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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았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dmsk89 2006-11-19 오후 3:19:19 920   [5]

1.

 

 

메릴스트립은 우아했고 앤 해서웨이도 귀여웠다.

 

난무하는 옷과 힐과 백은 치열하고도 호화스러웠다.

 

이것이 바로 눈의 호강.

 

전체적 스토리 무리없는진행. 그만큼의 적당함. 20대여성의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있음.

 

20대여자가 치이는것. 생각해야하는것. 갖춰야하는것. 해내야하는것. 끔찍해하는것.

 

자신의 커리어. 자신의 현실, 꿈 기타등등 소프트하고 있을거 다있는 성장스토리.

 

그저 된장녀가 옷갈아입는 얘기야, 라는 건 단어의 오용 및 영화의 오독.

 

 

 

2.

 

여쥔공 앤디는 원래 글쓰는 기자가 되고 싶었지만

 

면접연락온 곳이 악마(미란다)의 패션오피스뿐이어서 그곳으로 gogo.

 

채용되고, 파란만장한 신입스토리를 거쳐,

 

뽀다구 나고 인정받는 55사이즈의 퍼스트 시크리터리로 거듭나지만,

 

남자친구는 떠나고 친구들은 화내고.

 

(Marc Jacobs신상 백 준다고 입이 찢어질땐 언제고.)

 

앤디는 미란다의 인간적인 면을 들여다보게 되었지만,

 

동료의 자리를 쥐었다폈다 하며 일신의 안정을 꾀한 미란다를 보고 그순간 실망을 느꼈는지

 

자신의 개목걸이(=휴대폰)를 분수에 던져넣고 글쓰는 기자로서의 취직을 준비하러 가버린다.

 

패션지 편집장 비서를 때려치고 나서, 글쓰는 원래 기자로서의 꿈을 쫓으려니까

 

남자친구가 돌아오고, 악마(미란다)는 앤디가 면접보는 회사에 추천메모를 써준다.

 

이상 여기까지가 무리 없는 진행의 모든것.

 

 

 

3.

 

 

하지만!! 개운하지 못한 부분이 여러가지 있어 여기 몇가지 걸고 넘어지고 가려고 한다.

 

첫번째.

 

일단 앤디가 패션지의 기자로서 취직을 했고, 그 일을 위해 모든것을 바쳐 일하는것이

 

어째서 친구들과 남자친구에게 그렇게 욕먹어야 했던 건지 모르겠다.

 

앤디가 처음에 런웨이의 여자들을 조롱했든 깔아 뭉갰든 간에,

 

일단 그 직장에 취직한 이상, 그 직장의 월급을 받는 몸으로서는

 

그 직장에 fit 한 인간이 되려 노력했다는것은 중요하고도 아주 잘 한 짓이란 말이다.

 

너답지 않다, 내가 아는 누가 아니다, 옷이나 화장에 신경쓴다..

 

옷과 화장에 신경쓰는 직업에 몸을 담고 있으면, 옷과 화장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게 그렇게 불만스러우면 다른 직장으로 가서 안 그러고 살면 된다.

 

하지만 그 직장을 다니면서 프로페셔널의 필요충분을 채우고 아등바등 살아가는 사람에게

 

그 사람의 생계 자체를 부정하는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해대는 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는 꾸미고 다니는 것을 골빈 것들이 하는 짓이라고 해버릴 수도 있다.

 

자기 일이나 커리어를 등한시하며 꾸미는것에 목숨 걸었다면 분명히 골빈인간이다.

 

그러나 패션지에 어떻게든 자리를 지켜내야하는 사람으로서는 그것이 바로 일 그 자체인 것이다.

 

거기서의 업무 능력은, 거기서의 가치 창출은, 패션 센스에서 나오는 것이고

 

센스를 갈고닦는것이 패션의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그 힘, 그 자체가 된다.

 

앤디는 자기 스타일이 아니었던 그 직장에 발붙이기 위해 엄청나게 들고뛰고기고날아서

 

겨우 인정을 받을 만큼 노력을 실현시켰고, 그런 힘든 일을 계속 버텨낸 훌륭한 신입이었다.

 

그런 연인을 이해해주기는커녕 일에 치여서 하루하루 전쟁을 겪고 온 연인에게

 

늘상 볼이 부어 터져 있는 남자친구는 이해할 수 없었다.-_-

 

 

 

두번째.

 

이것이 그저 소프트한 영화로밖에 남을 수 없는 건 엔딩의 몫이 5할.

 

미란다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아랫사람인 나이젤이 내정되어 있었던 자리를

 

자기 라이벌에게 줘버리고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앤디는 나이젤에게 그렇게 한 미란다와, 그렇게 교묘한 내란을 거쳐가는 것들에 환멸을 느꼈는지

 

(게다가 때마침 미란다는 "누구나 이렇게 살고 싶어해. 우리처럼"이라고 말하며

 

"누구나 이렇게" 가 화려한 드레스와 명품이 다인양 하는 뉘앙스를 부각시킨다.)

 

자신을 부르는 미란다를 뒤로하고 그길로 원래 하려던 일을 찾아 떠나게 된다.

 

하지만.

 

나이젤은 짤린 게 아니야, 앤디. 누군가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어려운 사람을

 

오로지 자기 일신을 위해 쟌인하게 내쳐버렸다던가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미란다는 자신이 짤릴 위기에서 여러가지를 적절히 이용했을 뿐이다.

 

앤디는 그럼 미란다가 두 쌍둥이를 부양해야 하는 이혼녀의 입장에서,

 

오로지 자기 밑의 나이젤을 좀더 좋은 자리로 보내주기 위해 직장을 잃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정당방위였다.

 

 

앤디가 글을 쓰는 언론사에 들어갔다고 해서 그런 일이 없을까?

 

어디나 인간이 사는 곳인 이상, 사회엔 그런 일들이 어디서 어떻게든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럼 앤디는 그때도 "아, 이 회사는 순수하지 않아" 라면서 또 핸드폰을 분수에 처박으려고 할까?

 

영화가 확실히 하지 못해서 어리버리한 느낌을 주는 것은 바로 그 부분이었다.

 

자신의 꿈 때문에 패션지를 quit 한건지, 아니면 상사가 동료의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내주어서

 

열받아서 quit 한건지, 그 부분이 모호해서, 이 여자가 그냥 홧김에 질렀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패션지가 모든 악의 근원이었다는 듯이 패션지를 그만두고 남자친구가 옳았다는

 

말을 하자 (뭐가 옳았다는 건지 모르겠다. 남자친구는 "너의 꿈을 찾아서 가는 너를 보고싶어.

 

옷에 환장해서 상사 비위나 맞추는 너는 구역질나."라고 말한것도 아니고, 생일날 못챙겨줘서

 

부어터진 얼굴 보여주고, 직장의 옷을 보고 "옛날 옷이 낫다" 라고 불만을 가졌던 것 밖에

 

없었다. 글의 ㄱ자 꿈의 ㄲ 자도 얘기 안했다.) 거짓말처럼 남자친구가 돌아오고

 

그런 식으로 해피엔딩을 어영부영 맺는다.

 

 

 

4.

 

 

설명이 잘 되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많이 느낀다.

 

확실한것이 맞아떨어지지 않는 엔딩은 그저 구색을 맞추기 위해 끌었다는 느낌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확실히 악마같은 상사의 뽀다구 나는 스타일리쉬함과,그 위치에 있는 인간에 대한 묘사,

 

억지스러운 그녀를 위해 일하며 그녀가 요구하는 것 그 이상으로 거듭나 그녀를 만족시키는

 

프로페셔널한 앤디의 모습,

 

그럼에도 악마의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하는 앤디의 모습...그리고 끝에 (중간설명이 어떻게

 

됐든간에) 다시 자기 꿈을 찾아서 길을 가는 모습들,  모두 볼만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만큼의 프로페셔널함을 보여준 앤디라면 거기서 볼장을 다 보겠다고

 

덤벼드는 편이 훨~씬 재밌었을 것 같다.

 

너~~무 바른생활 교과서 같은 끝을 보여준 것, 그리고 prada라고는 미란다의 초반 씬에서

 

무기처럼 던져대는 가방에 슬쩍 찍혀 있던 로고가 다여서 부족했다는 것만 빼면

 

지미추와 쉬폰드레스와 잘빠진 럭셔리 수트들의 필름쇼는 아주아주 만족스러웠다.

 

다음에는 이런 패션을 소재로 좀더 심각하고도 심도있는 이야기가 나와도

 

대중에게 어필할 것 같다는 생각. (다이어트로 죽어나가는 모델들이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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