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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호장룡 와호장룡
lkm8203 2006-10-21 오후 1:25:02 1592   [5]
영웅을 보기전에 일본영화였던 로쇼몽(羅生門)을 보았습니다. 그러고 나니 세가지 다른 이야기로 전개하는 과정이 흑백영화인 로쇼몽의 구조를 그대로 원용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더군요.(혹시 기회가 되시면 꼭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식의 서사구조의 원형이며 영웅의 서사구조의 진부함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언론에 이런 비교기사가 없길래 이글을 올립니다.)

로쇼몽(羅生門)그 곳에 단지 색깔을 입히고 액션을 좀 더 세련되게 한 것 이외에는 별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가 없더군요. 이것과 이안(李安)의 와호장룡(臥虎藏龍)과는 비교할 수 없는 품격의 차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안의 영화가 깊이있는 인간의 감정을 주제로 동양의 정신을 무예와 잡힐듯 말듯한 선이 여린 그리고 은은한 내용을 주인공들의 억제된 감정교차로 보여주고 있음에 반해 영웅은 강압된 무예를 기초로 권력의 굵은 선을 표현하는 수사능력에서 마치 색깔입힌 인형들의 모습을 보는듯 했습니다.이안의 영화는 언제나 가정의 은은하지만 깊이있는 표현으로 인정을 받고 있듯이 정통무협소설에서 원작과는 상당히 다른 결론을 이끌어내면서 원작에는 없는 깊은 감동을 만들어 냈는데 이것이 바로 감독의 역량이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와호장룡(臥虎藏龍)의 원작에서는 주윤발이 맡은 역할이 마지막에 양자경의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다시 깨어나는 해피엔딩입니다.)

최근에 들은바에 의하면 명성황후의 영화를 장예모 감독에게 의뢰하여 합작영화를 기획한다고 하는데 천번만번 재고하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말 국제무대에 나서서 부끄럽지 않으렴 이안같은 감독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로 같은 소재를 두번 찍을 수도 없는 노릇인데 전혀서사구조에 창의력을 발휘하지 못한 장예모 감독 너무 일본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모습에 그리고 사람을 사람으로 표현하지 못한 그의 연출력에 의구심을 버릴수가 없네요. 이안은 대만출신 감독으로 한국과 같이 일본식민지 경험이 있는 대만의 역사적배경을 가지고 있어서 그 나름대로 좋은 의미를 가질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명성황후가 지금 대만에서는 너무도 큰 인기를 얻고 있고 대만사람들 모두 이 사극을 계기로 한국의 역사와 일본의 만행에 대해 이해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명성황후의 영화화는 반드시 철저한 준비와 토론을 거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이것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한국과 일본을 다시 볼 수 있기때문입니다. 한일간의 역사적 괴리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너무나 중요한 역사적 소재를 낭비하기에는 너무도 중요한 역사자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서사구조의 창의력 부족과 인간의 가장 소중한 감정의 표현에서 너무도 멀어진 영웅은 겉만 화려한 색채로 가득한 그림일 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장만옥과 양조위를 상당히 좋아하는 펜으로서 그들의 깊이를 끌어내지 못한 감독의 연출력의 한계를 아쉽게 여기지 않을 수 없네요.

그리고 진시황에대한 그리고 천하통일에 대한 찬미는 대만과의 통일을 준비하는 현 중공당국의 선전품을 보는 것 같아 상당히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이연걸에게 쏟아진 마지막 화살들은 중국한자성어에서 쓰이는 만전천심(萬箭穿心)이라고 하는데 마치 대만을 겨냥하고 있는 미사일탄두들을 연상시키더군요.

마지막으로 진시황에게 보여준 검이라는 전서체의 한자는 춘추시대에 사용되던 한자의 글자체이지만 벽에 걸린 글자는 마치 인쇄라도 한 듯 아무런 깊이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만약 진실로 검의 도를 느낄 수 있도록 감독의 의도가 있었다면 훌륭한 서예가의 글씨를 부탁하여 사용할 수도 있었을텐데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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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호장룡(2000,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 臥虎裝龍)

공식홈페이지 : http://www.crouchingtig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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