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들어진 게임 한판을 하고 나온 기분이랄까? 영화의 엔딩을 감상하며 느껴진 기분이었다. 하지만 부족한 2%는 뭘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헐리우드식 공포와 서스펜스에 길들여진 나의 경향 때문이라는 것을 느꼈다.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나 역시 몇 번 경험해 본 적이 있다. 재미는 없었지만 계속 손이 가는 게임이었다. 연출을 맡은 크리스토퍼 겐스는 프랑스 감독 출신이다. 그의 연출작을 보면 크라잉 프리맨과 늑대의 후예들이 있는데, 안개낀 마을과 음산한 분위기가 싸일런트 힐과 유사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의 분위기에서도 스케일이나 효과가 큰 헐리우드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음산함과 정막감으로 압도하는 느낌이 들었다.
안개 속 마을에 싸일렌이 울리면 어둠과 함께 저주의 악마가 나타난다. 왜? 왜 나타날까? 그것이 이 영화의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승과 저승의 중간세계를 떠도는 영혼들의 저주와 복수에 아이를 찾아 그 속에 뛰어든 한 엄마의 이야기였다.
고전적 스토리에 현대적 미스터리 감각을 살린 디아더스나 식스센스의 영화가 떠올려진다. 공포라는 분위기 때문에 모성애라는 그 힘으로 지켜낸 한 엄마의 헌신적인 이야기가 조금은 무색해지는 것이 아쉬웠다.
끝으로 이 영화의 결론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내 생각엔 엄마인 로즈와 딸 샤론 그리고 여자 경찰은 죽었다기 보다는 이승과 저승과는 다른 또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것 같다. 거기서 여경은 죽었고, 엄마와 딸은 살아나지만 끝내 그 세계를 벗어나진 못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건 그냥 내 생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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