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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써클이라는 영화 ㅎㅎ 폭력써클
bc3416 2006-10-23 오후 9:27:26 1013   [6]

상호에게는 친구들이 있다.

중학교 때 죽마고우처럼 지내던 친구들이 있었고 축구하다가 오프사이트 문제로 시시비비를 가리다 맞짱 뜨고 나서 오히려 친해진 친구들도 있다.

이들 상호를 포함한 여섯명의 친구들은 축구를 계기고 팀을 하나 만드는데 이름하여 타이거...

그러나 타이거를 침 좀 뱉고, 껌 좀 씹는(?) 아이들 정도의 모임으로 생각한 사람들...

특히 상대 서클 TNT의 도전장에 난감해한다.

그러나 불의를 보면 꾸욱~ 참는(?) 다른 녀석들과는 달리 수희를 위해서, 그리고 다른 친구들을 위해서 이들은 싸움까지도 뛰어드는 상황이다.

상호, 재구, 창배, 경철, 상식, 홍규...

이 피 끓는 청춘들을 굽어 살피소서...

음식점에 가보면 특정음식을 잘한다는 간판을 걸어놓고 장사를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가령 '김밥 전문점'이라면 김밥을 주로 파는 것인데 김밥만 팔아가지고는 살아남기 힘들다.

장사가 안되면 또다른 잘만드는 음식을 개발해야 한다.

다음날 종이로 전문 매뉴가 하나 더 추가 된다.

'토스트 전문'...

박기형 감독은 바로 위와 같은 경우이다.

'여고괴담'(1편), '아카시아' 등으로 공포, 미스테리물을 만들었던 감독이 갑자기 젊은 고등학생 청춘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호러' 전문 감독이 갑자기 "'액션'도 전문"이라는 매뉴를 하나 더 추가로 개발한 것이다.

얼마전 내가 앞으로 영화 리뷰를 쓰게될 영화 포탈사이트 대표분에게 연락이 왔다.

"저... '폭력써클' 리뷰 가능한가요?"

"음... 조폭영화인데다가 그런 영화는 웬지 끌리지 않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박기형 감독이라는 것과 부산영화제 상영작이라는 것 때문에..."

나는 결국 NO! 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나는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전화로 물어봤다.

"야... '폭력써클' (시사회)반응 어때?"

"음... 난 그 영화 안봤는데 사람들이 괜찮다고 하던데..."

그 친구가 괜찮다면 괜찮은거다.

결국 이 영화를 보고 지금 나는 이 리뷰를 쓰고 있다.

영화의 내용을 보고 요약한다면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말죽거리 잔혹사' 사이에서 갈등하는 폭력 르와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는 것이다.

두 영화 모두 학창시절 혈기 왕성한 아이들의 패싸움과 폭력에 얼룩진 세상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그런데 무슨 차이일까?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양아치 동생과 형사인 형이 나온다.

동생은 조직의 세계에 몸을 담고 결국 눈덮인 맨땅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말죽거리 잔혹사'는 수많은 친구들이 함께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혼자 외로운 싸움을 하게 되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타락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에 비해 '폭력써클' 처음부터 끝까지 친구들이 함께한다.

물론 그 최후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정어린 친구들의 모습이라면 곽경택 감독의 '친구'라던가 이번에 같이 개봉된 장진 감독의 '거룩한 계보'도 들 수 있겠고,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 이어 폭력의 미학을 보여준 류승완 감독의 감독 & 주연작인 '짝패'도 생각날 것이다.

그런데 이들 영화에는 조폭이라는 코드가 빠짐없이 등장한다.

싸우기 위해서는 조직이 있어야 하고 갈등이 있기에 서로간의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폭력써클' 역시 조직간(?) 전쟁이 필요한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앞의 '죽거나...'와 '말죽거리...'처럼 홀로 싸우지 않으며 '친구'나 '거룩한 계보'처럼 조폭에 의존하는 작품도 아니다.

다만 이들은 조폭이 되지 않았을 뿐이지 학교에서 축구모임 하나 만들었을 뿐이고 그 모임이 결국은 그들을 파국으로 몰고가는 결과를 보여주었다.(의도되지 않은 결과로 발전한 것이다.)

이 영화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앞에서 이야기했던 조폭영화들과는 같다고 이야기하기에는 좀 억지스럽지 않은가 하는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영화를 보면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흡사한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

당구장에서의 격투씬이라던가(물론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비롯한 청춘물에는 끊임없이 당구장이 나온다. 조폭영화에도 단란주점 만큼이나 자주 등장하는 장소이기도 하고...) 격투장면에서 흑백화면을 자주 이용하는 장면에서는 류승완 감독의 이 작품과 흡사한 생각이 들었다.

(설마 류승완 감독에게 배웠을리는 없을테고... 참고만 했겠지?)

젊은 청춘들을 폭력이라는 키워드로 단정짓는다는 것은 무리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영화는 젊음과 폭력을 연결시키려는 성향이 많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어떨까?

사실 나는 이 영화도 그렇게 썩 맘에 들지는 않다.

우정을 위해 피비릿내나는 전쟁을 해야하는 것이 진정한 우정이며 의리인가라는 의문말이다.

하지만 어느정도는 이 영화는 폭력의 동기를 이야기하고 진행이 되는지라 그렇게 졸작이라고 보기도 그렇다.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된 1990년대...

1991년 노태우 정권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이 때 걸프전(1991)이 일어났으며 동네에서는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1992)라던가 신해철의 '안녕'(1990)이 유행하게 된다.

'범죄와의 전쟁'과 '양아치들의 전쟁' 어찌보면 모순덩어리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 이것을 통해 박기형 감독은 아무리 폭력을 (법적으로) 막는다 하더라도 폭력은 시대상에 관계없이 그대로 악습처럼 이어지게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자... 여기서 잠시...

또 이맘때 되면 시대적 배경을 언급하면서 찾는 옥의 티가 나오는데(나는 이런 재미로 영화를 보기도 한다 ^^;) 주인공 여섯명은 고 1로 이들의 활동상황은 이 시기로 멈춰있다. 나이트에서 흘러나오는 김완선 노래와 워크맨에서 들려오는 신해철의 노래는 2년이라는 차이가 난다. 그러고 보면 이 작품은 1991년이나 1992년으로 시대적 배경을 정해야 한다. 유행가는 말 그대로 유행가이기 때문에 1년만 지나도 워크맨에 듣는 음악은 분명 달라진다. 그나마 걸프전이라는 소재가 더 첨부된 상황이라 더이상 시대적 옥의 티는 보이지 않지만 주인공의 모습들이나 상황을 생각한다면 시대적 배경을 시나리오에 잘 집어넣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간판에 대한 고증이나 추억의 오락실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에 대한 고증은 매우 치밀했다고 말하고 싶다.)

액션만큼이나 인상적인 것은 케스팅과 음악이었다.

'여고괴담'에서 여학교의 귀신괴담 이야기가 주종이었다면 '폭력써클'은 남학교의 우정과 그 우정을 빌미로 한 폭력을 이야기하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배우들도 신선한 배우들이 많았는데 내가 아는 배우라면 고작해야 정경호와 장희진, 김혜성 정도이다. 그나마 이들 역시 드라마나 CF에 몇 번 나온게 전부이다.

이런 싱싱한 배우들이 미래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박기형 감독은 앞날을 내다보는 재주는 뛰어났다. '여고괴담'에서 김규리, 최강희, 박진희, 윤지혜 같은 진주들을 발견한 것을 보면 말이다...)

음악 역시 다양한 음악이 사용되어 팝을 비롯하여 클레식, 가요등의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사용되었다.

축구장면과 엔딩에 사용된 'Just A Gigolo'는 이런 어두운 영화에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희망없고 미래없는 젊은이들에게 잠시나마 위안을 주는 장면에서 흘러나온 점에서 인상깊은 장면이자 음악이라고 생각된다.

'여고괴담'은 외로움이 공포가 되고 그것이 귀신을 부르는 결과를 갖아왔다.

하지만 귀신보다 무서운 것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폭력써클'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우정과 의리를 나눌정도로 좋은 모습이지만 폭력으로 물든 이 세상에서 경계해야할 대상 역시 사람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어쩌면 나 자신이지 않을까?

그것은 영화속 이라크 전쟁이라던가 불량 써클의 피 튀기는 싸움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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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써클(2006, Gangster High)
제작사 : (주)태원엔터테인먼트, (주)다다픽쳐스 / 배급사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gangster-hig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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