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을 위한 현대생활백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영화이다.
제목이 담고 있는 의미를 곰곰히 되짚어 생각해 본다면 영화의
의도를 짐작해 볼만하다. 누구나 인생의 살아가는 목적이 있고
그리고 꿈을 위한 목표와 노력이 있다. 하지만 인생에 살아갈
목적이 없어져 버린 무료한 일상과 사람들의 거리에서 살아가는
의미는 무엇이 있을까? 미키 사토시 감독이 제시하는 답변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답변을 제시하고 있다. 거북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 외에는 특별히 할 일이 없는 전업주부인
스즈메(우에노 쥬리)와 항상 생활의 다변도를 추구하는 늘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은채 생활의 자극을 추구하는 캐릭터이자
친구인 쿠자쿠(아오이 유우)의 모습에서 볼수 있는 극과극의
생활태도를 보자. 공작이라는 말의 의미를 지닌 아오이 유우는
화려하면서도 항상 지루하지 않은 다양한 삶의 패턴을 지니고
있지만 어디서나 눈에 띄지 않는 참새라는 의미를 가진 스즈메의
생활은 지루함 그 자체에 불과하다. 전근가있는 남편이 신경써
주는 것은 오직 집안에서 기르는 거북이에 불구하고 삶에 의미를
부여할 만한 일이 없다. 영화의 전개상 보게 되는 이발사 아저씨나
수도원에서 나온 사람, 공안부 요원들을 비롯한 스즈메가 생활의
변화를 주고 색다른 방향으로 자신의 삶을 바꾸어 가는 스파이 집단
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우리는 현대생활의 자화상을
본다. 너무 뛰어나거나 너무 못하지도 않은 어중간한 맛을 만들어
내는 라면가게 주인의 모습에서 느끼는 삶의 향기와 '어느 나라'
의 스파이집단인 사람들이 보여주는 어중간한 삶으로 눈에 띄지 않게
사려는 삶의 모습 자체가 현대사회의 지루함 그리고 변화없는 일상
에 익숙한 현대사람들의 자화상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최고의 맛을 낼수 있는 라면가게 아저씨의 모습에서 볼수 있는
것은 변화란 누군가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이 만들어
간다는 것을 생각해 볼수 있다. 친구를 구하기 위해 당차게
한발앞으로 나서는 영화의 엔딩부분에서의 스즈메는 너무나
행복해 보인다. 엉뚱하기도 하지만 그런 일상속에서 변화를 찾아내
살아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과 함께 자신도 스파이 생활을 통해
삶에서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 스즈메는 지금의
전업주부의 모습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평범한 듯 하지만 모두가 스파이가 될수 있는 특별한 변화의 모습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그것을 스즈메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공작처럼
변하는 모습을 묘사하기 위해 쿠자쿠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는 스즈메의
모습을 엔딩으로 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상상력의 산물로만
치부하기에는 변화없는 삶에 빠진 이들에게 인생과 삶, 그리고 죽음이란
것에 관한 생각을 한번 되짚어 볼수 있는 좋은 자극제가 될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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