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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변신 데스노트
kharismania 2006-10-20 오전 4:35:35 800   [3]
 살생부. 단순히 죽일 사람을 적어넣는 예정표같은 살생부가 아닌 진짜로 사람을 죽이는 즉석자판기같은 살생부. 얼굴을 아는 이의 이름을 적어넣으면 40초후 이름의 주인은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그뿐만 아니다. 그 사람의 사인(死因)을 정할수도 있고 죽기전까지의 행동까지도 조작할 수 있다. 이것이 데스노트라는 물건의 기본적인 법칙이다.-물론 이외에도 세부적인 법칙이 수도 없이 존재한다.-

 

 이런 노트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가 없음은 없다는 사실의 근거가 된다. 결국 이 노트는 상상력의 산물이다. 그리고 이 노트가 등장하는 '데스노트'라는 만화는 자국 일본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상당히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연재물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만화를 영화화한 '타짜'가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인기만화가 자국에서 영화화되어 흥행한 뒤 우리나라를 찾아왔다. 워낙 반향이 큰 작품이기에 영화는 그만큼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올해 '나나'도 그러했듯이. 일단 필자역시 개인적으로 이 만화를 애독하는 사람으로써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지녔던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관심이 있었다는 의미도 되겠다.

 

 일단 이 영화는 단순히 만화의 원작 스토리를 그대로 영화속으로 꾸려가려고 하진 않은 듯 하다. 일단 도입부부터 영화는 만화와 다른 지향점을 보인다. 만화가 출발하는 것은 야가미 라이토라는 지적인 소년이 데스노트를 줍게 되면서 시작되는 일종의 개인적인 사연이다. 그리고 점차 이야기가 확장되는 것은 소년이 노트를 사용하면서 그것이 사회로 번져나가는 과정에서다. 또한 소년이 노트를 사용하는 욕망은 공적인 정의감 실현보다는 개인적인 욕망적 과시성이 강하다. 허나 영화는 캐릭터의 성향에 살짝 변화를 준다. 데스노트에 이름을 적히는 범죄자들의 사망장면이 나열되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하나의 센세이션이 되는 과정을 매체적인 공정성에 입각해서 이슈화된 장면으로 압축한다. 키라로 불리는 심판자에 대한 시민들의 인터뷰도 등장한다. 범죄자에 대한 심판. 이 사회가 제창하는 공정한 심판과정인 재판이 결여된 죽음으로써의 응징. 이것이 과연 옳은 행위인가에 대한 물음.

 

 어쨌든 영화는 그런 하나의 논란을 던져놓고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사실 원작만화를 본 이들에게 이 영화가 거세해야 했던 세밀한 사연들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원작을 읽지 않은 이들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하지만 영화는 원작을 읽지 않은 자들도 영화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다. 영화는 원작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원작의 스토리를 변형시켜서 영화만의 데스노트를 만들었다. 일단 이 작품은 라이토(후지와라 타츠야 역)와 L(마츠야마 켄이치 역)의 만남까지의 내용만이 전개된다. 그리고 그 전까지의 내용은 순서적으로 정렬되지만 그 세부적인 내용은 다소 다르다. 2시간여라는 런닝타임의 제약속에서 어설프게 축약된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원작의 스토리를 가공해서 밀도는 유지하되 부피를 줄이는 방법을 구상한 것만 같다.

 

 결과는 나름대로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원작의 느낌이 훼손되었다거나 변질되었다기보다는 영화적으로 잘 변형되고 다듬어진 느낌이며 원작만화와는 차별된 개별성까지 획득한 것 같다. 물론 개인적으로 원작만화의 팬으로써 영화가 만화에 비해 세세하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지만 시간의 제약이 따르는 영화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성공적인 변신이라고 여기고 싶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라이토의 데스노트의 원주인인 사신 류크인데 CG로 만들어낸 류크는 상당히 괄목할만한 일본의 CG기술을 대변하는 것만 같다. 어색함없이 실사와 맞아떨어지는 CG느낌은 캐릭터 자체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또한 L이라는 다소 기괴하면서도 묘한 캐릭터 역시 잘 표현된 듯 하다. 물론 라이토의 캐스팅은 외모적 측면에서 다소 아쉽지만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흠이 될것은 없어 보인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 영화의 결말을 보기 위해서는 내년 1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원작만화가 자국에서는 종결된 시점이고 이 영화가 원작만화의 마지막까지 이야기를 할 것 같지는 않다. -필자의 예감에 남은 영화의 시간적 압박을 고려하면 라이토와 L의 대결까지만 영화는 다룰 것 같다.- 결국 고려해야 할것은 영화가 얼마나 원작의 퀄리티를 따라가느냐의 문제인데 적어도 이 작품은 우려했던 바에 비해 흡족하게 느껴진다. 이야기적인 측면이나 캐릭터의 영상화는 손색없이 깔끔해보인다.

 

 어쨌든 이 영화에 대한 마지막 평가는 내년 1월로 미뤄졌다. 남은 후반전에 대한 기대감은 2개월 후에 확인되겠지만 공개된 전반전에 대해서는 호감을 표하고 싶다. 11월쯤에 국내에서 출판된다는 원작만화의 마지막 단행본도 역시나 기다려진다. 잘 만들어진 작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다. 벌써부터 라이토와 L의 섬세한 심리전을 영화는 어떻게 표현해냈을지 궁금하다.

 

                                                                     -written by kharis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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