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 감독 특유의 대사톤이나 연극같은 상황전개 등을 참 좋아하는 편이기에 기대를 했던 작품이었지만, 이 영화는 중반까지가 그 독특함의 끝이었고 중반이후부터는 전라도판 '친구'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특유의 색깔을 드러냈던 이전의 '아는여자' , '박수칠때 떠나라' 등이 연극적인 전개였다면, 이 작품은 좀 더 영화스럽기는 했지만, 뚜렷한 한국형 느와르로 보기에도 그렇고 그렇다고 감독의 말처럼 남자들의 세계를 제대로 그려냈다고도 말할수 없을것 같다.
조직에 있으면서도 회사원처럼 구는 21세기형 조폭을 그려보려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보험들고 일반인처럼 사는 독특함이 있을뿐 다른 영화의 조폭들과 별차이는 없어보이고 오히려 더 어리숙한 면이 많았으며, 예고편에서는 배신과 음모가 난무할것처럼 보이고 그 속에서 친구간의 대단한 의리가 돋보이는 영화일 것처럼 소개되었으나, 기대였을 뿐.. 대단한 배신도 의리도 상황전개도 별다르게 없어 보였다.
주조연들의 배치와 연기들은 나름 괜찮은 편이었으나 상황에 따라 이야기들이 엇배치된 느낌도 많았고 특히 후반부는 지루한 면도 없지 않았다.
영화 보는 내내, 장진 감독의 그 독특한 영화들의 그 '거룩한 계보'는 이제 끝난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만큼 그리다 만 그림을 보는 듯한 아쉬움이 강했다.
정리해 보면, 장진 감독의 연출방식은 역시나 독특했으나 이 영화는 중반까지가 장진스러운 영화였을뿐, 그 이후는 흔하디 흔한 조폭 영화 한편이 더 나왔다는 그런 느낌만이 드는 안타까운 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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