다들 당연하게 여기고 무신경하게 넘겨버리는 것들도 그는 찾아내어서는 한번씩 꼬집고 비틀어내는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놓치고 지나친 것들을 다시금 집어내어주니 그의 영화들을 보면서 웃고 즐기며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멋진 네 남자의 이미지 변신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엇지만..
영화 구석구석 어디를 보아도 장진감독 특유의 재치가 풀풀 풍겨나는 것이.. 나는 또 한번 장진이라는 재담가의 덫에 걸려서 재차 휘말리고 만 것이다..
아마 그의 네번째 작품이 나오더라도 나는 장!진!이라는 이름 두자만을 보고도 페로몬을 찾는 벌처럼 약간의 망설임도 없이 극장으로 향하게 될 듯 싶다..

그럼 이만 총총..

(총 0명 참여)
님의 글 아주 잘 읽었습니다...글자하나하나 감동입니다..킬러들의수다 정말 잼있죠? 장진감독님의 작품을 좋아하시나봐여~어찌나 글을 잘 쓰시던지...후후후~   
2001-10-2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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