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봤습니다. 전에 봤지만 큰 화면, 그리고 좀 더 빠방한 사운드를 느껴보고 싶어서.
결론적으로 말해, 역시 이런 영화는 큰 화면과 빠방한 음향이 필요한 영화인 것 같습니다.
우선, 큰 화면으로 보는 안개가 낀, 그리고 재가 내리는 사일런트 힐...
대단히 환상적이고 매력적인 마을입니다.
그런 사일런트 힐을 몇 번씩 뛰어다니는 로즈.. 촬영장에서도 고생 많았을 듯.
이번에 극장에서 보니, 확실히 이 영화는 게임을 영화화한 작품이 맞구나 싶습니다.
학교를 찾아가기 위해 중간 중간 지도를 확인한다거나
마지막 병원 지하에 내려가 왼쪽 왼쪽 오른쪽 오른쪽하며 마치 게이머가
가장 빠른 길을 찾아 나가듯 하는 장면들도 그렇고.
교장실에서 열쇠와 후레시를 얻습니다.
그리고 그 열쇠와 후레시는 화장실에서 긴요하게 사용한 후 버려집니다.
그리고 호텔에서 안나(애나)로부터 칼을 입수한 다음
그 칼은 감춰진 호텔방을 찾기 위해 사용한 후 또 바로 버려집니다.
마치 게임에서 아이템을 획득한 후 사용하는 것처럼....
그리고 마지막 부분,
알레사가 지하에서 복수를 위해 올라올 때,
그 장엄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
전율이 느껴지더군요... 역시 사운드의 힘이란....
이 영화, 굉장히 독특하고 흥미롭게 봤지만, 흥행하고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내 느낌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다지 많은 극장에서 상영하는 것 같지는 않던데.
암튼, 좀 늦은 시간이고 해서 이거 자칫하다간 한자리 숫자의 사람들만 모여 영화보는 거 아닌가 했는데,
끝날 때보니.. 의외로 반 이상은 차 있더군요. 앞쪽에 있어서 잘 몰랐는데.
영화 끝나고 나서 엔딩 타이틀 (음악과 함께 등장 인물들이 소개되는 장면)이 나올 때
나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적더군요.
그 이유로는 갑자기 좀 밝은 듯한 락 뮤직이 흘러나와서
(개인적으로는 이런 고어틱하고 그로테스크한 영화에서는 그런 음악보다는
중세 느낌이 나는 Evanescence 의 노래가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구요.)
아니면, 끝나는 부분이 뭔가 뒤에 더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또는 어이가 없어서 등등 일 것 같구요.
그리고 관객 반응..
정확한 건 아니지만, 여기저기서 '이게 뭐야' '실망했어' 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고,
'잘 모르겠다. 인터넷 함 뒤져봐야지' 하는 얘기도 있었고.
'너무 멋있다'라며 환호를 보내는 이들도 좀 있었고.
암튼 관람 후 반응이 확연하게 갈리는 건 예상한 그대로이더군요.
마치, 무비스트 반응처럼....
사족처럼 붙이면 언뜻 들었던 가장 재밌었던 반응...
한 여자분이 '어린애가 이런 영화를 어떻게 찍었지?'라며 굉장히 걱정스러워 하더군요.
뭐 설마.. 촬영장 분위기도 영화 같지는 않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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