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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방)따뜻한 영화!!! 라이방
jiieh 2001-11-02 오전 9:22:55 912   [4]
평소에 적나라한 묘사를 하는 한국영화는 좋아하지 않았다. 적나라한 묘사란 별다른 뜻은 아니고, 거친 말투나 거친 행동이나 현실이 그냥 실리는 것을 말한다. '송어'나 '섬'과 같은 영화는 정말 정말 싫어하고 대신 만화같이 아름다운 영상만을 보여주는, 8월의 크리스마스나 미술관옆동물원, 산책 같은 영화를 훨씬 좋아한다. 뭐 그냥 취향일 뿐이다.
라이방의 처음 몇 장면을 보면서 약간 불안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학락의 반달눈 웃음에 킥킥거리기 시작했고, 좌충우돌하는 그들 삼총사에게 반하기 시작했다.
라이방이 주는 웃음은, 킬러들의 수다의 그 매끈한 4명의 남자가 주는, 절제되고 거의 완벽에 가까운 정도(?)를 지키는 웃음과는 다르다. 킬러들의 수다의 웃음은 얇게 깎아내는, 아슬아슬하게 회를 뜨는, 세련미가 있지만, 라이방의 그것은....깊고....맛이 있다. 그리고 슬픔도 같이 있다.
나의 평소의 취향에 걸맞게, 나는 킬러들의 수다를 아주 좋아했다. 그러나, 라이방이 더 좋은 영화이고, 더 좋은 웃음과 따스함을 준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죽이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휴머니티보다는, 열쇠따는 아이를 데려왔다고 화를 내는 학락의 거친 말이 훨씬 아름답다.
'고양이를 부탁해'와 더불어 올해의 기억할 만한 한국영화로 꼽고 싶다.


(PS)거의 연기가 아니라 실제 상황인 듯한 그들의 대화가 놀랍다.
(PS2)거의 완벽에 가까운 (기지바지+헐렁한 남방)의 옷걸이를 구현하는 학락의 스타일이 놀랍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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