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바인 고등학교,
1999년 일어난 총기난사사건으로 인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거론되는 그 컬럼바인 고등학교.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기난사사건의 영화화는
2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 편은 마이클 무어 감독의 <볼링 포 컬럼바인>이고 다른 한 편은 바로 이 영화<엘리펀트>다.
두 영화가 모두 똑같은 사건을 소재로 했음에도
두 영화가 바라보는 시각은 완전히 상반되어 있다.
<볼링 포 컬럼바인>은 냉정하고 직설적이다. 그리고 총기소유협회 회장 저택을 방문해 인터뷰를 하는 등
목적 의식도 뚜렷하다.
소수 매니아에게 알려져 있던 마이클 무어란 이름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고,
미국 내의 대표적 진보주의자로 부상시켰던 영화가 바로 이 영화다.
반면, <엘리펀트>는 너무 일상적이다.
특별히 다를 것 없는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이성 문제로 고민하는 고등학생, 취미 생활에 열중하는 고등학생 등.
너무 평범한 일상이다.
너무도 파란 하늘. 그 아름다운 일상에 파열음이 들려온다.
화면이 어지러워지고.
쓰러져 가는 학생들. 바로 그 피해자들은 바로 얼마 전까지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지극히 평범한 학생들이었다.
사태가 끝난 뒤 화면은 너무도 파란 하늘과 너무도 하얀 구름을 비춘다..
이 영화는 <볼링 포 컬럼바인>처럼 직설적으로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비극을 바라보는 시선과 영화가 얘기하는 주장의 울림은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온다.
총기 소유로 인한 피해자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바로 당신일 수도 있고, 당신이 알고 있는 가장 평범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그 무서운 진리.
그래서일까? 총기 소유가 전혀 허용되지 않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살고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하게 느껴졌는지.
그래서 더 이 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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