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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식이 동생 광태? 광식이 동생 광태
lkm8203 2006-10-23 오후 6:54:01 1247   [8]
 

광식이 동생 광태?

광식이 광태.. 한 동네에 꼭 한 명씩은 있던 광식이와 광태..

이름이 주는 친근함처럼 광식이 동생 광태라는 영화는 친근하고 친절한 영화이다.

평범하고 촌스러운 듯 하지만 특별하고 세련된 영화이다.

영화를 만들 때 별다른 기교없이도 특수효과를 갖다붙이지 않아도 충분히 잘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영화랄까..

시종일관 낄낄대며 본 영화다.. 그러면서 가슴 한 구석이 묵직해져 왔다.

그들이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내게 꽂혀 왔다.

 

광식이..

어디에나 있을 법한 남자..

학교 다니면서 이런 선배 꼭 하나씩 있었다.

소심하고 조용한 그렇지만 누구나 그 선배에게 밥 한 번씩 얻어먹고 영화 한 편씩은 얻어봤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좋은 사람.. 편한 사람..

광식이는 그렇게 좋은 사람으로 남는 대신 이성으로 사랑할 기회를 박탈당했다.

그가 사랑했던 여자 윤경..

7년 전 말 한 번 못해보고 윤경을 보낼 수 밖에 없었던 광식.. 그 앞에 다시 윤경이 나타난다.

7년이란 세월을 윤경을 품고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식에게 있어 윤경은 말하지 못하는 사랑이다. 자꾸 엉뚱한 소리만 내뱉는다. 네덜란드와 히딩크는 왠 말인가..

윤경을 위해 몰래 보일러를 고쳐도 그가 수리한 것은 윤경의 마음이 아닌 보일러 뿐이었다.

사랑에는 A/S 가 없다.

그가 아끼는 동생 일웅이 윤경에게 수작을 건다.

지누션의 전화번호를 열창하며 삽질을 해대는 동안에도 7년 전에도 그러했 듯 세월이 가면을 결국 부르지 못한다.

여자란..알면서도 속아주는 존재이다.

그가 손을 내밀었다면 인연이 되었을지도 모를 윤경을 또다시 번번히 놓치고 만다.

일웅의 아버지가 원스타이시고 영리한 청년이란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늘어놓으면서 말이다.

그의 말처럼 실수도 장난질도 운명이다.

새우와 볶음밥은 따로 있을 때 아름답다고 불평하면서도 미세요 라고 쓰은 문은 꼭 밀어야 하고 당기세요 라고 쓰인 문은 꼭 당겨야만 하는 광식..

이것 저것 다 생각하다보니 일웅은 쉽게 가는 길이 광식에게는 멀기만 하다.

부모님 산소에서 낯선여자에게 소주를 빌려준다.

그의 말처럼 절대자가 남녀를 세상에 내실 때에 인연을 미리 정해놓으셨고 또 그 인연을 만났을 때에돌아서지 않도록 벨이 울리도록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만큼 그에겐 사랑이 어렵다.

 

광태..

여자를 잘 안다고 자부한다.

그래.. 광태는 여자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배꼽 밑일 뿐이고 정작 배꼽 위의 여자 마음은 알지 못한다. 커피빈에서 열두번의 도장을 찍어도 광태는 여자를 모른다.

경재를 만났다. 이쁘다.. 몸매 죽인다.

그래서 작업에 착수했다. OECD를 빌미로 아름다운 육체를 품에 안았고 사루비아를 외쳤다.

하지만 사랑한다는 말은 해본 적이 없고 추억도 없다. 육체만이 있을 뿐이다.

나는 몇 번째 사람이니..  그에겐 섹스만이 중요하다.

하늘 같은 형님에게 맨날 대들다 못해 훼방까지 놓는다.

지나친 과음으로 인해 간나이가 45세가 되었다. 술만 먹으면 정신을 놓는다.

그래서 광식에게 보내진 윤경의 초콜렛을 일웅에게 줘버렸다.

술만 먹으면 하는 다짐들은 잊어도 좋다. 다들 그렇게 산다. 하지만.. 실수할 게 따로 있지..

그는 가볍고 무책임하다. 쉬운 길로만 걸으려 한다.

광태가 사랑한 경재..

경재는 책을 재본한다. 다시 말하면 낡은 책을 고쳐 새 책으로 만든다.

광태도 고쳐보고 싶었다. 하지만 포기했다.

영화 "길"을 함께 보면서..

잠바노가 결국 젤소미나에게 구원받지 못했 듯.. 그녀도 광태를 버린다.

광태.. 그녀가 다른 남자랑 자는 것도 싫고 미친 듯이 보고 싶다.

하지만 쿠폰에는 더 이상 도장 찍을 자리가 없다.

경재가 보면서 울었던 길을 이번엔 그가 보면서 운다.

자신이 버림받았음을.. 경재가 자신을 포기했음을 깨달았다.

세상이 꺼지는 것 같다.

 

 

광식이 동생 광태..

일웅이 윤경이랑 결혼을 한다.

상심한 광식은 평화를 유지하게 위해 잠적을 한다.

그리고 윤경의 결혼식 날...

식장에 나타난 광식은 그녀의 손을 잡고 도망치는 대신 끝끝내 부르지 못했던 세월이 가면을 열창한다.

광식은 그제서야 깨닫는다.

윤경을 사랑했다. 하지만 단 한번도 윤경과 이루어질 거란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그가 사랑했던 것은 윤경이었는지 아니면 윤경을 사랑했던 그 마음이었던 건지.. 그겆조차도 모호하다..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 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람이 있었음을 잊지말고 기억해줘요..

 

누구나 다 그러한 경험은 있다.

사랑인지도 모르면서 사랑을 했던 경험..

그리고 아파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아픔도 감정도 퇴색된다.

다만 누군가를 사랑했었지..라는 추억만이 남을 뿐이다.

광식은 결심한다. 이제는 바보짓하지 않겠노라..

그는 이제 자유로워진 것이다.

세월이 가면 그도 사랑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 크리스마스 윤경과 함께 갔던 칵테일바를 다시  찾았다.

작년엔 어설픈 더블이었고 올해는 화려한 솔로다..

그 여자다..  소주를 빌려간 그녀..

그런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돌아서려는데 절대자께서 가지말라고 잡아세우신다.

그녀가 우산을 씌워준다.

이번엔 잘 해야겠다.

 

광태의 핸드폰이 울린다.

술먹고 저장해둔 메모에 대한 알람이다.

광태는 경재의 마라톤을 잊지 않을거란 다짐을 했다. 하지만 그 역시 술김이었고 까맣게 있고 있다가 알람을 보고서야 기억해낸다.

광태는 경재를 향해 달려간다.

경재가 달렸던 그 길을 달려간다.

미세요 라고 쓰인 문은 밀어야 하고 당기세요 라고 쓰인 문은 당겨야 한다.

사랑은 쉬운 길로 다녀선 안 된다.

때로 힘겨워야 하며 배꼽 밑의 마음보다 배꼽 위의 마음이 먼저 동해야 한다.

마라톤을 완주했다. 정정당당하게.. 그런데 경재는 없다.

경재가 보고싶다.

절대자는 광태를 버리지 않았다.

그녀가 나타났다. 그 길위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

이번엔 잘 해야겠다.

 

광식이 동생 광태..

형제들은 사랑이 어렵다.

어렵다고 노래하던 광식은 그 사랑에서 벗어나니 사랑이 보이기 시작했고..

사랑 그런 거 없다고 코웃음 치던 광태는 사랑의 굴레에 빠졌다.

경재의 말처럼 사랑은 움직인다.  사랑이 아니기 때문에 사랑은 움직인다.

그렇다면 진짜 사랑은 어디에 있는가?

7년이란 시간을 윤경을 사랑했노라던 광식은 그 마음이 사랑이었는지조차 모르겠고 수많은 여자를 만나 만리장성을 쌓았던 광태는 그 모든 인연이 사랑이 아니었다한다.

진짜 사랑이라면 머릿속에서 종이 울렸으면 좋겠다.

헤메지 않게..울지 않게..

영화는 말한다.

사랑에 빠지면 제대로 하라고 말한다.

배꼽위의 마음이 동했다면 믿음을 가지고 진실된 마음으로 다가서라고 한다.

밀어야 할 문은 밀고 당겨야 할 문은 닫고... 쉬운 길로 가지말고 술먹고 한 맹세라도 지키라 말한다.  그리고 잡을 때는 잡아야 한다. 

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말하고 진실되게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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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식이 동생 광태(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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