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돈이 필요하다고 남의 아이를 유괴할 수 있을까?
물론 있지요! (개인적으론 절대 불가이지만)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니까 이 영화도 말이 된다.
그런데 여기 한 술 더 떠서
내가 돈이 필요해서 남의 귀한 딸을 유괴한 그 순간,
다른 사람이 내 딸을 유괴한다면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바로 이 기발하고 엉뚱하다 못해 발칙한 상상에서 이 영화는 출발한다.
우리에게 친근한 흡혈형사 출신 "김수로"는
이젠 나도 주연배우라는 걸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
신들린 애드맆과 차분한 개그성 멘트로 관객들을 웃겼으며,
어디서 불쑥 나타났는지 다 아는 연극배우들의 집단 출연으로 인해
영화는 점입가경으로 약속된 감동의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바로 그 순간,
감독은 관객들이 지루해할까봐 맛뵈기 체루성 카드를 살포시 뽑아 들며,
부녀지간의 사랑과 부성애의 부활을 앙팡지게 외쳐본다.
엔딩장면은
아쉬움이 슬며시 고개를 쳐드는 옥의 티였다.
너무 큰 기대를 해서인지
약간의 아쉬움은 남는 것을 어이 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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