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적인 죽음으로 몰아가는 일본 게임의 일개 산맥으로 자리잡아도
좋을 착신아리 시리즈의 마지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제작된 영화라고
보여지지만 공포영화로서 대단히 결정적인 우를 범하고 있는 영화다.
일본에서 제작되는 공포영화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적인 죽음을
선사하는 특이성있는 공포영화가 많다. <링> 을 비롯한 <주온> 시리즈가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영화 <링> 은 비디오라는 매체를 통해 <주온>은
집이라는 장소를 통해 그리고 현대생활에서 빼놓을수 없는 휴대폰을
소재로 한 <착신아리> 시리즈또한 그런 무차별적인 죽음의 전조를
바이러스처럼 여기저기 퍼트린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영화 <링>의
복사판인듯 보여지는 죽음의 해방방법조차 공포에 대한 대책을 무효화
시키는 유일한 수단은 다른 이를 죽음으로 몰고가는 방법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닮은 꼴 영화의 한계점을 생각하게 한다. 비슷한 류의
공포영화와 틀린 점이 한가지 있다면 죽는 패턴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일단 그 부분은 빼놓더라도 본 영화에서 강조하는 것은 <이지메> 에
대한 심각성을 고발하고 있다. 일명 우리말로 '왕따' 라는 괴롭히기
문화의 희생양인 에미리(쿠로키 메이사) 를 도우려다 이지메로 몰리는
아스카(호리키타 마키)의 이야기를 닭이라는 동물로 비유함으로써
집단생활의 이지메를 고발하고 있다. 인간의 재미에 의한 이지메로
결국 죽음의 심판이 내려지는 듯한 권선징악적인 요소로 한명씩
죽음의 예고전화로 죽어가는 학생들과 공황상태에서의 이기심,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친구도 죽일수 있다는 설정으로 공포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자 한 것은 좋았으나 핵심없는 공포와 패턴의
반복으로 인한 지루함을 공포라고 느끼게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말을 못하는 안진우(장근석)역은 수화만으로
영화를 이끌어 나가기 때문에 오히려 공포보다는 답답하고 공포의
분위기를 느낄 분위기 몰입에 실패적인 요소를 던져준다. 단순하게
메일수신 과부하로 착신아리의 저주를 마무리할수 있었다면 전편들은
전부 바보같은 시나리오로 영화를 이끌어 갔다는 설명밖에 되지
않는 내용전개는 오히려 긴박감있는 스릴러적 요소를 품고 있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 하고 자신의 고통을 누군가에 대한 원망으로
죽음으로 몰아 넣으면서 선을 빙자한 악을 행하는 그런 부분들을
세심하게 다루려 한듯 보이지만 귀신에 대한 매개체와 단순하고
편온한 결말까지의 시간은 영화의 장르조차 분간이 안될 애매모호한
여운만을 남긴채 막을 내린다. 전편까지의 이미지를 무참히 깨버리는
공포영화로서는 실패작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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