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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빚어낸 스릴러 나이트 플라이트
lkm8203 2006-10-13 오후 8:44:07 1317   [7]

       

 

현존하는 공포영화 전문감독중에 가장 인지도가 있는 감독이라면 아마도 나이트메어 시리즈를 창시한 웨스 크레이븐과 할로윈 시리즈의 존 카펜터를 꼽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중에서도 그나마 상업적으로 더 성공한 감독하면 웨스 크레이븐을 꼽을 수 있는데요. 존 카펜터가 공포영화뿐만 아니라 액션, 모험, 스릴러등 다양한 분야의 영화들을 만들어왔다면 웨스 크레이븐 같은 경우는 줄기차게 공포, 특히 잔혹 공포물쪽만 만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물론 뮤직 오브 하트라는 전혀 웨스 크레이븐 답지 않은 영화가 있긴 했지만.

 

재미있는것은 80년대 중반 나이트메어라는 불세출의 호러영화로 빅히트를 쳤던 웨스 크레이븐이 물론 작품활동은 계속 했지만 그다지 인상깊은 작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차츰 나이트메어의 명성이 잊혀져갈 즈음 나이트메어이후 거의 10년뒤 내놓은, 별 기대없이 만든 스크림의 또 다른 대박으로 인해 잃어버린 명성을 되찾을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어진 스크림 시리즈가 흥행은 어느정도 했지만 평단의 엄청난 혹평은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공포물만 만들어 온 것이 질린건지 아니면 변화를 주고 싶었는지 뮤직 오브 하트라는 영화로 평단과 관객들의 박수를 받은 것은 그나마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리고 5년만에 절치부심, 야심차게 발표한 영화가 작년초에 공개된 커스드인데요. 그 영화를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오랜만에 웨스 크레이븐의 주특기를 발휘한 영화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던, 한마디로 무지하게 지루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영화를 보았을때 솔직한 느낌은 이제 웨스 크레이븐도 잊혀져 가는구나 했던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는데 작년말 또 한편의 영화를 들고 그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나이트 플라이트(원제:레드아이)라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간단합니다. 세련되고 당찬 성격의 호텔리어 리사(레이첼 맥아담스)는 할머니의 장례식을 마친 후 마이애미로 돌아가는 야간 비행기를 타는데요. 그의 옆자리에 앉은 잭슨(킬리안 머피)이라는 정체불명의 매력적인 사내(공항 로비에서 처음 만난다)에게 살짝 호감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 매력적인 남자 잭슨은 리사가 다니는 호텔에 묵을 예정인 국토방위부 차관을 암살하기 위해 마이애미에 있는 그녀의 아버지(브라이언 콕스)를 인질로 잡고 그녀로 하여금 호텔에 연락을 해서 차관의 방을 암살하기 편한 방으로 옮겨놓을 것을 명령합니다. 전화 한 통화면 해결될 간단한 일이지만 그 전화 한통으로 죄없는 여러사람의 목숨이 달린 말그대로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하는데요. 인질로 잡혀있는 아버지도 살려야하고 죄없는 차관과 그의 가족까지 살려야 하지만 한정된 비행기 공간내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것인가 하는것이 이 영화의 기본 줄거리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난 후 제가 느낀 점은 최고라고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히 잘 만든 스릴러 영화였습니다. 그동안 약간 투박스러운 공포물만 만들어온 웨스 크레이븐이 강도를 살짝 낮춰서 비행기라는 하늘에 떠 있는 제한된 공간속에서 두 남녀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전혀 지루하지 않고 긴박감 넘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웨스 크레이븐의 나이가 어느새 70을 바라보는 나이라 그런지, 그동안 쌓인 경륜덕분인지 많이 침착해지고 여지껏 그가 발표한 영화중 가장 짜임새가 돋보이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영화에 대해 올라온 많은 리뷰들을 보니 좀 약하다고 실망스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물론 보기에 따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비행기내에서의 두뇌싸움(위급한 상황을 주위사람에게 알리려는 리사와 그것을 막으려는 잭슨, 그리고 아버지와 차관 그 어느곳도 포기 할 수 없는 다급한 상황연출 등)이라든가 중반부까지 다소 일방적인듯한 주인공들의 갈등구조는 관객들로 하여금 긴장케하며 그 후 이어지는 공항추격신, 그리고 라스트의 두 주인공의 대결은 통쾌함까지 들게합니다.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정적이면서도 긴박감이 넘치는 장면들이 꽤나 만족스러웠던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혹자는 초반 잭슨에게 꼼짝도 못하던 레이첼 맥아담스가 후반부에 가면 어떻게 그렇게 잘 싸우냐는 등 이해못하겠다는 글들도 상당수 있는데요. 초반부에 그러한 상황에 처하면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며(부모가 인질로 잡혀있는데), 후반부 그녀가 잭슨에게 분노하게 되는 상황은 그녀를 대하는 잭슨의 행동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그녀의 아픈 과거사가 나오지요)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직업이 왠만큼 당차지 않고는 해내기 힘든 직업이란 점도 잊지마시길. 

 

 

주인공을 맡은 레이첼 맥아담스는 당찬 커리어우먼의 모습과 궁지에 몰린 공포에 질린 모습, 그리고 후반부 잭슨에게 펼치는 반격의 모습(그녀의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가 포함된다^^)까지 꽤나 무난한 연기를 보여주며 악역을 맡은 킬리안 머피 또한 배트맨 비긴즈에서 보여주었던 악역의 이미지를 잘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비록 강한 악역의 모습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무난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하긴 이 친구는 가만보면 생긴것만 봐도 악역이 딱 제격인듯 합니다^^ 웨스 크레이븐 특유의 공포물은 아니지만 왠지 그의 오랜 경력끝에 그만의 노하우가 어느정도 집약된 듯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영화 나이트 플라이트. 스릴러 영화로서 어느정도 관객들의 긴장감을 유발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 영화로 웨스 크레이븐은 미국현지에서도 거의 모든 평론가들의 찬사를 실로 오랜만에 받았다고 하는군요. 연초 개봉한 커스드로 거의 재앙수준의 비판을 받았다가 연말 개봉한 이 영화로 평단의 만장일치 찬사를 받았다니, 거의 1년 사이에 극과 극을 달린 셈이군요. 아직 이 영화를 접하지 못한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군요. 그리고, 웨스 크레이븐 할아버지한테 부탁 한가지 드리자면 더 늙기 전에 나이트메어나 스크림 같은 또 한편의 쇼킹한 공포물 꼭 한번 더 만들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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