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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할게... 고양이를 부탁해
hepar 2006-10-17 오전 1:14:36 1694   [10]
부탁해...

영화를 보면서 왜그러는거지? 라는 생각 너무 많이 안해도 돼

그냥 그럴 수도 있잖아

당신들도 살아가면서 항상 왜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없잖아

영화도 왜?라는 질문에 다 대답해 줄 수 없어

영화는 논문이나 레포트가 아니거든...

근데 자꾸 왜? 라고 물으면

난 할 말이 없는 거야

대답할 말도 없거니와 대답할 필요도 없는 것이거든


모든 사람들에게

담백한 눈으로 영화를 봐달라고 말할 순 없겠지

다들 자기만의 욕구를 가지고 있고

그 욕구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충족되는 거니까

그걸 강요한다면 그게 폭력이지!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눈앞에 보이는게 전부 다라고 생각하진 말아줘

영화라는 건 관객과 제작진 간에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의 매체야

기성복처럼 와 예쁘다! 해서 턱 사는게 아니라

영화를 보고 상상을 하고 얘기를 하고 느낌을 공유하는 거

그게 영화란 매체의 가장 아름다운 점이라 생각해...



고양이를 부탁해 이 영화...

잘 만든거다 못 만든거다 뭐 그렇게 구분짓고 싶지 않다

세상에 딱! 이건 이거야! 이러니까 이래!

라고 말할 수 있는건 얼마 안된다

그렇게 확언하고 규정지을 수 있는 건

군사분계선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그냥 왜 그렇게 사랑스럽냐...라고 묻고 싶다

이요원이 예쁘게 나와서 그럴 수도 있고

배두나가 너무 착해보여서 그럴 수도 있고

옥지영의 어두운 모습에 동정이 일어 그럴 수도 있고

인천이란 도시 그 안에 평범한 여자애들의 모습이

그들의 우정과 소소한 시비와 싸움이 귀여워 보여서 그럴 수도 있다

이건 남자인 내가 본거고...

누군가는 이렇게 평했다(30대 중반의 기혼여성인 것 같은데...)

'십대가 보면 동경이고, 20대가 보면 현실이며, 30대가 보면 그리움인 영화!'

쳇바퀴 돌 듯 매일매일을 의미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잠시 생각하고 그리워할 여지를 주는 영화라고

난 그렇게 말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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