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mclhs1
|
2006-11-02 오후 1:44:12 |
1247 |
[2] |
|
|
2006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켄 로치의 영화가 호명됐을 때, 참석자들은 이미 예상한 듯 열렬한 박수 갈채를 보냈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어쩌면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영화였을 수도 있다. 언제나 좌파적 시선을 견지하고 영화를 만들어 온 켄 로치 감독이기에, 또 과거 영국의 쓰라린 상처를 살짝 건드리기에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제목의 시적 서정성만큼이나 흥미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영화는 아일랜드 독립투쟁에 참가한 두 형제를 중심에 두고, 그들의 화합과 반목을 일목요연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영국의 잔혹함을 보여주고, 이후 그에 반기를 들고 일어선 독립 조직의 활동, 영국의 아일랜드 자치 허용, 좌파와 우파 간의 비극적 반목을 연대기 순으로 풀어낸다. 켄 로치의 전작들을 조금이라도 본 이들이라면 이와 같은 형식이 그의 1995년작 <랜드 앤 프리덤>과 너무도 닮아 있음을 확연히 느낄 것이다. 스페인 내전을 그려냈던 바로 그 영화 말이다. 하지만 당시 켄 로치가 영국 좌파의 시선을 스페인으로 떠나보냈다면, 이번엔 스스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갔다는 사실이다. 언제나 그렇듯 켄 로치는 자신의 영화를 통해 하나의 입장에 완전한 손을 들지 않는다. 분명 그는 사회주의적 색깔을 지닌 감독임에 틀림없지만, 그의 영화 속에는 그런 시선으로 담담히 바라본 객관성만이 존재할 뿐이기 때문이다. 물론 <레이닝 스톤>과 같은 영화에서 그는 일종의 살인을 합리화하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는 일흔을 넘긴 노장의 슬픈 시선만이 있을 뿐이다. 어쩌면 이런 역사 되돌아보기는 켄 로치가 세월을 흘려보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젊은 날의 그였다면, 조금 더 과격한 사유를 담아냈을 테니 말이다. <보리를 흔드는 바람>은 칸 수상작이라 하여 어렵게 느낄 필요 없는 무척이나 대중적인 영화다. 물론 영화를 보기 직전, 영국과 아일랜드의 관계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가는 편이 영화를 좀 더 편하게 보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켄 로치는 이제 과거를 넘어 그의 신작 를 통해 다시 한번 현대를 관통하고 있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그런 켄 로치가 현재를 바라보기 위해 짚고 넘어가야 할 아픈 역사에 대한 이야기다.
|
|
|
1
|
|
|
|
|
1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